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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베조스 때문에 철거위기 맞은 네덜란드 국보급 다리 결국 살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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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베조스 때문에 철거위기 맞은 네덜란드 국보급 다리 결국 살아났다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명물 ‘코닝스하벤 다리’. 사진=구글맵이미지 확대보기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명물 ‘코닝스하벤 다리’. 사진=구글맵

제프 베조스 아마존 전 최고경영자(CEO)를 위해 만든 세계 최대 규모 초호화 요트의 출고 문제로 부분적인 철거 위기에 놓이면서 네덜란드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논란거리가 됐던 네덜란드의 국보급 다리가 온전한 상태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결론이 났다.

지역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는 등 후폭풍이 예상치 못한 수준으로 커지자 베조스의 요트를 건조한 네덜란드 업체가 철거 계획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오션코가 지난 2월 다리 해체 허가 신청하면서 논란 폭발


부분적이라고 하지만 졸지에 해체될 위기에 처했던 화제의 다리는 네덜란드 제2 도시이자 항구도시인 로테르담의 문화유산으로 등록돼 있고 로테르담의 명물로도 유명한 ‘코닝스하벤 다리’. 지난 1878년 지어져 144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국보급 다리다.

이 다리에 국제적인 관심이 쏠리기 시작한 것은 베조스로부터 주문을 받아 코닝스하벤 다리 안쪽의 구간에 위치한 조선소에서 건조 작업을 진행 중인 네덜란드의 요트 주문제작 전문업체 오션코가 지난 2월 로테르담시 당국에 이 다리의 부분 해체를 허가해줄 것을 요청하고 나서면서부터.

건조하는데 무려 6000억원 안팎의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가는 이 초대형 요트가 올여름께 완성될 예정인 가운데 납품을 하려면 이 다리를 통과해야 하지만 요트의 덩치가 워낙 커 다리를 통과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였다.

로테르담시가 제동을 걸었다는 소식이 들리지 않는 가운데 지역주민들은 억만장자의 개인 요트

때문에 국보급 명물을 훼손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강력 반발해왔다.

◇“오션코 직원들 생명 위협 느껴”


네덜란드 로테르담 인근 조선소에서 건조되고 있는 제프 베조스의 초호화 요트. 사진=보트인터내셔널이미지 확대보기
네덜란드 로테르담 인근 조선소에서 건조되고 있는 제프 베조스의 초호화 요트. 사진=보트인터내셔널


6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몇 달간 고심을 거듭해온 오션코는 최근 로테르담시에 코닝스하벤 다리에 대한 부분 해체 허가를 철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비즈니스인사이더가 입수한 로테르담시 내부문건에 따르면 오션코는 로테르담시의 입장과는 관계 없이 앞으로 당분간 코닝스하벤 다리를 훼손하는 일은 검토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오션코가 당초 계획을 접은 배경과 관련해 이 문건을 정보공개 절차를 밟아 가장 먼저 확보한 네덜란드 일간 트라우는 “오션코 직원들이 생명에 위협을 느낄 정도로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심각한 상황이었고 오션코 경영진도 다리 부분 철거를 강행할 경우 반대 세력이 조선소를 침탈하는 사태를 우려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베조스가 주문한 초호화 요트를 오션코가 어떤 식으로 출고할 계획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진 것이 없다. 건조가 끝난 요트를 코닝스하벤 다리를 통하지 않고 북해로 이동시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트라우는 “코닝스하벤 다리 문제를 비켜가기 위해 다리 안쪽의 내륙에 위치한 조선소에서 완성하지 대신 코닝스하벤 다리 바깥 지역으로 옮겨 요트를 완성하는 방안을 오션코가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베조스가 오션코에 발주한 초대형 요트는 가칭 ‘Y721’로 통하는데 완성 될 경우 돛대 3개 이상 달린 스쿠너를 기준으로 현재 세계 최고 기록을 보유한 'EOS'를 제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EOS는 글로벌 온라인 여행업체 익스피디아의 배리 딜러 CEO가 소유한 요트로 전체 길이만 약 93m를 자랑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