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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AMD 독점 깬다"… 日 후지쯔, 2나노 AI CPU '모나카' 내년 美·亞 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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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AMD 독점 깬다"… 日 후지쯔, 2나노 AI CPU '모나카' 내년 美·亞 수출

슈퍼컴퓨터 '후가쿠' 고효율 기술 집약… 2nm 공정 기반 전력 효율 극대화
美 슈퍼마이크로와 공급 계약 체결… 빅테크 클라우드 및 글로벌 AI 추론 시장 정조준
TSMC 2나노 위탁생산·2029년 1.4나노는 래피더스 협력 유력… 2030년 누적 매출 2,500억 엔 목표
후지쯔 로고가 2017년 10월 2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메세에서 열린 CEATEC JAPAN(첨단 기술 합전시회)에서 촬영되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후지쯔 로고가 2017년 10월 2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메세에서 열린 CEATEC JAPAN(첨단 기술 합전시회)에서 촬영되었다. 사진=로이터

글로벌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이 대규모 모델 '학습' 단계에서 방대한 '추론(Inference)' 서비스 영역으로 급격히 전환되며 저전력 고효율 중앙처리장치(CPU) 수요가 폭증하는 가운데, 일본의 대표 종합 IT·통신 기업 후지쯔(Fujitsu)가 세계 최고 수준의 슈퍼컴퓨터 '후가쿠(Fugaku)' 개발 노하우를 집약한 차세대 2나노미터(nm) AI 전용 CPU ‘모나카(MONAKA)’를 내년부터 미국과 아시아 시장에 전격 수출한다.

과거 수십 년간 글로벌 CPU 시장은 인텔(Intel)과 AMD 등 미국 실리콘밸리 반도체 공룡들이 독점해 왔으며, 일본 기업들은 자체 개발 칩을 자사 메인프레임 등 폐쇄형 시스템 내에서만 제한적으로 활용해 왔다.

그러나 후지쯔가 글로벌 1위 AI 서버 제조사인 미국 슈퍼마이크로 컴퓨터(Supermicro)와 전격적인 칩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빅테크 클라우드 기업들을 상대로 대규모 외부 상업 판매에 나서면서, '반도체 패권 부활'을 벼르는 일본 첨단 논리(Logic) 반도체 생태계의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9월 13일(현지시각) 일본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 보도에 따르면, 후지쯔는 자체 개발한 2나노 공정 기반의 Arm 아키텍처 서버용 AI CPU '모나카'의 상용화 준비를 마치고 내년부터 북미와 아시아 주요 데이터센터 시장을 겨냥한 본격적인 수출 드라이브에 돌입한다.

슈퍼컴 '후가쿠' 전력 효율 계승… 2nm 회로로 소비전력당 성능 극대화

AI 모델이 상용화되면서 사용자의 질문에 적절한 답변을 실시간으로 추론해 내는 데 막대한 전력이 소모되는 것이 글로벌 데이터센터들의 최대 난제로 부상했다.

후지쯔가 내놓은 '모나카'는 바로 이 추론 병목을 정면 돌파하기 위해 설계됐다.

모나카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압도적인 전력 대비 성능(와트당 성능)'이다.

후지쯔는 한때 세계 1위 슈퍼컴퓨터로 이름을 떨쳤던 '후가쿠'와 그 전신인 'K 컴퓨터'를 독자 설계하며 축적한 고성능 컴퓨팅(HPC) 저전력 마이크로아키텍처 기술을 모나카에 전면 이식했다.

특히 회로 선폭 2나노의 초미세 공정을 채택 해 단위 소비 전력당 연산 능력을 극대화했다.

모나카의 초도 양산은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의 2나노 첨단 공정에 전량 외주 위탁된다.

나아가 후지쯔는 오는 2029년 출시 예정인 차세대 1.4나노급 초미세 제품군의 경우, 일본 정부 주도로 설립된 토종 파운드리 기업인 래피더스(Rapidus)의 홋카이도 공장에 생산을 위탁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어 일본 내 반도체 공급망 자립화와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슈퍼마이크로와 공급 계약… 금융·통신 24개사 시범 도입 완료

후지쯔는 과거처럼 칩을 연구용이나 자체 완성품에만 국한하지 않고 개방형 글로벌 생태계로 직행하는 공격적인 판로 개척에 나섰다.

이미 엔비디아의 핵심 파트너이자 글로벌 서버 시장의 강자인 미국 슈퍼마이크로 컴퓨터와 모나카 칩 공급 계약을 공식 체결했으며,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 구글 클라우드 등 미국 하이퍼스케일러들을 상대로 대대적인 수주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단품 칩 수출뿐만 아니라 모나카를 자체 탑재한 완제품 'AI 서버' 판매도 병행한다.

이미 일본 및 글로벌 금융·통신 분야 선도 기업 24개사에 테스트용 평가 서버가 설치되어 실전 검증을 마쳤으며, 현재 40개 이상의 글로벌 기업들과 정식적인 상업 도입을 위한 세부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후지쯔는 이시카와현에 위치한 기존 메인프레임 제조 공장의 생산 라인을 차세대 AI 서버 전용 양산 라인으로 점진 전환하고 있다.

2030년 누적 매출 2,500억 엔·서버 6만 대 목표… 日 '로직 굴기' 시동

후지쯔는 오는 2030 회계연도까지 모나카 CPU의 외부 판매만으로 누적 매출 2,500억 엔(약 2조 3,000억 원)을 달성한다는 공격적인 경영 목표를 수립했다.

자체 AI 서버 완제품 역시 6만 대 이상을 판매할 계획이다.

단순 하드웨어 공급에 그치지 않고, AI 모델 개발과 인프라 운영을 통합 지원하는 풀스택 소프트웨어 플랫폼까지 패키지로 제안해 수익성을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 통계기구(WSTS)에 따르면, AI 인프라 확충에 힘입어 전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는 오는 2026년 240조 엔으로 90% 가까이 폭증할 전망이다.

특히 GPU, CPU 등 고급 로직 반도체와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중심으로 시장 팽창이 집중되고 있다.

일본은 그동안 도쿄일렉트론 등 반도체 제조 장비와 신에츠화학 등 첨단 소재 분야에서는 세계 시장을 지배해 왔으나, 완제품 로직 칩 분야에서는 인텔, TSMC, 삼성전자에 밀려 존재감이 미미했다.

실제 올해 상반기(1~6월) 대만과 한국의 반도체 수출 총액이 일본을 크게 앞선 바 있다.

후지쯔의 2나노 AI CPU 모나카 수출 본격화는, 향후 ‘미국 빅테크 중심의 x86 CPU 독점 구도에 균열을 내고 슈퍼컴퓨터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AI 추론 데이터센터의 저전력 서버 칩 지형도를 재편하려는 일본 반도체 설계(팹리스) 진영의 부활 신호탄’인 동시에 ‘TSMC 외주 생산과 토종 래피더스 육성을 징검다리 삼아 일본이 첨단 로직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 주권국가로 복귀하려는 전략적 승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