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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유권자 절반 '2030년까지 100% 전기차 전환' 지지...주정부 후속조치는 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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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유권자 절반 '2030년까지 100% 전기차 전환' 지지...주정부 후속조치는 미흡

콜투라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사진=콜투라
콜투라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사진=콜투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는 2030년까지 미국에서 굴러가는 자동차의 절반을 전기차로 채우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지난 8월 발표한 바 있다.

GM을 비롯한 미국의 주요 완성차 업체 대표들을 모아놓고 이같은 계획을 대대적으로 공개했다. 미국 자동차업체들도 바이든 대통령의 계획을 적극 지지한다면서 전기차 사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 계획을 앞다퉈 밝히고 있다.
그럼에도 바이든 대통령의 계획이나 자동차업체들의 약속이 과연 제대로 실행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전망이 주류다. 2030년이라는 시점은 먼 미래가 아니지만 현재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3% 수준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2030년까지 전기차 비중을 50%로 늘리겠다는 미국 정부의 계획을 넘어 미국 국민의 절반 이상은 2030년까지 모든 차를 전기차로 대체하는 방안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기차의 필요성에 대한 미국 국미느이 공감대가 미국 정부가 목표하는 수준보다 넓게 형성돼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실제로 입법을 통해 전기차 도입 확대를 추진해야 하는 위치에 있는 주정부 차원의 노력은 아직 매우 미흡한 것으로 파악돼 회의론을 키우고 있다. 제조업체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다.

미 유권자 55% “2030년까지 내연차→전기차 완전대체” 지지


29일(이하 현지시간)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에 따르면 내연기관 자동차 퇴출 운동을 벌여온 미국의 환경단체 콜투라가 예일대, 조지메이슨대, 기후변화 전문업체 클라이밋넥서스가 의뢰해 최근 미국 유권자 약 30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12~18일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조사 결과의 골자는 미국 유권자의 55%가 2030년까지 모든 차량을 전기차로 전환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을 지지한다고 밝힌 것. 반면 이에 반대하는 의견은 35%에 그쳤다.

클라이밋넥서스는 미국의 모든 주정부를 상대로 2030년까지 모든 차량을 전기차로 전환할 것을 촉구해온 단체다.

연령별로 분석한 결과 2030년까지 내연차를 전기차로 완전히 대체하는 입법에 대한 찬성의견은 특히 젊은 유권자, 흑인 유권자, 히스패닉계 유권자에서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주별로는 뉴욕주, 하와이주, 매사추세츠주, 캘리포니아주 유권자들의 지지의견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전기차로 전환하는 방안에 대해 미국 유권자의 과반수가 지지 입장을 표시했으나 전기차에 대한 상식이 적은 사람도 생각보다 많다는 사실이 이번 여론조사에서 확인됐다고 일렉트렉은 전했다.

전기차의 통상적인 주행거리가 미국인의 하루 평균 자동차 주행거리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응답자가 21%나 됐기 때문이다.

일렉트렉은 “미국인 운전자의 하루 평균 주행 거리는 39마일(약 48km) 수준인데 현재 주행 거리가 이보다 짧은 전기차는 없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주정부 후속 입법 조치 전무한 실정


그러나 일렉트렉은 이번 조사를 통해 전기차 확대에 대한 소비자들의 지지는 폭넓은 것으로 확인됐으나 연방정부의 전기차 확대 계획을 실행에 옮겨야 하는 입장인 지방정부의 전기차 도입 확대에 관한 후속 입법 조치를 비롯한 추진 실적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일렉트렉은 “단적으로 2030년까지 모든 차량을 전기차로 대체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킨 주정부는 현재 단 한곳도 없는 실정”이라고 보도했다.

테슬라 전기차 조립공장이 위치한 캘리포니아주에서 오는 2035년까지, 워싱턴주에서 오는 2030년까지 내연기관차의 판매를 중단하고 전기차만 판매하도록 하는 법안이 각각 추진된 바 있으나 최종 입법화에는 성공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같은 사정을 감안해 바이든 대통령이 이끄는 연방정부에서도 전기차 비중을 2030년까지 50%로 확대하는 선에서 목표를 잡은 것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자동차업계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일렉트렉에 따르면 GM, 포드자동차, 지금은 다국적 자동차기업 스텔란티스에 편입된 크라이슬러 등 미국의 이른바 ‘빅3 자동차 업체’가 현재 밝히고 있는 목표는 전기차 판매 비중을 2030년까지 40~50% 정도까지 늘리겠다는 것.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밝힌 목표를 겨우 실현할 수 있는 수준의 계획에 그치는 것으로 2030년까지 내연차 판매를 중단하는 것을 지지하는 미국내 과반 여론을 감안하면 미흡하다는 것이 일렉트렉의 지적이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