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서너집 건너 커피점 '카페천국' 한국 커피시장의 현재와 미래를 본다

공유
2

서너집 건너 커피점 '카페천국' 한국 커피시장의 현재와 미래를 본다

[현장 르포] 올해 20주년 글로벌 커피 전시회 '서울카페쇼 2021'
13일까지 서울 코엑스서 열려…30개국 625개 업체 3000개 이상 브랜드 참가
스페셜티커피협회 "e커머스로 판매 급증, 카페보다 홈카페족 더 많아질 것"
유통업체 "생두 1㎏ 5천원→7천원 올라"…생분해봉투·그린빨대 친환경 뚜렷

10일 개막한 '서울카페쇼 2021'의 행사장인 코엑스 전시홀 3층 커피 브랜드 홍보부스에 관람객들이 북적이고 있다. 사진=손민지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10일 개막한 '서울카페쇼 2021'의 행사장인 코엑스 전시홀 3층 커피 브랜드 홍보부스에 관람객들이 북적이고 있다. 사진=손민지 기자
“확실한 것은 소비자는 여전히 커피를 원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스페셜티커피협회(SCA) 야니스 아포스톨로풀로스 CEO는 최근 세계 커피시장 동향을 이 한 마디로 요약했다.
1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COEX) 컨퍼런스룸에서 열린 '서울카페쇼 2021' 월드 커피 리더스포럼의 기조연설자로 나선 아포스톨로풀로스 CEO는 “세계 원두 수급 불균형으로 지난해부터 커피 가격이 오르고 있지만 운송 등 차질에 따른 공급이 어려울 뿐 소비자들 수요는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공개된 SCA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커피 시장(매출) 규모는 2조 3449억 원이며, 이 가운데 원두커피(fresh coffee) 시장이 9771억 원(원두 매출 1230억 원 포함), 인스턴트 커피 시장이 1조 3678억 원(믹스커피 1조 892억 원) 차지했다.

카페 문화의 확산으로 원두커피 시장이 급성장했지만, 전체 시장에서 약 42%를 차지하며,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인스턴트 커피(약 58%)보다 열세였다.

반면에 전세계 지난해 커피 시장 규모는 전체 921억 6600만 달러(약 109조 원) 가운데 원두커피가 586억 5240만 달러(약 70조 원)으로 전체의 64%를 점유하며, 인스턴트 커피(39조 원, 36%)보다 앞섰다.

아포스톨로풀로스 CEO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커피 판매가 e커머스 채널을 통해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는 사실을 지적하며, 카페 중심의 커피 소비문화에 큰 변화가 올 수 있음을 예측했다.

그는 "e커머스 채널을 통한 커피 판매량이 매년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세계뿐 아니라 한국의 커피 유통채널에도 큰 변화가 도래했음을 알려준다"면서 "멀지 않은 미래에 카페보다 가정에서 커피를 즐기려는 소비자들이 더 많아질 것"이라며 커피소비시장의 변화를 예고했다.
10~1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서울카페쇼 2021'에 참가한 커피 전문업체의 관계자들이 다양한 커피원두를 홍보하고 있다. 사진=손민지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10~1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서울카페쇼 2021'에 참가한 커피 전문업체의 관계자들이 다양한 커피원두를 홍보하고 있다. 사진=손민지 기자

서울카페쇼는 2002년 아시아 최초의 커피전시회로 시작해 2013년경 글로벌 브랜드 전시로 도약하고 올해 개최 20주년을 맞은 글로벌 커피 전시회다. 브랜드 문구 ‘A Cup of the world’는 커피를 매개로 전 세계의 사람과 사람, 비즈니스, 문화가 연결돼 모두가 하나 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월드 커피 리더스 포럼 외에도 올해 서울카페쇼는 참가업체들의 신제품을 선보이는 행사를 비롯해 ’랜선투어’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공간은 총 4구역(A~D)으로 나뉘었으며 아이스크림, 베이커리, 차, 초콜릿 등을 비롯해 테이블웨어, 매장 설비, 커피머신, 그라인더 등 커피와 연관된 전 영역의 제품을 취급하는 브랜드들이 부스를 운영한다.

‘하겐다즈’처럼 대중에 비교적 잘 알려진 브랜드 외에도 ‘원두데일리’ ‘알레그리아 커피로스터스’ ‘아스트로노머스커피’ 등 신생 업체들도 다수 만나볼 수 있었다.

C구역에 입장하니 커피 향이 코끝을 간지럽혔다. 오프라인 매장 2곳을 두고 있다는 한 브랜드 관계자가 에티오피아‧콜롬비아 원두가 조합된 스페셜티 한 잔을 내밀었다. 그 덕에 들뜬 마음을 잠시 추스르고 전시장을 둘러볼 수 있었다.

다른 부스에서는 큰 솥단지같이 생긴 기계에 원두가 가득 담겨 돌아가고 있었는데, 미리 저장해둔 프로파일 중 하나를 택해 그 조합대로 원두 비율을 구현해낼 수 있다고 업체 관계자는 설명했다.

큐레이션 원두 업체 ‘원두데일리’의 직원은 ‘잘 되어 가시나’라는 원두로 만든 커피를 소개하면서 이외에도 ‘올드 독’ ‘Dark Libre’ 등 시중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원두 브랜드와 제휴를 맺고 있는 게 차별점이라고 말했다.

D 구역에서 에스프레소 머신을 전시하던 한 커피 관계자는 “보일러로 원두를 뎁히면 전기가 2㎾가 소요되므로 이를 절약하기 위해 보일러를 사용하지 않는 머신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한 생두 유통업체 관계자는 “1㎏당 5000원대 하던 생두값이 7000원대로 훌쩍 뛰었다”면서 가격표를 기자에게 보여주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서울카페쇼 2021'에 참가한 한 커피 전문업체가 전시하고 있는 친환경 제품인 생분해성 커피원두 포장지의 모습. 사진=손민지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서울카페쇼 2021'에 참가한 한 커피 전문업체가 전시하고 있는 친환경 제품인 생분해성 커피원두 포장지의 모습. 사진=손민지 기자

최근 이슈인 ‘친환경’을 제품에 녹인 생분해성 봉투, 그린빨대, 앞치마 등을 선보이는 부스들도 전시회에서 많은 영역을 차지했다. 그 중 한 곳인 ‘Tom`s 디자인 컴퍼니’는 “자연분해 음식물쓰레기 봉지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비닐봉투를 내밀면서 개인 카페 창업자나 ‘카카오’ 등 대형 기업과 교류를 맺고 브랜드 이름을 알리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3층 복도를 채우고 있는 로스터리 카페 공동관 '커피 앨리'는 인파로 북적였다. 갤러리 감성의 인테리어로 시선을 모은 한 부스 관계자는 "아직 오프라인 매장은 1곳이지만 직접 원두를 로스팅하고 고유의 개성을 지닌 만큼, 많은 이들에게 우리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서울카페쇼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서울카페쇼 전시장을 둘러보면서 받은 인상은 올해 행사가 자투리 공간을 최대한 활용했다는 점이었다.

코엑스 1층 B구역 앞에는 '2022년을 빛낼 혁신 제품'이라는 소개와 함께 물에 타기만 하면 10초만에 밀크티를 제조할 수 있는 제품, 첨단 모터 시스템으로 한층 일정한 맛의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는 기계 등 다양한 볼거리가 전시돼 있었다. 'ALWAYS'로 요약한 2022년 커피 산업 키워드도 살펴볼 수 있는 부스 밖 구경도 볼만했다.

서울카페서울카페쇼 관계자는 “이번 행사에는 총 30개국 625개 업체 3000여 개 브랜드가 참가했다”라면서 “코로나19로 위축된 커피 산업이 활기를 찾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