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기술은 ETRI 연구진의 분석과 국내·외 기술동향 보고서를 바탕으로 선정됐다. 보고서는 ▲혁신과 변화 ▲공간과 경험 확장 ▲지정학적 긴장과 갈등 고조 등 3대 트렌드로 압축해 10개의 기술을 전망하고 있다. 보고서에서는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디지털의 중요성과 영향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소프트웨어 2.0'은 데이터가 스스로 코드를 만드는 것으로 자율주행 자동차와 신약개발 등 모든 산업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앞으로 양과 질적으로 우수한 데이터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양자컴퓨팅이 실험실에서 벗어나 산업화 단계로 진입하면서 '양자 서비스'도 미래 기술로 손꼽히고 있다. 최근 대형 ICT 기업들이 클라우드를 통해 양자컴퓨팅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양자 우위 시대를 대비해 양자컴퓨팅 적용 분야를 찾고 활용 능력을 점검해야 한다.
실제 사람과 외모를 구별하기 어려운 수준의 '디지털 휴먼'도 미래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앞으로 고유한 성격과 가치관을 가진 디지털 휴먼은 표정을 짓고 대화하며 우리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ETRI는 내다봤다.
'대체불가토큰(NFT)'은 인터넷에 등장한 이후 처음으로 디지털 파일에 대한 희소성과 소유권에 대한 가치를 부여했다. ETRI는 NFT를 일시적 유행이 아닌 장기 트렌드로 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비지상 통신'은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장과 저궤도 위성통신의 부상으로 그 시대가 더 앞당겨질 전망이다. 비지상 통신이 가져올 공간의 확장은 통신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우주 패권과 글로벌 정보 지배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AI 밀리테크'는 미래 국방력을 결정짓는 주요한 요소로 현재 미국, 중국 등 군사 강대국들은 AI 밀리테크 개발에 더욱 치열하고 노골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ETRI는 앞으로 AI 군비경쟁이 현실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디지털 세계는 일상과 경제활동의 중심이 되면서 '사이버 팬데믹'에 대한 경고도 나오고 있다. 사이버 공간에서 공격 수단은 더욱 정교해지고, 공격 표면적은 크게 넓어지기 때문이다.
미·중 간 지정학적 갈등이 기술표준을 둘러싼 디지털 영역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술표준 신지정학'에 대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다른 나라들과 표준협력을 통해 디지털 통상과 연계한 전략 방안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특히 ETRI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 선택의 문제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명준 ETRI 원장은 "보고서를 통해 국가연구개발 중장기 투자전략 수립을 돕고, ICT R&D 전략 수립을 위한 방향 설정에 도움을 주는 데 목적이 있다. 코로나19 이후 경제·외교·안보 등 세계 질서의 대전환이 예상되는 만큼 ICT 기술우위를 통해 국가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TRI의 이번 보고서는 ETRI 전자 도서관 홈페이지와 ETRI 지식공유플랫폼에서 확인 가능하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