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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日 연립정권 합의로 최초 여성 총리 ‘가시화’...앞날은 첩첩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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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日 연립정권 합의로 최초 여성 총리 ‘가시화’...앞날은 첩첩산중?

일본 여당인 자민당 대표로 새로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가 4일 도쿄에서 열린 자민당 총재 선거 후 기자회견에 참석해 있다.     사진=A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여당인 자민당 대표로 새로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가 4일 도쿄에서 열린 자민당 총재 선거 후 기자회견에 참석해 있다. 사진=AP/연합뉴스

한치 앞을 알 수 없었던 ‘여자 아베’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총재의 일본 총리대신 취임이 가시화 될 전망이다.

19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총재와 요시무라 히로후미 유신회 공동대표가 20일 연립정권 합의서에 서명할 예정이다.

지난 17일 연립정권을 구성했던 공명당이 이탈을 선언하며 자민당 총재 선출에도 총리로 취임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던 다카이치 총재는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와 손잡고 26년 만에 새 연립 정권을 수립하게 됐다.

요미우리는 19일 “자민당과 일본유신회의 연립·연대 협의가 크게 진전되며, 이로써 4일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다카이치 사나에가 신임 총재로 선출된 이후 약 보름간 이어져 온 '혼미 정국'은 21일 소집되는 임시국회 개회 초반 다카이치 씨가 총리로 지명되어 내각을 출범시키는 것으로 일단락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헌정 사상 최초의 여성 총리 탄생


지난 4일 자민당 수장으로 선출된 다카이치 총재는 총리 지명 선거에 필요한 안정적인 의석수를 확보하지 못하며 정치 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이른바 ‘다카이치 트레이드’로 대변되는 정책에 이념적으로 대립했던 연립 파트너 공명당이 연립 이탈을 선언하고, 입헌민주당·일본유신회·국민민주당 등 야3당이 총리 선거에서 단일화 후보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총리 선임이 어려운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이런 와중에 자민당 내부에서도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사임하지 않은 상태에서 다카이치 총재가 당 수장으로 재임하는 ‘총총분리’까지도 나오면서 다카이치 총재의 입지는 급격하게 흔들렸다.

그러나 지난 주말 12개의 정책 조항을 내건 일본유신회와 쟁점 협상을 상당 부분 마치며 연정 합의에 도달, 일본 헌정 사상 최초의 여성 총리 탄생을 눈앞에 두게 됐다. 자민·유신회 연립은 21일 예정된 총리 지명선거서 과반수(233석)에 2석 모자란 231석의 의석을 확보하게 된다. 이 중 야다을 제외한 무소속 의원(6석)이나 보수 성향의 참정당(3석) 등의 협력을 이끌어 낼 경우 결선투표 없이 1차에서 다카이치 총재가 무난히 총리로 선출될 것으로 보인다.

‘총리 선임 무산’이라는 산은 넘었지만...앞날은 ‘안개 가득’


총리 선임 무산이라는 거대한 큰 산은 넘게 됐지만 다카이치 총재의 앞날은 그리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당장 연립 정권을 이끌어내기 위해 내건 정책 합의 이행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일본유신당의 요시무라 히로후미 대표는 다카이치 총재와의 회동에서 연립 합의의 절대 조건으로 '의원 정수 10% 감축'를 내세웠다. 중의원(하원)의 경우 50석, 참의원(상원)은 20석 정도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일본 정계는 반발하고 있다. 입헌민주당은 “정치와 돈이 얽혀 있는 추악한 자신들의 비리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각을 돌리려는 얄팍한 의도”라며 반발하고 있다. 자민당과 유신회는 임시국회 개회 초반에 정수 감축 법안 제출을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야당은 물론 자민당 내에서도 신중한 논의가 대전제라며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어 12월 17일까지 이어질 58일간의 임시국회 회기 중 성립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여기에 자민당의 국민 지지율 회복을 위해 반드시 처리해야 하는 물가 상승 대책을 위한 보정예산안 국회 제출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많아 자칫 잘못하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민주당 다마키 유이치로 대표는 “국회 개회 초 즉시 휘발유 감세 등 물가 대책의 조기 실현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서며 만만치 않을 앞날을 예고했다.

만약 유신회가 주장하는 법안 통과가 지지부진할 경우 자민당과의 연립이 또 다시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특히 유신회는 자민당이 그동안 일으켜 왔던 정치자금 스캔들의 핵심이 ‘기업·단체 기부금 폐지'에 있다고 보고 완전 폐지를 주장하는 반면, 자민당은 공개적이고 투명화를 추진해 존속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미묘한 흐름이 계속될 전망이다.

유신회 간부는 지지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기업·단체 기부금 문제로 (연립 협상이)결렬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라고 전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