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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315개 인구정책 내세운 진주, 다자녀 부모는 "아이 셋 낳아도 달라진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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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315개 인구정책 내세운 진주, 다자녀 부모는 "아이 셋 낳아도 달라진 게 없다"

다자녀 지원 빈약...셋째 출산 진주 200만원, 거창 첫째부터 2천만원
전세 이자 지원 등 체감 '허전'... 양육에 초점 둔 지원 넓혀야
진주시는 315개 인구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다자녀 가구의 체감 지원 수준을 두고는 아쉬움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사진=AI 생성 이미지이미지 확대보기
진주시는 315개 인구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다자녀 가구의 체감 지원 수준을 두고는 아쉬움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아이 셋을 낳았는데 달라진 게 없습니다. 다자녀 지원이라고 하지만 실제 생활에서는 체감이 안 됩니다. 아이들 키우는 데 도움이 되는 지원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12일 만난 진주에 거주하는 3자녀 맞벌이 부모의 말이다.

진주시는 최근 합계출산율 1.005명을 기록하며 경남 평균(0.88명)을 웃도는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출생아 수도 2023년 1666명에서 2024년 1693명, 2025년 1855명으로 2년 연속 증가했고, 시는 이를 결혼·임신·출산·양육·청년정책 등을 포함한 6개 분야 315개 인구정책의 성과로 설명했다.
315개 인구정책을 성과로 내세운 진주시. 하지만 경남 18개 시·군의 현재 다자녀 지원 정책을 비교해보니, 이미 아이를 키우는 가정이 체감하는 지원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 315개 정책, 다자녀 가구가 체감하는 지원은 얼마나 될까


진주시가 운영하는 대표적인 다자녀 지원은 전세자금 대출이자 연 최대 100만원, 상하수도 요금 월 최대 1만5000원 감면, 공영주차장 50% 감면, 공공체육시설 이용료 50% 감면 등이다. 상하수도 요금 감면은 세 자녀 이상 가구를 대상으로 상·하수도 요금을 합산해 월 최대 1만5000원까지 지원한다.

전세이자 지원은 진주시의 대표적인 차별화 정책이다. 그러나 전세자금 대출을 이용하지 않는 가구는 혜택을 받을 수 없고, 나머지 지원은 공공요금 감면과 시설 이용료 할인에 집중돼 있다.

진주시가 홍보한 315개 인구정책에는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과 청년 취업 지원, 자격증 응시료 지원 등 인구정책 전반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이미 아이를 키우는 다자녀 가구가 일상에서 직접 체감하는 지원만 놓고 보면 정책의 폭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편이다.

■ 셋째 지원금은 최대 10배 차이

출산지원금 규모부터 차이가 뚜렷하다.

진주시는 셋째 이상 자녀 출산 시 200만원을 지원한다. 반면 거창군은 첫째부터 최대 2000만원, 함양군과 합천군은 셋째 이상 2000만원, 의령군은 1800만원, 창녕·하동·산청은 각각 1500만원, 밀양·함안·고성·남해는 1000만원을 지원한다.

같은 시 지역에서도 통영과 거제는 셋째 이상 500만원, 사천은 30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일부 군 지역은 5~7년에 걸쳐 분할 지급하지만, 누적 지원 규모에서는 진주와 최대 10배 차이를 보인다.

■ 생활 속에서 체감하는 지원은 더 큰 차이


출산지원금보다 생활밀착형 지원에서는 격차가 더 선명했다.

거제시는 공영주차장 50% 할인에 더해 3자녀 가구 수도요금 10톤 감면, 도시가스 요금 감면을 운영한다. 거제식물원과 포로수용소유적공원 무료 입장, 문화예술회관 할인, 영어마을 이용 지원, 장난감도서관 이용 혜택, 둘째 이상 출산 가구 종량제봉투 2년 지원 등 생활밀착형 혜택만 10여 개를 운영하고 있다.

거창군은 출산 직후 일회성 지원을 넘어 양육지원금을 장기간 지급하고 가족행복공제, 아빠육아단 운영 등 아이를 키우는 과정까지 지원을 이어간다.

창원시는 공영주차장 할인과 문화·체육시설 이용료 감면을 운영하고 있으며, 김해시는 수도요금 감면과 체육시설 할인 등 생활비 절감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진주도 전세이자 지원이라는 강점은 있지만, 생활 속에서 반복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지원의 종류와 범위는 다른 대도시와 비교해도 제한적인 모습이다.

■ 경상남도·경남교육청도 다자녀 지원 확대


시·군 정책과 별개로 경상남도와 경남교육청도 다자녀 가구를 위한 공통 지원을 운영하고 있다.

경남교육청은 2자녀 이상 가정의 초·중·고·특수학교 1학년 신입생에게 1인당 30만원의 입학준비물품 구입비를 바우처로 지급하고 있다. 올해는 약 6만6000명의 신입생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9년 시작된 이 사업은 2024년부터 셋째 자녀가 아닌 두 자녀 이상 가정의 첫째 자녀부터 지원 대상으로 확대됐다.

경상남도는 아이 다누리카드를 운영해 2자녀 이상 가구가 병원과 주유소, 문화·여가시설 등 제휴 가맹점에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도 단위 지원은 모든 시·군 주민이 동일하게 적용받는 공통 혜택이다.

■ 출산을 늘리는 정책과 키우는 정책은 달랐다


이번 비교에서 드러난 차이는 단순히 출산지원금 액수의 많고 적음이 아니었다.

진주시는 합계출산율 1.005명과 315개 인구정책을 성과로 내세우고 있다. 실제로 난임 지원과 결혼 지원, 청년정책 등 출산을 끌어올리기 위한 정책은 꾸준히 확대돼 왔다. 하지만 출산 이후의 정책 풍경은 달랐다.

아이를 이미 셋 키우는 가정이 받을 수 있는 지원은 전세자금 대출이자 연 최대 100만원, 상하수도 요금 월 최대 1만5000원 감면, 공영주차장과 공공체육시설 이용료 50% 감면 등으로 압축됐다. 반면 거제는 수도요금과 도시가스 감면, 종량제봉투 지원, 관광·문화시설 무료 이용 등 일상에서 반복적으로 체감하는 혜택을 넓혔고, 거창은 출산 직후를 넘어 양육 과정까지 지원을 이어가는 구조를 만들었다.

결국 같은 경남 안에서도 정책의 무게중심은 서로 달랐다. 어디는 아이를 낳도록 돕는 데 집중했고, 어디는 아이를 키우는 비용을 줄이는 데 예산을 썼다.

진주시가 내세운 315개 인구정책은 분명 적지 않은 숫자다. 그러나 정책의 개수가 곧 체감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출산율 상승이라는 성과를 이야기하는 지금이야말로 '몇 개 사업을 운영하느냐'보다 다자녀 가구의 지갑에서 실제 얼마나 부담을 덜어주고 있는지를 따져볼 시점이다.

출산을 결심하게 만드는 정책만큼 중요한 것은 출산 이후에도 아이를 키울 수 있게 하는 정책이다. 경남 18개 시·군 비교가 보여준 것은 지원금 액수의 차이가 아니라 정책의 방향이었다. 진주 역시 출산율이라는 숫자에 머물지 않고, 다자녀 가구가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지원으로 정책의 무게중심을 옮길 수 있을지가 다음 인구정책의 시험대가 되고 있다.


이상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ngec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