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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장갑’으로 손 부기 25% 뺀다…재활 패러다임 뒤집은 ‘에디마플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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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장갑’으로 손 부기 25% 뺀다…재활 패러다임 뒤집은 ‘에디마플렉스’

코넬대, 37개 초소형 구동기 탑재한 섬유 로봇 개발… ‘가정 내 자가 치료’ 시대 개막
개인 맞춤형 3D 편직 기술 결합… 글로벌 웨어러블 의료기기 시장 ‘게임 체인저’ 부상
미국 코넬대학교(Cornell University) 연구팀은 나노 공학과 섬유 기술을 결합해 부종 환자의 재활을 돕는 소프트 로봇 장갑 ‘에디마플렉스(EdemaFlex)’를 공개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코넬대학교(Cornell University) 연구팀은 나노 공학과 섬유 기술을 결합해 부종 환자의 재활을 돕는 소프트 로봇 장갑 ‘에디마플렉스(EdemaFlex)’를 공개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병원에 가지 않고도 집에서 로봇 장갑을 끼는 것만으로 손 부종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지난 24일(현지시각) 미국 코넬대학교(Cornell University) 연구팀은 나노 공학과 섬유 기술을 결합해 부종 환자의 재활을 돕는 소프트 로봇 장갑 ‘에디마플렉스(EdemaFlex)’를 공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npj 플렉서블 일렉트로닉스(npj Flexible Electronics)’ 최신호에 게재되며 의료계와 로봇 산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초소형 액추에이터 37개의 정밀 협업… ‘부기’ 밀어내는 액티브 펌핑 기술

부종은 단순히 붓는 현상을 넘어 방치할 경우 조직 괴사와 통증을 유발하지만, 그동안의 치료는 의료진의 수동 마사지나 단순 압박 스타킹에 의존해 왔다. 에디마플렉스는 이 지점에서 ‘로봇 기술의 일상화’라는 해법을 제시한다.

기기의 핵심은 장갑 전체에 촘촘하게 배치된 37개의 초소형 액추에이터(구동기)다. 연구팀은 다섯 손가락마다 각 6개씩, 그리고 손바닥에 7개의 액추에이터를 전략적으로 배치했다.

머리카락처럼 가는 ‘형상기억합금(SMA)’ 스프링이 장갑 소재인 ‘스팅(Sting) 원사’ 속에 짜여 있어, 전기가 흐르면 근육처럼 수축하며 부기를 밀어낸다.

특히 소재의 17%를 차지하는 탄성 섬유와 결합한 이 장치는 손가락 끝에서 손목 방향으로 순차적인 압력을 가한다. 이는 정맥과 림프관의 흐름을 인위적으로 활성화해 고여 있는 체액을 몸 중심부로 되돌리는 ‘액티브 펌핑’ 기능을 수행한다.

데이터로 입증된 ‘30분의 마법’… 환자 맞춤형 3D 프린팅의 승리


이번 연구가 학계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정교한 수치로 증명된 임상 효과 때문이다. 7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 결과, 단 30분간의 1회 착용만으로도 손의 전체 부피가 최대 25%까지 감소하는 드라마틱한 변화가 확인됐다.

참가자들의 평균 부피 감소율은 3~5% 수준이었으며, 손 둘레 또한 평균 3%가량 줄어드는 유의미한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단순히 기계적 압박에 기댄 결과가 아니라, 환자 개개인의 해부학적 구조를 반영한 ‘초개인화 제조 플랫폼’ 덕분이다.

신디 카오(Cindy Hsin-Liu Kao) 코넬대 부교수는 “환자의 손을 디지털 비트맵으로 스캔한 뒤 이를 3D 니팅 머신에 연동해 실시간으로 맞춤형 장갑을 제작했다”며 “환자의 환부 위치와 피부 상태에 따라 압박의 강도와 지속 시간을 소프트웨어로 정밀하게 조정할 수 있는 것이 에디마플렉스의 진정한 혁신”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임상에 참여한 조안 스틸링(Joan Stilling) 웨일 코넬 의과대학 조교수는 “기존의 투박한 재활 기기와 달리 집에서 안전하게 자가 치료가 가능하다는 점이 환자들에게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전했다.

의료용 웨어러블의 미래… 하지 부종 및 여성 건강 시장 조준


전문가들은 에디마플렉스가 보여준 ‘섬유 기반 소프트 로봇’ 기술이 향후 전체 의료기기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딱딱한 금속 프레임이 아닌 일상복 같은 소재로 로봇을 구현했기에 환자의 거부감이 적고 장시간 착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재활의학계의 한 관계자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의료 시장에서도 하지 정맥류나 림프 부종 환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전문적인 재활 서비스를 매일 받기에는 비용과 시간적 제약이 컸다”며 “에디마플렉스의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가정 내 디지털 재활’이라는 새로운 거대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이번 손 부종 장갑의 성공을 발판 삼아 하지 부종 치료용 장치와 여성 건강 관리 솔루션으로 기술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결국 ‘입는 로봇’이 병원의 문턱을 낮추고 고령화 시대의 개인 맞춤형 주치의 역할을 하게 될 날이 머지않았다.


서진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