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률 0.05% 불과·결함 증거 없다”… 美 법원, 기아차 선루프 소송 패소 판결
美 NHTSA ‘결함 없음’ 조사 결과 인용… “도로 잔해 충격 등 외부 요인 가능성”
입증 책임 실패한 원고 측 전문가 증언 부재… 북미 공급망 뒤흔든 12년 소송전 마침표
美 NHTSA ‘결함 없음’ 조사 결과 인용… “도로 잔해 충격 등 외부 요인 가능성”
입증 책임 실패한 원고 측 전문가 증언 부재… 북미 공급망 뒤흔든 12년 소송전 마침표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연방법원이 원고 측의 결함 주장을 뒷받침할 구체적인 증거가 없다며 기아의 손을 들어줌에 따라, 그동안 북미 시장에서 기아의 브랜드 신뢰도와 공급망을 압박해 온 거대한 사법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됐다.
24일(현지시각) 미국의 자동차 결함 전문 매체 ‘카컴플레인츠(CarComplaints.com)’ 보도에 따르면, 미국 오하이오 남부지방법원의 제프리 P. 홉킨스 판사는 원고 톰 콘대시(Tom Kondash) 등이 기아 미국법인(Kia Motors America)을 상대로 제기한 선루프 폭발 관련 집단 소송을 영구 기각(Dismissed With Prejudice) 처리했다.
이로써 지난 2015년 7월 소송이 처음 제기된 이후 11년 넘게 이어지던 법정 공방은 기아의 완벽한 승리로 마침표를 찍었다.
“샷건 소리 나며 산산조각”… 12년 전 구매 차량의 폭발 주장
이번 소송은 오하이오주 주민인 콘대시가 2012년 3월에 구입한 2012년형 기아 옵티마(Optima) EX 모델이 발단이 됐다.
콘대시는 구매 후 3년 동안 아무런 문제 없이 차량을 운전했으나, 2015년 7월 시속 약 70마일(약 112km/h)로 고속도로를 주행하던 중 파노라마 선루프가 갑자기 폭발하듯 산산조각이 났다고 주장했다.
원고 측은 소장에서 “차 뒷좌석에서 마치 샷건(산탄총)이 발사되는 듯한 거대한 소음이 들려 매우 공포스러웠다”며, 당시 반팔과 반바지를 입고 있던 운전자와 동승자가 사방으로 튄 유리 파편에 맞아 베이는 상처를 입었다고 진단했다.
당시 기아 딜러점은 보증 기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원고에게 선루프를 무상으로 교체해 주었으며, 원고는 이후 2년 동안 추가로 34,696마일(약 55,800km)을 더 주행했다.
그러나 원고 측은 선루프가 다시 깨질지 모른다는 공포감에 기아차 사용을 기피하게 되었고, 타인에게 결함 차량을 양도할 수 없다는 이유로 2017년부터 차량을 진입로에 방치해 우박과 폭풍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징벌적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집단 소송을 유지해 왔다.
해당 소송의 대상이 된 리콜성 의혹 차종에는 2011~2015년형 소렌토, 스포티지, 옵티마(하이브리드 포함) 및 2014~2015년형 카덴자(한국명 K7) 등이 광범위하게 포함되어 기아 북미 공급망 전체에 막대한 부담을 지워왔다.
美 교통안전국(NHTSA) ‘결함 없음’ 잠정 결론 공식 인용
재판부의 기각 결정에는 미국 최고 권위의 자동차 안전 규제 기관인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의 과학적 조사 결과가 결정적인 방어막 역할을 했다.
홉킨스 판사는 판결문에서 “NHTSA가 이미 2013년부터 기아차의 선루프 파손 현상에 대해 고강도 조사를 시작했고 2014년에 조사 범위를 확대했으나, 최종적으로 기아의 선루프 설계 및 제조 과정에 구조적 결함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조사를 종결했다”는 점을 명시했다.
NHTSA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운행 중 선루프가 파손되는 현상은 차량 자체의 결함이 아니라 앞서 달리던 다른 차량의 바퀴에서 튕겨 나간 작은 돌맹이 등 도로 잔해(Road Debris)가 선루프 유리에 타격을 주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충격 즉시 유리가 깨지거나, 혹은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충격 손상(Microscopic Impact Damage)이 누적된 상태에서 누적된 차량 진동이나 압력이 가해져 종국에 유리가 파손되는 외부적 요인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기아 측이 제시한 통계 전문가의 정밀 데이터 분석 결과, 소송의 중심이 된 2012년형 기아 옵티마의 선루프 파손 고장률은 단 0.05%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동시대에 파노라마 선루프를 탑재해 미국 시장에 출시된 타 경쟁 자동차 제조사들의 평균 고장률보다도 현저히 낮은 수치다.
“전문가 증언도, 구체적 증거도 없다”… 입증 책임 실패한 원고
미국 민사 소송 규정상 과실 설계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하려면 원고 측이 해당 부품의 어떤 역학적 설계가 결함을 유발했는지 높은 수준의 구체성(High degree of specificity)을 가지고 직접 입증해야 한다.
원고인 콘대시 측은 기아의 선루프가 강화유리(4mm 두께)로 제작되었고, 차량 움직임의 응력에 직접 노출되는 곡선형 구조이며, 세라믹 페인트 코팅 량이 업계 평균보다 많다는 등 단순한 사양적 특징들만 나열했을 뿐, 이러한 설계 요소가 어떻게 유리를 파손시키는지에 대한 공학적 인과관계를 단 하나도 증명하지 못했다.
특히 오하이오주 법률에 따르면 일반 배심원이나 비전문가가 직관적으로 알기 어려운 과학적·기술적 탐구 영역의 소송에서는 반드시 공인된 전문가의 증언(Expert Testimony)을 필수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원고 측 법률대리인단(깁스 법률 그룹, 버거 몬태규 등)은 재판 과정에서 이를 증명할 신뢰성 있는 전문가를 전혀 제시하지 못하는 결정적 실책을 범했다.
홉킨스 판사는 “원고는 선루프의 다양한 설계 기능 중 구체적으로 어느 부분이 결함인지 밝히지 못했고, 파손 메커니즘을 증명할 전문가 증언도 제출하지 못했다”며 기아차에 대한 모든 설계 결함 청구를 영구 기각한다고 판시했다.
이로써 기아는 장기 소송 리스크를 완벽하게 털어내며 북미 시장에서의 품질 대외 신인도를 한층 더 단단하게 굳히게 됐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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