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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후 "국립현대미술관, 문체부의 허수아비 기관으로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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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후 "국립현대미술관, 문체부의 허수아비 기관으로 전락"

문체부가 미술관 인사권 불법적으로 빼앗아
[글로벌이코노믹 노정용 기자] 문화체육관광부가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의 공석을 틈타 관장의 인사권을 박탈하고 주요 운영 권한을 축소하는 내용으로 규정을 개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문체부가 국립현대미술관의 인사와 운영 전반에 직간접으로 개입할 수 있도록 규정이 개정돼 국립현대미술관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상실하게 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교육문화관광체육위원회 소속 정진후 의원(정의당)이 2015년도 문화체육관광부 및 국립현대미술관 국정감사를 위해 국립현대미술관의 운영규정 개정 실태를 조사한 결과, 지난 6월 1일 국립현대미술관은 ‘국립현대미술관 기본운영 규정’을 개정해 관장이 인사위원회의 위원장을 맡도록 한 조항을 문체부가 파견한 공무원인 기획운영단장이 인사위원회 위원장을 맡도록 바꾼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관장은 인사위원에서 배제되었고 기존에 인사위원이었던 학예직 책임자인 학예연구1실장과 학예연구2실장도 배제됐다. 반면에 인사위원장인 기획운영단장이 지명하는 과장급으로 인사위원회를 구성하도록 바뀌었다.
‘국립현대미술관 기본운영 규정’ 개정은 문체부의 승인 사항이며 관장이 공석 중에 문체부가 파견한 기획운영단장 주도로 ‘기본운영 규정’이 개정돼 사실상 문체부가 이번 규정 개정에 적극 개입한 의혹이 짙다고 정 의원은 밝혔다.

서울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이번 규정 개정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작품수집심의위원회의 위원장직이다. 일반적으로는 관장이 위원장을 맡는데, 이번 개정에서 외부 전문가 중에서 위원장을 선발하고, 수집작품을 제안할 수 있는 외부 전문가들은 문체부와 협의해 위촉하도록 했다. 사실상 관장의 작품수집 권한을 박탈한 대신 문체부가 작품 수집 권한을 장악한 꼴이다.

이와 함께 미술은행의 운영규정도 개정해 운영위원회 구성 시 관장의 위촉권을 축소시켜 문체부와 사전 협의를 거쳐 운영위원을 위촉하도록 했다. 또한 미술관 작품수집, 중장기 및 연간 전시계획 수립에 관해 심의 및 자문을 하는 운영자문위원회의 위원 위촉권도 문체부와 협의해 위촉하는 것으로 개정했다.

그러나 책임운영기관인 국립현대미술관은 ‘책임운영기관법’ 제2조에 따라 “행정 및 재정상의 자율성”을 부여받고 제3조에 따라 “기관 운영의 독립성과 자율성이 보장”받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정진후 의원은 “개정된 내용들은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의 인사권을 박탈하는 한편 오히려 문체부가 인사와 운영에 개입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명백히 법률을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국립현대미술관은 우리나라 근현대 미술의 역사와 미래의 방향을 제시하는 기관으로 자율적이고 독립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며 “관련법을 위반하면서까지 우리나라를 미술을 대표하는 미술관을 문체부의 영향력 아래 둬 허수아비 기관으로 전락시킨 것은 문화예술에 대한 폭거에 다름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노정용 기자 no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