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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판매고 줄었지만 美 전기차 점유율 52%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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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판매고 줄었지만 美 전기차 점유율 52% 회복

美 전기차 시장 30% 축소 속 테슬라는 16% 감소…점유율 43%→52%
포드·혼다·폭스바겐 EV 철수·감산…모델Y는 美 전기차 3대 중 1대


테슬라의 미국 전기차시장 점유율 추이. 사진=콕스 오토모티브이미지 확대보기
테슬라의 미국 전기차시장 점유율 추이. 사진=콕스 오토모티브


테슬라의 미국 판매량이 두 자릿수 감소했는데도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다시 절반을 넘어섰다.

미국 전기차 시장 자체가 급격히 위축된 가운데 포드, 혼다, 폭스바겐 등 기존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생산을 줄이거나 주요 모델을 단종하면서 테슬라보다 더 빠르게 후퇴하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각) 모터인텔리전스 자료를 인용해 테슬라가 올해 1~8월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52%의 점유율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43%에서 9%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테슬라 판매가 다시 크게 늘어난 것은 아니다. 올해 들어 8월까지 미국 판매량은 32만535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줄었다.

그러나 미국 전체 전기차 시장 판매는 같은 기간 30% 감소했다.

테슬라도 작아지고 있지만 시장 전체와 경쟁업체가 훨씬 빠르게 축소되면서 상대적인 지배력이 다시 높아진 셈이다.
◇41%까지 떨어졌던 점유율 다시 절반 넘어

테슬라는 한때 미국 전기차 판매의 80% 이상을 차지했다.

그러나 현대차, 포드, 제너럴모터스(GM) 등 기존 완성차업체들이 잇따라 전기차를 출시하면서 수년간 점유율이 하락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정치 활동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연방정부 구조조정 참여도 일부 소비자의 반감을 불러일으켰다.

매장 밖에서 항의시위까지 이어지면서 테슬라의 미국 EV 점유율은 지난해 한때 사상 최저인 41%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뒤집히고 있다.

경쟁 완성차업체들이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전기차 사업에서 대거 후퇴하면서 소비자가 선택할 대안 자체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콕스오토모티브의 스테퍼니 발데즈 스트리티는 “테슬라도 줄어들고 있지만 더 천천히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F-150 라이트닝·프롤로그·ID.4 줄줄이 퇴장

기존 완성차 업체의 후퇴는 주요 모델에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혼다 프롤로그, 폭스바겐 ID.4, 포드 F-150 라이트닝 등 미국시장에서 비교적 인기를 얻었던 전기차들은 이미 단종됐거나 조만간 생산이 중단될 예정이다.

GM의 쉐보레 이쿼녹스 EV와 블레이저 EV, 포드 머스탱 마하-E는 판매가 계속되고 있지만 생산규모가 상당폭 줄었다.

테슬라의 대항마로 기대됐던 저가형 전기차들도 판매시장에서 존재감을 크게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GM은 올해 쉐보레 볼트를 다시 출시했지만 생산을 당초 2교대에서 1교대로 축소하기로 했다. 2027년에는 이 차량을 다시 단종하고 해당 생산공간을 내연기관 차량에 사용할 계획이다.

닛산은 올해 3세대 리프를 내놓았지만 일본에서 생산하는 가장 저렴한 모델의 미국 수입을 무기한 연기했다.

WSJ는 기존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사업의 손실을 줄이기 위해 대규모로 후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모델Y, 미국서 팔리는 EV 3대 중 1대

경쟁사의 후퇴 속에서 테슬라의 시장 지배력을 지탱하는 핵심 모델은 모델Y다.

올해 모델Y 미국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 감소하는 데 그쳤다.

미국에서 올해 판매된 전기차 3대 가운데 1대가 모델Y일 정도다.

테슬라는 올여름 6인승으로 차체 길이를 늘린 모델Y L도 출시해 제품군을 확장했다.

반면 모델3 판매량은 올해 34% 감소했다.

출시 초기 큰 관심을 받았던 사이버트럭도 올해 판매량이 9769대에 그쳐 주력차종으로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

모델S와 모델X까지 단종되면서 현재 테슬라의 미국 자동차 사업은 사실상 모델Y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높아진 상태다.

테슬라의 미국 판매량은 2023년 65만4888대로 정점을 기록했다. 콕스오토모티브 자료에 따르면 올해까지 3년 연속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새 차보다 FSD…자동차 전략도 달라져

테슬라가 점유율을 되찾고 있지만 전통적인 방식으로 자동차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머스크 CEO는 모델S와 모델X를 후속차종 없이 단종하고 완전자율주행 차량과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모델3와 모델Y도 최근 대대적인 개선을 거쳤지만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에서 개발된 신차는 아니다.

테슬라의 최신 차량인 사이버캡은 운전대와 페달이 없는 자율주행 전용 차량으로 아직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되지 않고 있다.

고급 스포츠카 로드스터를 다시 출시할 계획이지만 판매 시점도 밝히지 않았다.

전 뱅크오브아메리카 자동차 애널리스트인 독립 컨설턴트 존 머피는 당분간 테슬라 자동차 사업의 가장 중요한 차별화 요소가 완전자율주행(FSD·감독형) 소프트웨어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테슬라가 새로운 차종을 계속 출시하는 전통적인 자동차업체식 전략보다 소프트웨어와 자율주행 기술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WSJ가 소개한 로스앤젤레스의 마케팅 임원 존 워드는 지난 4월 자신의 세 번째 테슬라인 모델Y를 구입하면서 리비안의 신형 R2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도 관심 있게 지켜봤지만 실제 구매 후보로는 진지하게 검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가 테슬라를 다시 선택한 핵심 이유는 FSD였다.

◇기존 업체 복귀 전까지 ‘테슬라 시장’ 가능성

머피는 테슬라가 로봇과 AI, 자율주행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강조하더라도 향후 5년 동안 미국 EV 시장에서 현재의 높은 점유율이 크게 흔들릴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기존 완성차업체들이 다시 공격적으로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려면 배터리 기술에서 큰 진전이 나타나거나 미국의 규제정책이 급격히 바뀌어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는 테슬라의 점유율 반등을 단순한 판매 회복으로 보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테슬라 자체의 미국 판매는 여전히 감소하고 있고 신차 라인업도 축소되고 있지만 경쟁사들이 EV 투자를 더 빠르게 줄이면서 테슬라가 잃었던 시장을 상대적으로 되찾고 있기 때문이다.

WSJ는 미국 전기차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된 상황에서도 기존 완성차 업체들의 후퇴가 이어질 경우 당분간 미국 EV 시장의 중심은 다시 테슬라로 기울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