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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인수 검토 장인화號 포스코, 업계 반발에 고민 깊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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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인수 검토 장인화號 포스코, 업계 반발에 고민 깊어져

삼일PwC 등과 자문단 꾸려 인수 검토 중
업계 반발 거세지며 갈등 고조되고 있어
포스코 서울 본사 전경. 사진=포스코이미지 확대보기
포스코 서울 본사 전경. 사진=포스코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포스코가 비용 절감과 신성장동력 확보 등 수익성과 지속가능성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 국내 1위 해운사인 HMM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만, 해운업계가 거세게 반대하면서 갈등이 고조되고 있어서다. 규제 또한 발목을 잡고 있어 사실상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삼일PwC, 보스턴컨설팅그룹(BCG) 등과 계약을 맺고 자문단을 꾸려 HMM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회사 측은 "그룹 사업과 전략적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지를 검토하는 수준"이라면서 "인수 참여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포스코가 HMM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비용 절감과 신사업 동력 확보를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포스코는 철광석 등 원료를 수입하면서 매년 약 3조 원의 물류비를 지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해운업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한국해운협회는 지난달 11일과 전날 두 차례에 걸쳐 입장문을 내고 포스코에 HMM 인수 검토를 전면 철회할 것을 요청했다. 협회는 "철강이 주력인 포스코가 HMM을 품을 경우 전문적인 해운 경영이 어려워지고, 우리나라 수출입 업계 전반이 심각한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포스코가 아직 인수전에 공식적으로 뛰어들지도 않았지만, 업계 반발이 이미 거세지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반대 여론은 향후 정부의 인허가 절차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포스코가 HMM을 인수하려면 해운법에 규정된 정책자문위원회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이 위원회는 해운업계와 학계 관계자 등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이미 업계에서 반대 기류가 확산된 만큼 위원회에서 찬성표를 얻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포스코가 HMM 인수를 통해 얻는 장점은 확실하다. 그러나 과거 대우로지스틱스 인수를 추진했다가 업계 반발로 철회한 전례가 있는 만큼 고민이 더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