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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선호도 급증에 대기업 취업 계약학과 인기 시들…배터리 업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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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선호도 급증에 대기업 취업 계약학과 인기 시들…배터리 업계는?

2023년 8월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삼성SDI ‘테크&커리어 포럼’에서 최윤호 삼성SDI 사장이 환영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삼성SDI이미지 확대보기
2023년 8월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삼성SDI ‘테크&커리어 포럼’에서 최윤호 삼성SDI 사장이 환영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삼성SDI
의대 선호도 현상으로 대기업 취업이 보장되는 계약학과 인기가 떨어지고 있다. 이에 석사 과정부터 대학과 협력하며 인재 육성을 준비해 온 배터리 업계 인재 양성 계획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의대 선호로 인해 대기업 취업이 보장되는 주요 상위권 대학 계약학과 합격생들의 등록 포기 현상이 많아지고 있다. 계약학과는 대학이 기업과 계약을 맺고 기업이 요구하는 특정 분야를 전공으로 개설한 학과를 말한다. 졸업 후 취업이 보장된다. 삼성전자 취업이 보장되는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의 정시 최초합격자 중 미등록 비율은 92.0%로 지난해보다 22.0포인트(p) 상승했다. 현대차 취업이 보장되는 고려대 스마트모빌리티학부의 경우 최초합격자 20명 중 13명이 등록을 포기했다.
최근 정부의 내년 의대 정원 2000명 증원도 의대 선호도 현상에 불을 지피고 있다. 학원가에 따르면 의대 정원 2000명이 늘어나면 서울·고려·연세대 자연계열 학과 91개 중 의대 지원이 가능한 학과가 26개에서 62개로 확대되는 것으로 파악했다. 의대 지원 학생들이 더 많아져 이공계 우수 인재 확보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학과 계약학과를 설립했던 배터리 업계의 미래 인력 확보 계획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주요 대학과 배터리 전문가 양성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고려대의 배터리-스마트팩토리학과, 성균관대의 에스케인온이차전지학과가 대표적이다. 등록금 및 생활비를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다수 운영 중이다.

업계는 이를 두고 당장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의대 선호 현상이 심화한다면 이공계 학과에 진학하는 학생이 줄어들게 되고 이는 우수 인재확보에 어려움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대학들과 설립한 계약학과의 경우 뽑을 수 있는 인재가 적어 인재확보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 여기에 배터리 인재양성 프로그램에 지원이 가능한 학생들의 지원 자격이 이공계 학과에 재학 중인 학생인 것을 고려하면 이공계 인기 하락은 배터리 인재확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배터리 업계 한 관계자는 “배터리가 미래 성장성이 높은 산업이고 기업들의 처우 또한 나아지고 있는 편이어서 큰 우려는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미 배터리 업계의 경우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여기에 의대 선호 현상이 심화된다면 이공계 우수 인재가 확보에 우려가 된다"고 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