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보다 단열성 우수... 허리케인급 폭풍 견디는 내구성 갖춰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21일(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스티브 잡스의 까다로운 요구에 부응해 개발된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기술이 가정용 창문에 적용되면서 에너지 효율과 내구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고 전했다.
로렌스 버클리 국립 연구소의 계열사이자 건물 에너지 효율 분야의 석학인 스티븐 셀코위츠(Stephen Selkowitz)는 "창문은 일반적으로 단열이 잘 된 벽보다 평방 피트당 10배에서 20배 더 많은 에너지를 잃기 때문에 항상 문제로 간주된다"고 설명했다.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미국 가정은 창문의 초안, 누출 및 비효율성으로 인해 에너지 요금으로 연간 200달러에서 400달러(약 29만원에서 58만원)를 낭비하고 있으며, 이는 연간 총 250억 달러에 달하는 금액이다.
◇ 100년 만에 획기적 창문 기술 혁신
일반적인 이중창은 100년 전에 발명된 이래로 불활성 가스 충전이나 열 반사 코팅 추가 외에는 기본 설계가 거의 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새로운 3중, 4중 창문 기술은 이러한 한계를 뛰어넘는다.
이 혁신적인 창문의 핵심은 두꺼운 표준 유리 사이에 끼워진 신용카드보다 얇은 유리판이다. 코닝(Corning)의 이머징 이노베이션 그룹 수석 부사장인 론 버클리렌(Ron Verkleeren)은 "이 유리판은 신용카드보다 얇지만 퀸 사이즈 매트리스보다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닝은 애플이 아이폰을 처음 개발하기 시작했을 때 스티브 잡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고릴라 글라스(Gorilla Glass)라는 화학적으로 강화된 유리를 개발했다. 이 유리는 용융 주석 위에 용융 유리를 떠서 만드는 전통적인 소다석회 유리와 달리, 다른 첨가제를 함유한 용융 유리가 반 밀리미터 두께의 폭포에서 흘러내리며 빠르게 냉각되는 방식으로 제조된다.
버클리렌 부사장은 이 건축용 유리가 아직 고릴라 글라스와 같은 매력적인 이름을 갖고 있지 않지만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셀코위츠는 "단일 에어 갭에서 삼중 및 사중 창으로 가능한 2개 또는 3개의 에어 갭으로 이동하면 창의 단열 능력이 급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방 기금의 지원을 받는 로렌스 버클리 연구소에서 콜로라도에 본사를 둔 특수 창문 제조업체인 알펜(Alpen)과 협력하여 이러한 창문의 성능을 연구했다.
◇ 에너지 효율과 극한 기후 대응력 향상
이 새로운 3중 및 4중 창은 주변 벽보다 훨씬 더 나은 단열재가 될 수 있으나, 표준 에너지 효율적인 창보다 약 20% 더 비싸다. 알펜의 최고경영자(CEO) 앤드류 제크(Andrew Zech)는 "회사가 현재 콜로라도와 펜실베이니아에 위치한 두 곳의 시설에서 이 강화 유리창을 양산할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제크 CEO는 "비용 절감의 핵심은 창문 제작을 위한 회사의 새로운 자동화 고처리량 조립 라인"이라고 설명했다.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 있는 고성능 건축업체 칼라(Kala)의 전무이사 데이비드 슐라이허(David Schleicher)는 2015년부터 자신의 집 남쪽에 알펜의 삼중 창문 벽을 설치해 사용하고 있다. 그는 "집에 유리가 제대로 있으면 태양이 빛나고 창문으로 들어오는 한 겨울날에도 난방이 필요 없다"며 "저는 반바지와 티셔츠를 입고 있을 것이고 바깥 온도는 20도다. 그러는 동안, 내 이웃들은 난방비와 냉난방비로 코를 지불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터 브랜드(Miter Brands)는 플로리다주 노스 베니스에서 허리케인급 바람을 견딜 수 있는 창문에 코닝의 견고한 유리를 사용하고 있다. 마이터 자회사 PGT 이노베이션스의 엔지니어링 및 혁신 담당 부사장인 딘 루아크(Dean Ruark)에 따르면, "코닝의 얇은 유리를 내부에 사용함으로써 기존 내충격성 유리 도어의 무게(최대 600파운드)를 최대 40%까지 줄일 수 있었다."
이 경량 창문은 미국에서 가장 엄격한 허리케인 테스트인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의 허리케인 저항을 위한 건축 법규를 통과할 수 있다. 이 테스트에는 대형 허리케인에 해당하는 기압과 시속 34마일의 대포에서 발사되는 2x4 목재 발사체를 두 번 견디는 것이 포함된다.
슐라이허 이사는 "역사적으로 에너지 효율적인 기술이 채택되는 가장 큰 이유는 건축 법규에서 이를 요구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소 기준을 강제하는 명시적인 규정이 없으면 건축업자는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저렴한 자재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으며, 부동산을 임대하는 기업과 개인은 종종 세입자의 월 에너지 요금을 줄일 인센티브가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현재 일반 소비자들은 아직 지역 가정용품점에서 이러한 종류의 창문을 구입할 수 없다. 코닝과 알펜은 다른 창문 제조업체에 기술을 제공하고 있지만, 미국 내 생산은 최근 몇 달 동안에만 시작되었고 여전히 제조 규모를 확대하는 중이다.
업계에서는 이 혁신적인 창문 기술이 보급되면 미국 가정의 에너지 비용을 크게 절감하는 동시에 극한 기후 조건에서도 더 안전하고 쾌적한 주거 환경을 제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