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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비전 프로', 출시 전부터 매출 1조원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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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비전 프로', 출시 전부터 매출 1조원 임박

메타 '퀘스트', 바이트댄스 '피코' 상대할 '게임 체인저'
미국에서 시작된 한정 판매, 국내 VR업계도 이목 집중
외신 사전 평가 엇갈려…"성능 좋지만, 신기술은 '끔찍'"

애플이 '비전 프로' 사전 예약 개시 10일만에 20만대 이상의 구매 예약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애플이 '비전 프로' 사전 예약 개시 10일만에 20만대 이상의 구매 예약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로이터

애플의 신사업을 이끌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가 사전 예약 판매만으로 1조원의 매출을 올릴 전망이다. 가상·증강현실(VR·AR)업계의 '게임 체인저'로 기대받고 있는 만큼 미국 지역에 한정된 판매임에도 국내 VR업계인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의 애플 전문 매체 맥루머스(MacRumors)는 최근 "애플 유통 분야를 잘 아는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28일을 기점으로 구매 예약된 비전 프로의 수가 20만대를 돌파했다"고 보도했다.

비전 프로는 1월 19일 사전 예약 판매를 개시했으며 본 판매는 2월 2일 시작된다. 소비자 판매가는 256GB(기가바이트) 모델 기준 3499달러(약 467만원), 512GB 모델은 3699달러(약 494만원), 1TB(테라바이트) 모델은 3899달러(약 520만원)다.

20만장의 판매량에 세 모델의 평균가인 3699달러를 곱하면 출시 전부터 7억4000만달러, 한화 기준 약 9880억원의 매출이 발생한 셈이다.

금융투자업계 '애플 통'으로 유명한 궈밍치(郭明錤) 톈펑국제증권 연구원은 지난 22일 "비전 프로가 출시 후 사흘 만에 16만대에서 18만대의 예약 판매를 접수했다"는 추산을 내놓았다. 비전 프로가 전문가들을 위한 프리미엄 제품임을 생각하면 최초 3일 동안 예약자 수가 급격히 몰린 것은 놀랍지 않은 일로 보인다.

비전 프로 착용 예시 이미지. 사진=애플이미지 확대보기
비전 프로 착용 예시 이미지. 사진=애플

비전 프로는 현재 미국 지역에 한해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애플은 비전 프로를 미국 외 지역에는 2024년 말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주요 판매 시장으로는 중국, 영국, 캐나다 등이 꼽히며 한국 출시 시점은 조금 더 늦춰질 전망이다.

한국의 VR업계인들은 대체로 비전 프로가 메타의 '퀘스트'나 중국 바이트댄스 산하 '피코' 등 기존 VR 시장의 주요 대항마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해외 상품 직접 구매(직구) 플랫폼 몰테일은 한국의 얼리 어답터들을 위해 비전 프로 배송 대행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국내 한 VR업체 관계자는 "우리 회사를 포함해 많은 이들이 비전 프로 구매를 예약해둔 것으로 알고 있으며 이에 맞춰 미국 현지 출장 일정을 잡아둔 이들도 있다"고 말했다.

비전 프로를 사전 체험한 외신 기자들의 평가는 다소 엇갈리고 있다. 디스플레이 화질이나 손 추적 시스템 등에 대해선 호평이 많지만 헤드셋의 무게, 실제 얼굴을 본뜬 아바타 제작 기능 '페르소나' 등 신기술에 대해선 혹평이 쏟아지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의 조안나 스턴(Joanna Stern) 칼럼니스트는 영상 리뷰를 통해 비전 프로 체험자들이 페르소나와 3차원 웹캠 통화 기능 '페이스 타임' 등을 시연하며 "지옥의 보톡스를 맞은 것 같다", "정말 끔찍하게 보인다"는 등 악평을 쏟아내는 것을 보여줬다. 이와 함께 "비전 프로를 이용해 영상 통화를 하는 것은 많은 이들이 생각했던대로 미친 짓이었다"고 지적했다.

IT 전문지 중 대표적인 '친 애플' 매체로 꼽히는 더 버지는 "아직은 부족한 콘텐츠적 다양성이나 신기술을 바탕으로 한 기능들이 미완성 형태라는 점 외에도 헤드셋의 무게 등 근본적인 문제점도 아직은 해결되지 않았다"며 "비전 프로는 현존 최고의 소비자용 헤드셋임에는 분명하나 그만큼 비싸고, 독보적인 만큼 생태계에서 고립돼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평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