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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사태, 연준 금리인상에 어떤 영향 미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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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사태, 연준 금리인상에 어떤 영향 미칠까

국제유가 상승도 변수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은 총재(왼쪽)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와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은 총재(왼쪽)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와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이 '침공 개시'로 규정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개입이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상 행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제 유가를 비롯한 상품 가격 상승세가 연준의 금리행보를 가파르게 만들지, 아니면 경기둔화 우려로 긴축 되감기에 제동을 걸게 될지 상황이 모호하다.

급격한 긴축 전환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세계 최대 산유국인 러시아에 대해 미국과 서방이 경제제재에 나설 경우 국제유가를 급격히 끌어올리고, 이때문에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이 심화하면 연준의 금리인상 행보가 빨라질 수 있다.

JP모건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서방이 제재에 나서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150 달러로 치솟을 수 있다고 비관한 바 있다.

아직 똑 부러지게 침공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모호하면서도 과감한 행보를 지속하는 러시아 여파로 22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장중 100달러에 바싹 다가서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상황 악화가 상품 가격 상승세로 이어지고 있지만 가장 크게 문제가 되는 것은 석유 가격이다.

무디스 애널리틱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크 잰디는 밀, 팔라듐, 니켈 등 다른 상품들도 있지만 가장 문제가 되는 상품은 바로 석유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갈등으로 유가가 배럴당 10~15달러 더 오를 수 있다면서 이같은 흐름이 지속되면 미 기름값이 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잰디는 그 결과 이미 전년동월비 7.5%를 기록하고 있는 물가상승률이 0.5%포인트 더 오를 수 있어 연준이 복잡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경우 물가를 잡으려면 금리를 가파르게 올리고, 보유 채권 매각도 급속히 진행해야 하지만 경제 성장세를 망칠 수도 있다.

경기둔화 우려로 속도 조절할까


유가 상승세는 한편으로 인플레이션을 부르지만 다른 한편으로 미 경제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

미 경제활동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소비가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석유값이 치솟아 전체 소득에서 에너지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면 소비자들은 다른 부문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처분가능소득이 줄어들어 씀씀이가 줄어들고, 이렇게 되면 경제성장세가 둔화될 수 있다.

연준이 섣불리 금리인상에 나서지 못할 것으로 보는 배경이다.

복잡한 셈법


그러나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충격이 어느 정도가 될지는 지금 가늠하기 어렵다.

경제 성장세에 충격을 줄 정도로 유가가 오를지 여부가 우선 불확실하다.

에너지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 공격에 나설 경우 유가가 큰 폭으로 오를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유가 상승은 그렇지만 2가지 시나리오로 전개될 수 있다.

JP모건 수석 이코노미스트 브루스 카스만은 유가 상승세가 경제 성장세에 상당한 충격을 주는 경우를 따를 수도 있고, 유가가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기는 하지만 성장에는 큰 충격을 주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연준이 당분간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경기둔화를 우려하면 금리인상 속도를 늦추는 것이 필요하지만 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면 속도를 높여야 한다.

0.5%포인트 인상은 물 건너가


카스만은 우크라이나 변수로 인해 연준이 다음달 15~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5%포인트 인상을 결정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이전과 같은 0.25%포인트 인상으로 물가 오름세를 먼저 견제할 것이란 예상이다.

그는 국제유가 흐름이 연준 금리정책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유가가 지난해 4분기 평균치에 비해 약 30% 올랐다면서 75~100% 올라 배럴당 120~150 달러 수준이 된다면 경제 성장이 타격을 받기 때문에 연준의 행보가 늦춰질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무디스의 잰디는 배럴당 150 달러 유가는 가능성이 낮다면서 연준의 무게중심이 인플레이션 억제에 쏠릴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잰디 역시 연준이 유가 흐름을 신경 쓸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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