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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차 가격도 100만원 인상...반도체 부족으로 중고차·수입차 가격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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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차 가격도 100만원 인상...반도체 부족으로 중고차·수입차 가격 올라

자동차 반도체 공급 부족·원자재값 상승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중고차·신차·수입차 가격 상승

인증 중고차 전시장. 사진=현대캐피탈이미지 확대보기
인증 중고차 전시장. 사진=현대캐피탈
최근 자동차 반도체 공급 부족과 원자재값 상승으로 인해 새롭게 생산되는 신차 가격이 올랐다. 6일 쌍용자동차는 2022년형 소형 SUV 티볼리 가격을 70만원 인상했고 기아는 중형 SUV 2022년형 쏘렌토를 57만원 올렸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재고는 없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억눌렸던 소비 심리가 다시 회복되며 신차 주문이 폭증하자 어쩔 수 없이 자동차 가격을 일제히 올리고 있다. 여기에 올해 초부터 자동차 반도체 수급 부족으로 완성차 제작이 멈추는 등 생산이 차질을 빚었다. 이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중고차 가격까지 올라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전 세계가 탈 탄소화를 외치며 지구환경 보호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자 물·원유 가격까지 상승하는 ‘그린플레이션’(green+inflation)'현상이 나타났다.

◇신차, 중고차 가격 상승으로 국내 車구매 최악의 시기
자동차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은 지금 최악의 상황을 맞이했다. 수입차 업계에서도 메르세데스 벤츠 준중형 세단 C클래스까지 2021연식 변경 모델이 250만 원 인상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벤츠 수입사 측은 "국내 소비자를 위해 편의 사양을 일부 추가해 인상됐다"고 설명했다.

BMW는 자동차 반도체가 부족해지자 3시리즈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에서 조수석 요추 지지대, 하만 오디오 일부를 삭제한 모델을 출시했지만 오히려 가격은 130만 원 오른 6590만 원에 판매됐다.

2020년 600만 원씩 할인해서 팔린 BMW 중형 SUV X3도 가격 할인보단 오히려 물량 부족으로 기다려서 사야 될 판국이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주문량은 폭주하는데 들여와 팔 차가 없어 할인 혜택이 없어졌다"고 전했다.

수입차 구매에 적기인 연말마다 진행했던 '연식변경 재고떨이' 판매 이벤트도 사라졌다. 과거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로 인해 명성에 금이가며 1000만 원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된 아우디 A6 TDI 같은 파격적인 할인 혜택이 아예 없어졌다.

일부 차종의 경우, 신차보다 400만 원 가량 저렴했던 중고차 가격도 상승세다. 자동차 거래 플랫폼 직카에 따르면, 그랜저·카니발, 벤츠 E클래스·BMW 5시리즈 등 중고차 최대 인기 차종들의 이달 평균 가격은 작년 동월 대비 약 10% 상승했다.

비슷한 사양이 장착된 차라도 그랜저는 200만 원, 카니발은 300만 원 더 줘야 한다.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신차를 사려면 요즘은 기본 6개월을 기다려야 해서 중고차 쪽을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아져 중고차 매입 비용이 올라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전기차의 경우 보조금 지급 조건에 맞추기 위해 6000만 원 이하 가격인 5990만 원으로 책정하는 차들이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주변에선 미끼 상품일 뿐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제네시스 GV60은 후륜 모델 구매 시 최저가가 5990만 원이지만 아무런 편의사양이 안들어간 속칭 '깡통차'로 사야 된다.

GV60 사륜구동 모델을 선택하면 469만 원을 더 내야 살 수 있다. 중형차 G70의 사륜 추가 비용(250만 원)의 2배 수준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미국 테슬라는 모델Y를 5999만 원 모델로 국내에 팔다가 이익이 안나자 판매를 중단했다"고 전했다.

◇자동차 생산 원자재 값 상승, 공급망 붕괴 여파
자동차 가격 상승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나타났다. 미국에선 2020년 말부터 반도체 부족으로 인해 자동차 공장들이 생산을 중단하는 셧다운이 반복됐고 중고차 평균 가격이 24% 상승했다.

영국은 중고차 가격이 18% 인상해 소비자물가가 3.2% 상승하는데 주범 역할을 했다. 일본 자동차 시장에선 해외 브랜드 10개 중 5개 브랜드가 가을부터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폭스바겐 100만원, 벤츠 500만원 인상됐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이런 자동차 가격 인상 현상이 일본 내에서 6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보도했다.

자동차 제조사들이 일제히 가격을 올린 것은 철광석·구리·알루미늄·리튬·니켈 등 자동차에 원료로 쓰이는 광물 가격, 석탄·원유 등 에너지 가격, 물류비, 자동차 반도체 가격마저 올라 생산 원가도 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전 세계에 코로나로 인해 억눌렸던 소비 심리가 풀리며 신차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 이 같은 인플레이션 현상이 벌어졌다.


이창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lug10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