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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OTT] 중국에서도 뜨거운 '오징어 게임'…넷플릭스에게 더 아쉬운 '신대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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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OTT] 중국에서도 뜨거운 '오징어 게임'…넷플릭스에게 더 아쉬운 '신대륙'

VPN 우회, 불법 다운로드 등으로 중국 내 화제…콘텐츠 수요 크지만 공급할 수 없는 상황

오징어 게임. 사진=넷플릭스이미지 확대보기
오징어 게임. 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의 글로벌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 중 처음으로 글로벌 순위 2위에 본토인 미국을 포함한 세계 22개 나라에서 1위를 기록했다. 한국 드라마가 넷플릭스 본토인 미국에서 1위를 기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또 미국 영화평점 사이트인 로튼토마토에서는 평론가 점수 100%에 관객 점수 89%를 기록하며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IMDB에서도 평점 8.3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오징어 게임'에 대한 심상치 않은 반응이 나온 곳이 있다. 바로 중국이다. 중국의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오징어 게임'과 관련된 게시글이 5억7000만 뷰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문제는 중국에서는 넷플릭스가 서비스되지 않아 '오징어 게임'을 정상적인 경로로는 볼 수 없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세계에서 넷플릭스가 서비스되지 않는 나라는 중국과 북한, 시리아 등 단 세 나라뿐이다. 이 가운데 중국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넷플릭스에 콘텐츠를 공급하지만 서비스는 하지 않는 나라다.

현재 넷플릭스에는 '적벽대전' 시리즈와 '동물세계', '척살소설가',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 '오퍼레이션 메콩', '삼국지', '사조영웅전' 등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를 서비스하고 있다. 또 '절대쌍교', '겨우, 서른', '시신령: 음양사', '신신방: 나타중생', '슈퍼 미' 등 오리지널 영화와 드라마도 활발하게 제작되고 있다.

이처럼 콘텐츠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정작 중국인들은 넷플릭스를 콘텐츠를 시청하기 위해 VPN으로 우회하거나 불법 다운로드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중국 내에서 넷플릭스를 이용하려는 수요가 많아지면서 넷플릭스의 중국 시장에 대한 아쉬움은 더 커지고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 넷플릭스가 중국에 서비스할 가능성은 '0(제로)'에 가깝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여파로 중국은 넷플릭스 등 미국 OTT에 서비스를 개방하는 대신 자국 내 OTT를 육성하고 있다. 중국 최대 OTT 서비스인 아이치이 등은 지난해부터 한국 드라마의 해외 판권을 쓸어 담고 있지만, 이는 동남아 시장을 겨냥한 전략이다. 한류문화를 견제하는 '한한령'이 여전히 거센 만큼 중국 내에서 한국 콘텐츠가 성공을 거두기는 어렵다.
이 가운데 '오징어 게임'의 중국 내 화제는 넷플릭스와 한국 콘텐츠 시장에 아쉬움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특히 '오징어 게임'뿐 아니라 앞서 공개된 'D.P' 역시 중국 내에서 큰 화제를 모은 만큼 중국 내 넷플릭스 진출은 가입자 증가의 보증수표와 같다.

디즈니플러스와 HBO맥스 등 미국 내에서도 OTT 경쟁이 거센 가운데 아시아 시장을 가장 먼저 포섭한 넷플릭스는 한국 콘텐츠를 앞세워 중국을 노릴 수 있는 가장 유리한 위치에 서있다.

그러나 이는 '그림의 떡'과 같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개선의 여지가 없는 만큼 넷플릭스는 사실상 동남아에서 아이치이와 경쟁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넷플릭스는 올해 상반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만 240만 구독 가구를 확보하며 2800만 가구를 넘어섰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성장세가 정체된 가운데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구독 가구수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이 가운데 아시아 최대 시장인 중국의 애매한 위치가 넷플릭스의 성장세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영화계 관계자는 "중국이 자체 콘텐츠와 OTT 서비스로 경쟁을 키우려고 하고 있지만 문화콘텐츠에 대한 검열이 날로 거세져 시청자의 기호를 충족하긴 어려울 수 있다"며 "중국에서는 정식 검열을 통과하는 게 거의 불가능할 '오징어 게임'과 'D.P'가 인기인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