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전송 속도 10배↑…전기차 1만 대분 전력 아끼는 '빛의 반도체'
엔비디아·TSMC·삼성 '실리콘 포토닉스' 사활…2028년 7조 원대 시장 열려
무거운 구리 배선 대신 '광섬유'…에이전트 AI 시대의 유일한 생존 전략
엔비디아·TSMC·삼성 '실리콘 포토닉스' 사활…2028년 7조 원대 시장 열려
무거운 구리 배선 대신 '광섬유'…에이전트 AI 시대의 유일한 생존 전략
이미지 확대보기구리선의 한계, 왜 '전기'는 AI의 발목을 잡나
지난 3년간 엔비디아의 GPU(그래픽처리장치)가 AI 시대를 열었지만, 정작 데이터센터 현장에서는 "데이터를 실어 나를 길이 막혔다"는 비명이 터져 나온다. 지금까지는 정보를 전기 신호에 담아 구리선으로 보냈으나, 처리할 정보가 너무 많아지자 구리선에 과부하가 걸린 탓이다.
전기는 구리선을 지날 때 저항 때문에 열을 발생시킨다. 최신 AI 장비(랙) 1개당 전력 밀도가 120kW(킬로와트)에 달하면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는 데만 천문학적인 에너지와 비용이 들어가는 상황이다. 여기에 구리선 자체가 너무 무겁고 두꺼워 데이터센터 공간을 차지하는 것도 큰 문제로 지적된다. 세일린스 랩스(Salience Labs)의 바이시 케와다(Vaysh Kewada) 최고경영자(CEO)는 "스스로 판단하는 '에이전트 AI' 시대에 구리선은 더 이상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이미지 확대보기실리콘 포토닉스, 반도체 칩 위에 '광케이블'을 직접 심다
이 문제를 해결할 '게임 체인저'가 바로 실리콘 포토닉스다. 쉽게 말해 반도체 칩 위에 아주 작은 빛의 통로를 만들어, 전기 대신 빛(광자)으로 정보를 주고받는 기술이다.
이 기술의 정점은 'CPO(광학 소자 혼종 패키징)'라 불린다. 과거에는 정보를 빛으로 바꾸는 장치가 멀리 떨어져 있었다면, CPO는 이 장치를 연산 칩(GPU 등) 바로 옆에 찰떡처럼 붙여버린 것이다. 결과적으로 데이터가 이동하는 거리가 줄어들어 전력 소모는 50% 이상 아끼면서도 속도는 10배 이상 끌어올릴 수 있다.
시장 조사 기관 욜 그룹(Yole Group)에 따르면, 전 세계 실리콘 포토닉스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13억 달러(약 1조8900억 원)에서 오는 2028년 50억 달러(약 7조3000억 원)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 연평균 성장률이 40%를 넘어서는 가파른 추세다.
미래는 데이터 통로를 넘어 '빛으로 계산하는 시대'
전문가들은 이 기술이 단순히 정보를 나르는 통로에 그치지 않고, 빛으로 직접 수학 연산을 하는 '광학 컴퓨팅'으로 진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빛의 성질(간섭과 회절)을 이용하면 기존 디지털 반도체보다 수백 배 빠른 속도로 AI 연산을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인텔과 TSMC 등 글로벌 반도체 거인들은 이 시장을 잡기 위해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결국 미래 AI 데이터센터의 승패는 '누가 더 연산을 잘하느냐'보다 '누가 더 효율적으로 데이터를 빛의 속도로 옮기느냐'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