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일 발효·휴전협정 10일 만료 임박…2주 후 한국서 트럼프-시진핑 정상회담

CNBC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이 허리펑 중국 부총리와 다음 주 말레이시아에서 만나 관세 확대를 막으려는 협상을 벌인다고 보도했다.
다음 주 말레이시아 회동…100% 관세 위협 '촉박'
베센트 장관은 지난 17일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이번 회동 계획을 발표했다. 그는 이날 저녁 허 부총리와 화상 통화를 한 뒤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미·중 무역을 두고 솔직하고 상세한 논의를 했다"며 "다음 주 직접 만나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양측이 "양국 간 경제·무역 관계 주요 현안을 두고 솔직하고 심도 있으며 건설성 있는 토론을 했다"고 전하며 가능한 한 빠른 시일 안에 새로운 무역 협상을 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회동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가운데 열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희토류 광물과 자석에 새로 내놓은 수출 제한 조치를 철회하지 않으면 오는 11월 1일부터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폭스 비즈니스 네트워크 인터뷰에서 이처럼 높은 관세가 지속 가능한지 묻자 "지속 가능하지 않다. 그러나 그게 (관세) 수치다"라며 "중국이 나를 이렇게 하도록 강요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이 수출 제한을 철회하지 않으면 "모든 핵심 소프트웨어" 공급을 중단하는 새로운 수출 통제 조치도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휴전 협정 11월 10일 만료…희토류 갈등 촉발
양국 간 긴장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 조치에서 비롯됐다. 중국은 첨단 기술 제조에 필수인 희토류 광물을 두고 수출 통제를 대폭 확대했다. 베센트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지난 15일 이 조치가 "글로벌 공급망에 직접 위협"이라고 비판했다.
양국 관료들은 지난 6개월간 유럽 4개 도시에서 회동을 거듭하며 관세를 100%가 넘는 수준에서 낮추는 휴전협정을 맺었다. 양국은 한때 서로 상대국 제품에 100% 이상 관세를 부과하며 무역전쟁을 벌였으나, 협상을 통해 관세를 대폭 낮췄다. 그러나 이 협정은 오는 11월 10일 끝난다.
회동 장소인 말레이시아는 미국과 중국 양국 모두와 교역량이 많은 동남아시아 수출국으로, 현재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한 19% 관세를 받고 있다. 또한, 말레이시아는 국가안보 무역 검토에 따라 반도체와 파생 전자기기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위협도 받고 있다.
베센트 장관은 이번 주 초 허 부총리 측근을 두고 최근 미국 무역 협상가들과 접촉에서 "제정신이 아니다(unhinged)"고 비난했다. 중국은 지난 17일 베센트 장관의 이런 발언이 "사실을 심각하게 왜곡한다"고 반박했다.
IMF·WTO에서도 긴장…중국은 미국 비난
베센트 장관은 지난 17일 국제통화기금(IMF) 운영위원회에 제출한 성명에서 중국의 국가 주도 경제 관행을 비판하며, IMF와 세계은행이 중국의 대외 불균형과 산업 정책에 더 강경한 입장을 취할 것을 촉구했다. 미국 관료들은 중국이 과잉 제조 능력을 쌓아 세계 시장을 저가 상품으로 범람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중국 상무부는 지난 17일 트럼프 행정부가 2025년 출범한 뒤 "규칙에 바탕을 둔 다자 무역 체제를 훼손했다"고 비난하며 세계무역기구(WTO)에서 분쟁 해결 조치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은 또 미국이 비차별 규정을 어기는 조치를 철회하고 산업과 안보 정책을 WTO 의무에 맞추라고 촉구했다.
한국서 정상회담 예정…증시 반등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인터뷰에서 2주 후 한국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날 것이라고 확인했다. 그는 "중국과는 잘될 것으로 생각하지만, 공정한 거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악관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오찬을 준비하던 중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대화를 원하고, 우리도 중국과 대화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유화 발언과 시 주석과 회동 의지 확인은 월가의 초반 하락세를 돌리는 데 도움을 줬다. 지난 한 주간 트럼프 대통령의 급작스러운 대중 고율 관세 재부과와 지방은행들의 신용 우려로 요동쳤던 미국 주요 증시는 이날 오후 거래에서 상승세로 돌아섰다.
한편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WTO 사무총장은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미국과 중국이 무역 긴장을 완화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세계 양대 경제 대국의 디커플링(탈동조화)이 오랜 시간을 두고 글로벌 경제 생산을 7% 줄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콘조이웨알라 사무총장은 WTO가 최근 미·중 무역 긴장 급등을 두고 극도로 우려하고 있으며, 양국 관료들과 대화해 더 많은 협의를 독려했다고 밝혔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