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66 등급 달성…비·먼지·풍속 강한 환경서도 작동
영하 20도~55도 온도 범위…공장·창고·야외 보안 등 활용 기대
영하 20도~55도 온도 범위…공장·창고·야외 보안 등 활용 기대

DR02는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에서 정한 표준에 따라 IP66 등급을 달성했다. 이는 로봇이 강한 바람 속에서도 먼지가 차단되고 물이 들어가지 않으며 폭우를 견딜 수 있음을 의미한다.
딥로보틱스는 DR02가 이렇게 높은 등급을 받은 최초의 산업용 휴머노이드 로봇이라고 밝혔다.
일반 성인 남성과 비슷한 체형을 가진 이 로봇은 키가 175cm이고 팔 길이는 68cm에 이른다. 영하 20도에서 최대 55도까지의 온도에서 작동할 수 있다. 이를 통해 DR02는 공장 건물을 떠나 비가 오는 날에도 작동하거나 냉장창고와 극심한 열에 노출된 작업 현장 사이를 오갈 수 있다.
중국 기업들은 원래 전기 자동차에 사용되는 부품을 위해 구축된 공급망을 활용하여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급속한 진전을 이루고 있다.
일부는 경쟁 제품과 차별화하기 위해 고유한 기능을 추가하고 있다. 지난 7월 유바이텍로보틱스(Ubtech Robotics)는 등받이의 배터리 팩을 교체할 수 있어 다운타임 없이 작동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 워커 S2를 선보였다.
DR02의 전천후 기능은 휴머노이드 로봇의 활용 범위를 크게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로봇들은 대부분 실내 환경에서만 작동하도록 설계됐지만, DR02는 야외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
이는 특히 보안 순찰, 건설 현장 감독, 물류 센터 야외 작업, 농업 응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 극한 온도 환경에서도 작동할 수 있어 냉동 창고, 제철소, 야외 광산 등에서도 사용 가능하다.
업계 전문가들은 전천후 기능이 휴머노이드 로봇의 상용화를 앞당기는 중요한 기술적 진전이라고 평가한다. 실제 산업 환경은 다양한 날씨와 온도 조건에 노출되기 때문에 이러한 내구성이 필수적이다.
한 로봇공학 전문가는 "IP66 등급은 산업 장비의 표준적인 방수·방진 수준으로, 휴머노이드 로봇이 이를 달성한 것은 상당한 기술적 성과"라며 "이는 로봇이 실험실을 벗어나 실제 작업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은 전기차 산업에서 축적한 배터리, 모터, 센서 기술을 바탕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특히 BYD, CATL 같은 전기차 부품 제조업체들이 로봇 산업에 진출하면서 공급망이 빠르게 구축되고 있다.
이는 중국 로봇 제조업체들이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고성능 로봇을 생산할 수 있게 해준다. 유니트리(Unitree), 딥로보틱스, 유바이텍 등 중국 업체들은 최근 몇 년간 기술력을 빠르게 향상시키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딥로보틱스는 사족 로봇 분야에서 쌓은 경험을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활용하고 있다. 회사의 사족 로봇은 이미 전력 인프라 검사, 공공안전, 재난 구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이 향후 몇 년간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중국 정부는 로봇 산업을 전략 산업으로 지정하고 대규모 지원을 하고 있으며, 제조업 인력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로봇 도입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중국의 휴머노이드 로봇은 올해 초 단순히 걷는 수준에서 무술 동작과 백플립을 수행하는 수준으로 빠르게 발전했다. 이는 하드웨어 개선과 함께 AI 기술의 발전이 결합된 결과다.
딥로보틱스의 DR02는 이러한 기술 발전의 연장선상에서 실용성을 강화한 제품으로 평가된다. 화려한 동작보다는 실제 작업 현장에서 필요한 내구성과 신뢰성에 초점을 맞췄다.
업계는 DR02가 상용화되면 보안, 물류, 제조 등 다양한 산업에서 인간 노동력을 보완하거나 대체하는 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위험하거나 열악한 환경에서의 작업에 먼저 투입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휴머노이드 로봇의 대량 상용화를 위해서는 여전히 비용, 배터리 수명, AI 능력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고 지적한다. DR02의 가격과 구체적인 출시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