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내 방어망 분절 극복할 다국적 협력망 가동…우주부터 해저까지 전장 통합
노르웨이·우크라이나 파트너십 결합…유럽 독자 연합 방위체계 구축 본격화
방위산업 프로그램 지원 확정…개별 사업 배분액과 세부 규격은 추후 과제
노르웨이·우크라이나 파트너십 결합…유럽 독자 연합 방위체계 구축 본격화
방위산업 프로그램 지원 확정…개별 사업 배분액과 세부 규격은 추후 과제
이미지 확대보기유럽 방위산업 전문 매체 '디펜스 인더스트리 유럽(Defence Industry Europe)'은 EU 이사회가 유럽 방위산업 프로그램(EDIP)을 통해 총 3억2500만 유로(약 5086억 원)의 예산을 배정했으나, 개별 프로젝트별 세부 지원액은 공개하지 않았다고 같은 날 보도했다.
이번 승인은 분절된 무기 조달 체계에서 벗어나 전장 영역 전반을 아우르는 유럽 독자 연합 방위망을 구축하려는 구조적 전환점으로 풀이된다.
단독 역량 한계 맞닥뜨린 유럽의 5대 사업 선정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지난 2월 공모를 시작해 접수한 9건의 제안서 중 5개 핵심 사업을 추려 같은 해 7월 3일 이사회에 제안했으며, 이번 이사회 의결을 통해 자금 지원 대상으로서의 지위가 최종 공식화됐다. 승인된 사업은 드론 생산과 대드론 대응, 해양·해저 보호, 우주 감시 체계, 통합 대공·미사일 방어, 동부 국경 안보 확충이다. 여러 회원국의 장비와 방어 자산이 전장에서 유기적으로 맞물려 돌아가도록 산업 협력을 촉진하겠다는 계산이 깔렸다.
드론 대응을 위한 '유럽 결의(European Resolve)' 프로젝트는 무인기 확충과 적대적 드론 저지 자산 확보에 주력한다. 통합 해양·해저 방어 사업은 해저 케이블을 비롯한 핵심 기반 시설을 향한 위험을 식별하고 대응하는 체계를 구축한다. 우주 영역의 스페이스 프로젝트는 미사일 발사 조기 경보 위성과 위성통신, 정찰, 정밀 위치 측정, 신속 대체 위성 발사 역량을 하나로 묶는다. EU 연합 통합 대공·미사일 방어는 조기 경보와 지휘 역량을 연계하며, 동부 국경 감시 시스템은 동부 전선의 육상, 공중, 해상, 사이버 안보 소요를 결합한다.
비회원국 파트너십 확장과 재원 조달의 현실
이번 공동 방위 프로젝트에는 EU 회원국뿐 아니라 비회원국인 노르웨이와 우크라이나가 공식 파트너 국가로 함께 참여한다. 아일랜드 헬렌 맥엔티 국방부 장관은 공식 발언에서 참여국들이 안보를 확보하기 위해 실질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파트너 국가인 노르웨이, 우크라이나와 긴밀히 협력해 우주와 영공, 해양, 해저 케이블, 그리고 이러한 시설에 의존하는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결정을 함께 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초기 사업 추진은 유럽 방위산업 프로그램 자금의 뒷받침을 받아 진행된다. 유럽 집행위원회는 앞으로 조성을 추진할 유럽 경쟁력 기금에서 추가 지원금을 조달하는 방안도 열어두고 있다. 다만 이번 의결은 사업 계획 승인과 지원 자격 부여에 해당할 뿐, 실제 시스템의 구축 완료를 뜻하지는 않는다. 사업별 구체 예산 배분 규모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역내 국가 간 이해관계 조율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다국적 상호운용성 구축과 역외 공급망 파급 효과
EU의 5개 프로젝트 추진은 유럽 무기 조달 정책의 무게중심이 개별 기성품 구매에서 다국적 연합 방위 시스템 구축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참여국들은 독자적인 표준 네트워크를 통해 장비 간 데이터 공유와 지휘체계 통합을 강화하고, 장기적으로는 역내 방산 생산 역량의 자립도를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다만 동유럽 일부 회원국들이 당면한 전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기존에 검증된 역외 무기 조달 권한을 일정 부분 고수할 경우, 유럽 단일 규격의 구속력은 제한적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관측도 상존한다.
이 같은 유럽 중심의 표준화 작업은 역외 공급망에도 직접적인 변수로 작용한다. 특히 폴란드를 거점으로 K9 자주포, K2 전차, 천무 다련장 로켓 등을 공급해 온 한국 방산 기업들은 향후 동부 국경 감시와 통합 대공·미사일 방어망의 지휘통제 데이터링크 연동 검증 요구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중장기적으로 유럽 경쟁력 기금이 투입되고 역내 생산 부품 의무 비율이 상향될 경우, 한국 기업들은 현지 파트너사와의 협력과 부품 현지화 비중 조정을 서둘러야 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으로 유럽 집행위원회가 5개 프로젝트의 사업별 세부 예산표와 구체적인 기술 규격 표준안을 확정하는 일정이 주목된다. 역내 국가들의 연대 수준과 더불어, 외부 협력국 및 해외 공급망과의 규격 인터페이스 개방 범위가 유럽 공동 방어망 구축의 실효성을 가를 핵심 지표가 될 전망이다.
최삼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syis@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