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 입장에서는 자존심을 구기는 일이지만, 차주들이 이른바 '뽀대'를 위해 50만원 가까이 소요되는 교체 비용을 아까워하지 않으면서 영업사원들까지 서비스 차원(?)에서 엠블럼을 교체해 주고 있다.
하지만 교체를 희망하는 차주들이 늘면서 르노 엠블럼이 자동차용품점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것이다. 실제 전국적인 판매량은 집계할 수 없지만, 오픈마켓인 G마켓을 통해 르노 엠블럼을 판매하는 리카○○에서는 월 평균 150개 가량 꾸준히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부산 지역의 한 자동차용품점 역시 엠블럼 교체를 문의하는 고객이 급증하면서 블로그에 관련 사진을 게재하는 등 적극적인 홍보에 나섰다. 비용을 아끼기 위해 직접 엠블럼을 교체하는 '다이족'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르노삼성 영업사원도 엠블럼 교체를 희망하는 고객에게는 무상으로 엠블럼을 교체해주는 등 이를 마케팅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엠블럼 교체 후 만족도도 높다. 관련 동호회에 게재된 엠블럼 교체 게시물의 댓글을 살펴보면 "멋있다", "저도 하고 싶어요" 등의 의견이 많이 보인다.
엠블럼 교체는 과거 한국지엠이 지엠대우 시설에도 빈번했다. 당시 지엠대우 차주들은 '부채꼴' 모양의 앰블럼이 촌스럽다며 쉐보레 엠블럼으로 교체하는 일들이 많았다. 결국 지엠대우는 사명을 한국지엠으로 변경하면서 엠블럼을 쉐보레로 바꿔주는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차주들이 엠블럼을 교체하는 이유는 브랜드 인지도와 상관이 있다"며 "브랜드 인지도 향상을 위해 꾸준한 노력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르노삼성이 '중형차 이상의 중형차'를 표방하며 선보인 SM6는 지난해 5만7478대가 판매되면서 국내 중형차 시장에서 판매 2위를 차지했다. 영업용 차량을 제외한 자가용 등록대수만 놓고 보면 같은 기간 5만431대가 팔려 판매 1위였던 현대차 쏘나타(자가용 기준 3만5023대)보다 2배 가까이 많다.
천원기 기자 000wonk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