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한국은행은 국회에 '2022년 하반기 금융안정 보고서'를 제출하면서 자영업자 대출 부실 위험에 대해 이같이 전망했다.
실제,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자영업자 대출은 급격히 늘었다. 자영업자 대출 규모는 올해 9월 말 기준 1014조2000억원이다. 대출금리가 급등함에도 불구하고 연 14.3%의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자영업자들의 매출은 방역 조치 완화로 가파르게 반등했지만 올해 9월 이후에는 회복세가 둔화되고 있다. 심지어 여가서비스업 등 일부 업종의 경우 여전히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대출 잔액이 급격히 늘고 있다는 데 있다. 차주 유형별로 보면 그동안 자영업자 대출을 주도한 정상 차주의 대출 증가세는 지난해 2분기 이후 다소 둔화되는 양상이다. 반면 취약차주의 대출은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취약차주 대출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18.7%로 비취약차주 대출 증가율(13.8%)을 상당 폭 웃돌았다.
자영업자의 연체율(국내은행 개인사업자대출 기준)은 9월 말 기준 0.19%로 그간 정부의 금융지원조치 등에 힘입어 아직 낮은 수준이다. 정부는 코로나19 금융지원의 일환으로 자영업자 대출에 대해 만기 연장, 원리금 상환유예 조치 등을 해주고 있다. 정부의 정책지원으로 실제 건전성보다 연체율이 낮게 잡히는 착시 효과도 두드러지고 있다.
한은은 금리 및 성장률 충격 발생 시 정상차주 부실위험률은 1.9%까지, 취약차주 부실위험률은 16.8%까지 상승할 것으로 본다. 나아가 정책 효과마저 소멸시 취약차주의 부실위험률은 19.1%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한다.
부실위험 대출규모는 자영업자 대출이 코로나19 이전 추세대로 증가한다고 가정하는 경우 내년 말 취약차주는 15조~19조5000억원, 정상차주는 16조1000억~19조7000억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취약차주와 정상차주를 통틀어 최대 39조2000억원이 부실 위험에 놓일 수 있다는 것.
부실위험 대출은 이미 연체가 시작된 대출이나 세금 등을 체납한 차주가 보유한 대출을 의미한다. 부실위험률은 해당 대출이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가리킨다.
한은 관계자는 "자영업자의 대출 부실 위험 축소를 위해선 취약 차주의 채무 재조정을 촉진하고 정상차주에 대한 금융지원조치의 단계적 종료와 분할 상환 전환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금융기관은 자영업자 대출 부실 증가를 대비해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를 확대하고 자본을 선제적으로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