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美 물가 전선에 이상징후...연준 관망 속 연내 금리 인하 불가 전망도

공유
1

美 물가 전선에 이상징후...연준 관망 속 연내 금리 인하 불가 전망도

도이치뱅크, 연내 금리 인하 없을 수 있다. 선물 시장은 6월 첫 인하 가능성 81.6%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이 미국의 인플레이션 내림세가 주춤함에 따라 올해 첫 금리 인하 시점을 늦출 것으로 월가가 예상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이 미국의 인플레이션 내림세가 주춤함에 따라 올해 첫 금리 인하 시점을 늦출 것으로 월가가 예상했다. 사진=로이터
미국 체감경기를 반영하는 1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보다 0.3% 상승하는 등 인플레이션 내림세에 제동이 걸림에 따라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올해 금리 인하 시점을 늦추면서 장기 관망 모드에 들어갔다. 월가에서는 올해 첫 금리 인상 시점이 이르면 6월이 될 수 있으나 하반기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지고, 심지어 올해 내에 금리 인하가 물 건너갈지 모른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 경제 전문지 배런스는 17일(현지시간) “올해 금리 인하가 없을 수 있다는 전망에는 컨센서스가 이뤄지지 않았으나 이제는 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 도했다. 배런스는 “경제 전망이 수시로 빗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블룸버그 이코노믹스가 지난해 10월에는 올해 경기 침체 확률이 100%라고 예상했었다”고 지적했다.
매튜 루제티 선임 이코노미스트가 이끄는 도이치뱅크 미국 경제 분석팀은 지난주 투자 메모에서 “2024년에 금리 인하가 없을 가능성이 절대 낮지 않다”고 주장했다. 도이치뱅크는 “그렇지만, 연준이 올해 6월부터 0.25% 포인트씩 4번 기준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게 우리의 기본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오는 6월 11~12일에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첫 금리 인하 결정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오후 현재 오는 3월 19~20일 열리는 FOMC 회의에서 금리를 현행대로 5.25~5.5%로 동결할 가능성은 90%, 0.25% 포인트 인하 가능성은 10%로 나타났다. 오는 4월 30일~5월 1일에 열리는 FOMC 회의에서 금리 동결 가능성은 61.6%, 0.25% 포인트 인하 가능성은 35.2%, 0.5% 포인트 인하 가능성은 3.2%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에 마지막으로 6월 11~12일에 열리는 FOMC 회의에서 처음으로 금리를 0.25% 포인트 내릴 가능성은 53.7%, 0.5% 포인트 인하 가능성은 25.7%, 0.75% 포인트 인하 가능성은 2.2%로 나타났다. 이때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18.4%에 그쳤다. 이는 곧 금리 선물 투자자들이 6월 12일에 첫 금리 인하 조처가 나올 가능성을 81.6%로 예상한다는 뜻이다.

FOMC 위원을 비롯한 연준 고위 관계자들은 대체로 금리 인하 신중론을 제기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16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행사에서 “우리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내 믿음이 흔들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데일리 총재는 “우리가 얼마나 이른 시간에 목표 지점에 도달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데일리 총재는 FOMC 위원들이 점도표를 통해 예상한 대로 현재까지는 올해 3번 금리를 내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라파엘 보스틱 미국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16일 “우리가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일(물가 통제)을 마치기도 전에 너무 앞서 나가면 안 된다”고 금리 인하 신중론에 가세했다. 다만 보스틱 총재는 올여름에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보스틱 총재는 CNBC와 인터뷰에서 "내 전망은 정상화를 시작해 여름에는 정책 기조를 한층 중립적으로 돌리는 것이고, 기대한 것보다 금리 인하 시기가 앞당겨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보스틱 총재는 1월 미국 소비자 물가와 도매 물가가 예상 이상으로 오른 데 대해 "크게는 아니고 약간 놀랐다"면서 “인플레이션이 내려가 2% 목표에 이르는 길이 평탄하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노동부는 1월 PPI가 전월 대비 0.3% 올랐다고 발표했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PI는 0.5% 상승해 예상치 0.1%웃돌았다. 식품, 에너지, 무역을 제외한 PPI는 0.6% 상승해 지난해 1월 이후 전월 대비 대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미국의 PPI는 지난해 10월(-0.4%), 11월(-0.1%), 12월(-0.2%) 3개월 연속 하락하다 1월 상승세로 전환했다. PPI는 일정 시차를 두고 최종 소비재가격에 반영된다.

지난 13일 발표된 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3.1%에 달해 예상보다 높은 상승 폭을 보였다. CPI는 지난 2022년 6월 9.1%로 정점을 찍은 뒤 둔화 추세를 나타내다가 작년 6월 이후 3%대 초중반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