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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갈등 속 아시아 군비 경쟁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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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갈등 속 아시아 군비 경쟁 확산

미국과 중국의 군사적 긴장 속에서 아시아 지역의 군비 경쟁이 확산되고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미국과 중국의 군사적 긴장 속에서 아시아 지역의 군비 경쟁이 확산되고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 각국의 군비 경쟁이 확산되고 있다.

호주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 전력 센터’(ASPI)는 “아시아 지역에서 군사력 강화를 위한 움직임이 강화되면서 자칫 이 지역에서 무력 충돌의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아시아 태평양은 2차 세계대전과 베트남 전쟁의 경험 등으로 다른 나라의 움직임에 대응하여 군대를 지속적으로 강화하도록 강요받는 ‘안보 딜레마’의 위험에 처해 왔다.

중국의 상승


이는 미중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나타나는 현상이다. 우선 중국은 상하이 외곽에 있는 장난 조선소에서 중국의 세 번째 항공모함을 건설하고 있다. 이 항공모함은 항공기에 미국 항공모함과 동일한 이륙 속도를 제공할 수 있다. 중국의 군사 현대화의 상징 중 하나다.

베이징의 힘에 대응하여 이 지역의 국가들도 조용히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런 추세는 지역이 불안정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중국의 군사력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중국은 최첨단 전투기와 핵무기를 다량 보유하고 있다. 중국 해군은 선박 수에서 미국을 능가했다. 특히, 중국의 군사 예산과 군사 현대화 증가 추세가 지속되면서 미국과의 기술적 격차를 좁히고 있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중국은 초음속 미사일도 시험하고 있다. 베이징은 이를 확인해 주지 않고 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일상적인 우주 장비 테스트라고 말한다.

스탠포드 대학의 연구원 아르잔 타라포어(Arzan Tarapore)는 중국의 이웃 국가들이 중국의 군사력 강화 움직임을 보고 “과거 패권의 역사를 되살리는 ‘전쟁 외교’이며 부당한 영토 주장을 진전시키려는 야망도 작용하는 것으로 해석한다”고 우려한다.

일본과 한국의 군사력 강화


중국의 군비 강화에 가장 민감한 국가는 중국과 가까운 일본과 한국 두 나라다.

지난 10월 선거 운동 기간 동안 일본의 새 총리 기시다 후미오는 군사적 잠재력을 두 배로 늘리겠다고 공약했다. 이 공약이 이행된다면 일본 국방예산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GDP의 2%에 도달한다.

일본은 또한 2022년에 오키나와 열도에 더 많은 미사일을 배치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대만에 대한 중국의 움직임을 억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한다. 이미 일본은 미 최고 정예 전투기 F-35 전투기를 미국에서 주문하고 F-35를 이륙할 수 있는 항공모함으로 헬리콥터 구축함을 개선했다. 잠수함, 구축함 및 전투기를 무기고에 추가하려 한다.

항공모함에서 전투기가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항공모함에서 전투기가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한편, 한국은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군사력을 적극 강화하고 있다. 9월 한국은 재래식 잠수함에서 탄도 미사일을 성공적으로 발사했다.

이는 미국이 1970년 서울의 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제한하는 조약을 종료하기로 합의한 직후 나온 것이다. 한국은 또한 2023년에 첫 항공모함을 인수할 계획이다.

미국의 동맹국이기도 하지만 한일 사이에는 역사적 문제가 많다. 한국이 항공모함을 갖게 될 경우 일본도 바로 항공모함 보유에 나설 것이다.

호주와 인도


일본‧한국과 대조적으로 호주는 워싱턴에 대한 군사적 의존도를 높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지난 9월 호주는 미국과 영국과의 오커스(AUKUS) 동맹(호주, 영국, 미국 등 삼각동맹)에 가입하기 위해 프랑스와의 잠수함 계약을 취소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 조약은 호주 해군이 남중국해에 대한 영향력을 높이고 워싱턴과 런던이 이 지역에서 입지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 조약 결과로 호주는 핵 잠수함을 보유하게 되었다.

또한, 동맹은 호주가 미국을 ‘선택했다’는 것을 보여 주었고,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힘의 균형을 바꾸는 선택이었다.

동남아시아는 오커스 동맹에 대해 복합적 반응을 보였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이 동맹이 동남아 지역에서 군비 경쟁을 촉발할 것이라는 우려를 공개적으로 표명했다.

전문가들은 대만 해협이나 남중국해 외에도 중국과 인도 국경의 긴장을 우려한다. 불과 1년 전인 2020년 6월, 갈완 계곡에서 양국 수십 명의 군인이 충돌로 목숨을 잃었다.

스웨덴 스톡홀름 평화 연구소에 따르면 인도 국방 예산은 약 720억 달러로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다. 이 나라는 공군에서 해군에 이르기까지 군대를 현대화하는 과정에 있다. 인도 최초 국내 항공모함 인스 비크란트(Ins Vikrant)가 최종 완공 및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인도는 공군 전투력 강화를 위해 필사적으로 추가 재정 지원을 검토 중이며, 은퇴한 해군 잠수함을 대체하는 신규 선박의 수를 늘리고 있다.

인도가 군사력을 강화함에 따라 파키스탄도 자위권 차원에서 군사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웃 국가의 군사적 압력에 대처하기 위해 필요한 일이다.

불안정성 증대


중국이 미국에 대응 수위를 높일 것이 명약관화하기 때문에 이 지역에서 ‘군비경쟁’ 추세는 지속될 것이 뻔하다. 중국이 더 많은 군대를 구축하면 주변국들도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

일부 정치인과 군사 전문가들은 제2차 세계대전 직전인 1930년대 아시아 태평양과 유럽의 긴장과 현재 상황을 비교한다.

호주 그리피스 대학의 피터 레이튼 박사는 국가 간의 경제적 의존이 분쟁의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목한다. 문제는 상호 경제의존도가 군사적 충돌을 막을 만큼 충분히 강한지 여부에 있다.

코로나 이후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리고 미국과 중국이 자국 우선주의로 흘러가면서 당분간 경제 의존도가 군비 경쟁을 제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미중갈등이 가까운 시일 안에 해결될 조짐이 없기 때문에 군비 경쟁으로 인한 지역 불안정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