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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2035 사회주의 대도시' 청사진 공개…글로벌 금융·기술 패권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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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2035 사회주의 대도시' 청사진 공개…글로벌 금융·기술 패권 정조준

제15차 5개년 계획 '국제 금융 허브' 명문화…역외 위안화 자산배분 센터, 홍콩과 시너지
AI·반도체·제조 통합 '올라운드' 경쟁력…2024년 GDP 7740억불, 세계 5위권 도시 목표
2024년 9월 29일 중국 상하이에서 주거용 건물이 촬영되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4년 9월 29일 중국 상하이에서 주거용 건물이 촬영되었다. 사진=로이터
중국 경제의 심장 상하이가 2035년까지 뉴욕, 런던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사회주의 현대화 국제 대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공개했다.

20일(현지시각) 상하이시 정부가 발표한 '제15차 5개년 계획(2026~2030)' 제안서에 따르면, 상하이는 기존의 국내 금융 중심지 역할을 넘어 인공지능(AI), 반도체, 첨단 제조 및 역외 금융 서비스를 통합한 글로벌 초격차 허브로 거듭날 계획이다.

국가 전략의 전면 배치: "상하이를 세계 금융 지도의 정점으로"


이번 계획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중국 중앙 지도부가 국가 차원의 5개년 계획 지침에 상하이의 '국제 금융 중심지 발전 가속화'를 명시했다는 점이다. 이는 2015년과 2020년 계획에는 없던 파격적인 조치로, 상하이를 중국식 현대화의 선봉장으로 삼겠다는 베이징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상하이는 단순히 중국 내 자금을 굴리는 곳을 넘어 글로벌 위안화 자산 배분 및 위험 관리 센터 건설을 서두를 방침이다.

해외 계좌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역외 대출 및 자유무역 해외 채권 발행을 촉진하며, 국제 투자와 자금 조달이 원활한 '역외 금융 기능 구역'을 별도로 구축한다.

아시아의 기존 금융 강자인 홍콩과의 협력을 심화해 상호 보완적인 금융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전략이다.

홍콩과의 시너지 효과


홍콩의 채권 시장은 역외 위안화(딤섬 채권)와 홍콩 달러(HKD) 채권의 폭발적인 성장에 힘입어 2026년에도 강력한 모멘텀을 이어갈 전망이다. 2025년 홍콩의 딤섬 채권 발행액은 7690억 위안을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2025년 7월부터 베이징과 홍콩 당국이 비은행 금융기관(증권사, 보험사 등)의 '본드 커넥트 남향 채널' 투자를 전격 허용하면서 시장의 유동성이 대폭 개선됐다.
상하이가 역외 금융 기능을 강화하면 홍콩과의 시너지로 중국의 글로벌 금융 영향력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기술과 제조의 결합: "산업 공동화 차단"


상하이는 금융에만 치중하지 않고 인공지능(AI)과 첨단 제조업을 경제의 또 다른 축으로 세울 계획이다. 이는 도시가 성장하며 제조업 비중이 줄어드는 이른바 '산업 공동화' 현상을 막기 위한 강력한 의지다.

AI를 도시 발전의 모든 측면에 통합한다. 특히 대규모 언어 모델(LLM), 연산 능력(Computing Power), 첨단 칩 개발을 최우선 순위에 둔다.

첨단 기술을 제조업에 이식해 전체 경제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고, 산업의 경쟁력을 공고히 한다.

상하이의 2024년 GDP는 5조3900억 위안(약 7740억 달러·약 1084조원)으로 전년 대비 5% 성장했다. 시 정부는 현재 뉴욕, 도쿄, 런던, LA가 점유한 세계 4대 도시 경제권에 진입해 세계 5위권의 경제 생산량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중국 빅테크의 AI 투자 가속화


중국 빅테크 기업들은 AI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의 숏폼 비디오 플랫폼 기업인 콰이쇼우는 1월 17일 사상 처음으로 해외 부채 시장에 진출해 35억 위안(약 5억 달러) 규모의 5년 만기 딤섬 채권을 성공적으로 매각했다.

텐센트, 알리바바, 메이투안 등에 이어 콰이쇼우 역시 조달한 자금을 인공지능(AI) 역량 강화와 데이터 센터 확충에 투입할 예정이다.

상하이가 AI와 첨단 칩 개발을 최우선 순위에 두면서 중국 빅테크의 AI 투자와 시너지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제조업 강국 전략과의 연계


중국은 '메이드 인 차이나 2025' 전략의 중간 결산 시점을 지나 2035년까지 '세계 선도 제조국'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2024년 기준 중국 제조업의 부가가치는 전 세계 총액의 27.71%를 차지하며, 독일, 일본과 유사한 수준의 '제2그룹'에 확실히 안착했다.

2035년까지 로봇공학, 에너지 저장 장비, 건설 기계, 차세대 디스플레이, 농업 장비, 건축 자재 분야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상하이가 첨단 제조업과 AI를 결합해 산업 공동화를 차단하는 전략은 중국의 제조업 강국 전략과 맥을 같이 한다.

부동산 위기 속 성장 과제


상하이의 야심 찬 계획에도 불구하고 중국 경제는 부동산 위기, 디플레이션, 내수 부진이라는 구조적 난제에 직면해 있다.

12월 중국 70개 주요 도시의 신축 주택 가격은 전월 대비 0.4% 하락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로는 2.7% 하락했다. 70개 도시 중 가격이 오른 곳은 단 6곳에 불과했으며, 1선 도시 중 상하이(+0.2%)만이 유일하게 상승세를 기록했다.

상하이는 중국 대도시 중 유일하게 부동산 가격이 상승한 도시로, 상대적으로 견조한 경제 펀더멘털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중국 전체의 부동산 위기가 상하이의 성장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 분석: "글로벌 유일의 '올라운드' 중심지 꿈꾼다"

상하이 금융법학연구소의 푸웨이강 소장은 "상하이는 금융, 기술, 해운, 제조업 등 현대 경제의 모든 핵심 분야에서 글로벌 중심지가 되기를 열망하는 전 세계 유일한 도시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그동안 상하이가 '국내형 금융 중심지'에 머물렀다면, 이번 계획은 '해외 기능 확대'와 '금융 자유화'를 통해 진정한 국제화를 이뤄내는 것이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2026년, 상하이의 도전


상하이의 이번 15차 5개년 계획이 성공적으로 실행될 경우, 상하이는 중국 국가 발전을 이끄는 기관차 역할을 넘어 전 세계 자본과 기술이 모여드는 블랙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중국의 부동산 위기, 디플레이션, 내수 부진이라는 구조적 문제와 트럼프 관세 압박이라는 외부 변수가 상하이의 야심찬 계획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는 미지수다.

2026년은 상하이가 '사회주의 현대화 국제 대도시'로 가는 첫걸음을 내딛는 해이자, 글로벌 금융·기술 패권을 향한 중국의 야망이 시험대에 오르는 해가 될 전망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