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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트럼프 갈등 재격화에 테슬라 주가 연이틀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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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트럼프 갈등 재격화에 테슬라 주가 연이틀 급락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로이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정치 활동을 이어가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테슬라 주가가 이틀 연속 급락했다.

머스크가 회사 경영보다는 정치 논쟁에 집중하면서 테슬라의 실적 악화와 이미지 추락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CNN은 머스크가 지난달 정부효율부 수장 자리에서 물러나 테슬라 경영에 복귀한 이후에도 정치권과의 충돌을 멈추지 않으면서 테슬라의 회복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고 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머스크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대표 입법안인 감세·지출 확대 법안을 두고 “미친 법안”이라고 비판하며 이에 찬성표를 던진 공화당 의원들을 상대로 경선 출마까지 위협하고 나섰다. 트럼프는 이에 대해 “머스크가 만든 정부효율부는 괴물이 돼 그를 삼킬 수 있다”고 경고하며 맞불을 놓았다.

◇주가 2일간 7% 하락…“투자자들, 정치보다 실적 원해”

트럼프와의 갈등이 다시 격화된 1일 테슬라 주가는 2% 하락했으며 2일에도 5%가 추가로 빠졌다. 같은 기간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가 각각 0.91%, 0.82%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웨드부시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머스크는 지금이라도 정치를 멈추고 테슬라에 집중해야 한다”며 “트럼프와의 ‘절친 관계’는 이제 ‘막장 드라마’로 변해 테슬라 주가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이브스는 테슬라에 여전히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지만 “머스크의 정치적 불안정성이 기업 이미지에 상처를 입히고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팩트셋에 따르면, 테슬라는 올해 2분기(4~6월) 차량 인도량이 38만7000대로 전년 동기 44만4000대보다 13%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1분기에 기록한 역대 최악의 판매 감소보다도 더 나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수익성도 흔들…“본업에서 손실, 보조금 없으면 적자”

테슬라는 판매 부진뿐 아니라 수익성도 위협받고 있다. 올해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71% 감소했으며 차량 판매 자체로는 적자를 기록했다. 순이익 4억900만달러(약 5600억원)는 대부분 규제 크레딧 판매 덕분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 중인 감세·지출 확대 법안이 통과될 경우 이같은 규제 크레딧 자체가 사라질 수 있어 테슬라는 더 큰 재정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이밖에도 테슬라는 시위로 쇼룸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핵심 신차인 사이버트럭의 흥행 실패와 정치적 논란으로 인해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층 모두에서 브랜드 신뢰를 잃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알파벳 자회사인 웨이모가 자율주행 기술에서 앞서가고 있어 경쟁력에도 타격이 가해지고 있다.

◇머스크 “도발 자제”…그러나 시장 불안은 계속

트럼프가 “정부효율부는 일론을 잡아먹을 괴물이 될 수 있다”고 언급한 뒤 머스크는 X에 올린 글에서 “정말 도발하고 싶지만 지금은 참겠다”고 올렸다. 그러나 시장은 여전히 머스크가 언제든 다시 정치 논쟁에 뛰어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테슬라 주가는 선거 직후인 지난해 말 고점 대비 현재까지 37% 하락한 상태다. 당시에는 백악관에 출입하는 머스크의 영향력이 규제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현재는 그 반대의 시선이 투자자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