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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호 길을 잃다. LG전자, 4분기 연속 적자인 모바일사업을 어찌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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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호 길을 잃다. LG전자, 4분기 연속 적자인 모바일사업을 어찌할까?

[글로벌이코노믹 이규태 기자] LG전자 MC(스마트폰)사업부 조준호 사장의 처지가 딱하다. 야심차게 내놓았던 G5의 판매가 기대에 못미쳐 MC사업부의 실적이 악화일로다.

LG전자는 28일 발표한 2분기 실적이 매출은 전년 동기(13조9257억원)보다 0.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2441억원)보다 139.5%나 급증했다.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 2014년 2분기의 6097억원 이후 8분기 만에 최고 실적이다. 영업이익률(4.2%)은 2009년 3분기 이후 7년 만에 최고치다.

이같은 호실적은 생활가전제품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와 TV를 맡는 HE사업본부가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올린 덕분이다.

반면 MC사업부는 지난 2015년 3분기 이후 4분기 연속 적자다.

증권가에서는 2분기의 호실적에도 LG전자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것도 MC사업부의 전망이 어둡기 때문이다. MC사업부의 실적 개선이 기대하기 어려움에 따라 증권가의 LG전자에 대한 목표가도 내렸다.

조 사장으로서는 다른 사업부 사장들은 물론 자신을 신뢰하고 오랫동안 기회를 준 최고경영진을 볼 면목조차 없어질 법하다. 실제 조사장은 지난 2014년 MC사업부를 맡아 G4, G5까지 출시했지만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서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LG전자 조준호 사장 /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LG전자 조준호 사장 / 사진=뉴시스

당초 조 사장은 G5에 큰 기대를 걸었다. 그도 그럴 것이 G5는 혁신적인 기능으로 시장 반응이 긍정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초기 납품 대응에 실패해 판매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사실상 관리의 실패다.
이에 조 사장은 본인 직속으로 PMO(Program Management Officer) 조직을 신설하고 주요 책임자를 교체하는 등 조직을 개편했다.

PMO는 주요 프리미엄 모델의 상품기획, 개발, 생산, 마케팅, 영업 등에 이르기까지 사업전반을 총괄하는 조직이다.

MC본부 영업조직을 가전제품 영업을 담당하는 한국영업본부와 통합시키고 MC본부에는 해외영업그룹만 남겼다. MC선행상품연구소, MC품질경영FD, MC마케팅커뮤니케이션FD 등은 본부장 직속 조직으로 변경했다.

아울러 LG전자는 현재 7000여명에 달하는 MC사업부 인력을 연내 6000명까지 축소한다는 계획이다. MC본부에서 일하던 1000여명의 인력은 VC(자동차부품), H&A(가전)사업부 또는 다른 계열사로 재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사업부 책임자인 조 사장이 실적 부진의 책임을 지는 대신 인력 구조조정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인력을 줄여 손실을 축소하겠다는 의도라는 것이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LG전자는 스마트폰 시장 지위 회복과 새로운 도약을 위한 조직 재정비라는 입장이다.

조 사장은 프리미엄 제품인 G5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중저가 스마트폰인 K와 X시리즈를 강화하고 있지만 이를 통한 실적 개선도 여의치 않다는 게 증권가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실제로 KB투자증권은 29일 보고서에서 “전세계 주요 스마트폰 업체가 평균판매단가(ASP)가 지속해서 하락하는 상황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한 치열한 경쟁에 나서고 있어 LG전자 입장에서는 갈수록 힘든 국면에 접어드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시장에서의 경쟁자인 삼성전자와 애플과 비교해 원가 경쟁력 격차 및 규모의 경제 차이가 있어 생산원가와 가격경쟁력이 핵심 요소인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반기 프리미엄 시장은 삼성전자와 애플이 각각 갤럭시노트7, 아이폰7을 내놓고 대전에 돌입하고, 중저가폰 시장에서는 팬택과 중국 업체들이 사운을 건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조 사장이 혼돈에서 제 길을 찾을 수 있을 지 의문이다.
이규태 기자 all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