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전기차 시장 춘추전국시대 반면 배터리 LG-삼성 양강 체체

글로벌이코노믹

전기차 시장 춘추전국시대 반면 배터리 LG-삼성 양강 체체

LG화학과 삼성SDI가 원천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양강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LG화학과 삼성SDI가 원천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양강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이코노믹 천원기 기자]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신차가 쏟아지면서 춘추전국시대로 진입하는 양상인 데 반해 배터리 시장은 원천기술을 보유한 삼성과 LG의 양강 체제가 굳어지는 모습이다.

◇스포츠카 전문가 마세라티도 가세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 이후 친환경차 시장으로 급변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전기차는 실현 가능성이 가장 높은 친환경차 모델로 평가되면서 모든 완성차 브랜드들이 앞다퉈 신차를 선보이고 있다.

고성능 스포츠카만 고집하던 마세라티도 시대의 거센 물줄기에 밀려 2020년 전기차를 출시하기로 선언했다. 폭스바겐은 전기차 ‘I.D’를 2020년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며, BMW도 3시리즈를 기반으로 한 전기차 개발에 돌입했다.

아우디 역시 자사의 최고급 세단 A8의 전기차 버전을 이르면 내년 하반기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정보기술(IT) 기업 애플까지도 2019년 전기차를 내놓을 계획이다.

한국 시장의 경우 내년 새롭게 등장하는 전기차는 5~6종에 달한다. 가장 주목 받는 모델은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가 선보이는 ‘모델S’로 1회 충전으로 450㎞ 이상 주행할 수 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쉬지 않고 달릴 수 있는 성능을 확보했다는 것. 450㎞에 달하는 1회 충전 주행거리에 스포츠카에 버금가는 주행 성능이 가장 돋보이는 장점이다.

한국GM도 환경부로 부터 ‘볼트EV(Bolt EV)’ 1회 충전 주행거리에 대한 인증절차를 완료하고, 내년 상반기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볼트EV는 1회 충전으로 약 383㎞를 주행한다.

◇삼성-LG, 전기차 배터리 양강 체제


이처럼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각 브랜드의 각축장이 되고 있는 반면 전기차 기술의 핵심인 배터리는 삼성SDI와 LG화학의 양강체제가 굳어지는 양상이다.

일본 닛산 계열의 AESC, 파나소닉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굵직한 업체들이 버티고 있지만 삼성SDI와 LG화학은 배터리 관련 원천 기술을 확보하며 글로벌 완성차의 러브콜을 잇따라 받고 있다.

LG화학의 경우 배터리의 원천기술인 SRS(배터리 안전성 강화 분리막) 기술에 대해 유럽과 일본에서 특허를 획득한 상태다. 이 같은 기술을 토대로 2세대 전기차로 평가받는 GM의 볼트EV(쉐보레가 한국에 도입하는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최근에는 재규어와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LG화학은 2020년까지 물량을 확보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로 업체별 배터리 영업과 수주가 다 공개되지 않아 평가기관마다 차이가 있지만 LG화학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2위로 자리매김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네비건트 리서치는 LG화학이 생산하는 전기차 배터리를 가장 경쟁력 있는 제품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삼성SDI는 2020년까지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약 3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中 배터리 맹추격…일본 업체 반격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삼성-LG 양강 체제가 구축되면서 국내 업체들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지만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업체들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중국의 테슬라라고 불리는 비야디(BYD)의 경우 중국 정부가 보호무역을 강화하면서 올해 점유율을 크게 늘렸다. 한 시장조사업체는 비야디를 파나소닉에 이어 글로벌 점유율 2위라고 밝히기도 했다.

중국 업체의 추격이 거세지면서 LG화학은 올 3분기 전지 사업부문에서 14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삼성SDI 역시 전지부문 매출이 전분기 대비 2.8% 감소했다.

국내 업체들이 경쟁사보다 선제적 투자를 강화한 만큼 당장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지만 중국의 보호주의 무역이 강화된 결과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일본 업체들의 반격도 심상치 않다. 파나소닉의 경우 국내 업체에 밀려 주춤했으나 테슬라에 배터리를 공급하기 시작하면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배터리 출하량 순으로만 보면 파나소닉은 약 6만대에 달하는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하면서 점유율 1위로 올라섰다. 파나소닉은 이 같은 성공을 토대로 적극적인 기술 개발에 ‘올인’하고 있다.
천원기 기자 000wonk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