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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지금은 IP 시대①] 유명 IP게임, 못해도 중박은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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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지금은 IP 시대①] 유명 IP게임, 못해도 중박은 친다

[글로벌이코노믹 신진섭 기자] 올해 국내 게임 업계의 흐름은 ‘IP(지적재산권)’ 한 글자로 요약 가능하다. 국내 매출 상위권 게임 대부분은 기존 IP를 활용한 게임이다. 해외 유명 IP를 수입하거나 유명 IP 게임을 퍼블리싱 하는 전략도 눈에 띈다. IP 몰두 현상은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목격된다. 전 세계 게임업계가 IP에 집중하는 원인을 분석해 보고 효과적인 성공 전략에 대해 알아본다. 편집자 주

13일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 10위권 중 기존 IP을 활용한 게임은 무려 9개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IP를 활용한 ‘리니지M’과 ‘리니지2 레볼루션’이 매출 1, 2위를 차지하고 있고 ‘리니지M’ 12세 버전이 7위다. 불리언 게임즈의 ‘다크 어벤저2’의 후속작인 ‘다크어벤저3’가 3위, 중국 넷이즈의 게임을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한 ‘음양사 for kakao’가 4위다. 6위 ‘모두의 마블 for kakao’나 8위 ‘하스스톤’, 9위 ‘피파 온라인3’는 기존 PC게임을 모바일 플랫폼으로 이식한한 작품이다. 10위 ‘클래시 로얄’도 ‘클래시오브클랜’의 캐릭터와 설정을 그대로 가져와 장르를 바꾼 게임이다. 룽첸의 ‘소녀전선’만이 IP 비 활용 게임이다. IP 활용 게임이 대세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나이언틱이 닌텐도의 포켓몬 IP를 활용해 만든 VR게임 '포켓몬GO'. 이미지 확대보기
나이언틱이 닌텐도의 포켓몬 IP를 활용해 만든 VR게임 '포켓몬GO'.

◇못해도 중박은 친다 ‘IP게임’

올해 1월 출시된 나이언틱의 AR(증강현실) 게임 포켓몬고는 포켓몬 만화와 게임을 즐겼던 이용자들에게 크게 소구하며 ‘포켓몬고 신드롬’을 일으켰다. 아이템을 쉽게 얻을 수 있는 지역 거주민을 포수저(포켓몬 고+금수저)라고 부르고 이 부근에 이용자들이 모여들어 상권이 활성화되면서 포케코노미(포켓몬 고+이코노미)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게임성 자체는 기존 AR게임과 크게 차이가 없지만 포켓몬이란 IP와 결합하며 색다른 UX(유저경험)를 제공했다는 것이 주요 성공배경으로 꼽힌다.

인기 IP를 이용한 게임은 그렇지 않은 게임과 비교할 때 유저들에게 친숙도가 높아 신작의 인지도를 쉽게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게임산업의 규모가 커지고 외국산 게임들까지 국내 시장에 진입하면서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도 IP 활용 게임이 부상하는 주된 배경이다. 성공이 불투명한 신작게임보다는 이미 두터운 팬층을 거느린 IP를 활용해 ‘중고신인’격 게임을 출시하면 적어도 ‘중박’은 친다는 계산이 깔려있는 것이다.

PC MMORPG를 모바일로 이식한 '리니지M'. PC버전과 비슷하다는 것이 오히려 장점으로 꼽힌다. 기존 유저층을 흡수하며 엔씨소프트의 모바일로의 체질변환을 이끌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PC MMORPG를 모바일로 이식한 '리니지M'. PC버전과 비슷하다는 것이 오히려 장점으로 꼽힌다. 기존 유저층을 흡수하며 엔씨소프트의 모바일로의 체질변환을 이끌고 있다.

◇PC에서 모바일로의 ‘게임 쉬프트’, 그 윤활유는 IP

게임 시장의 중심이 PC에서 모바일로 축이 옮겨 가는 흐름도 IP 활용 게임이 다수 출현하는 이유로 꼽힌다. 기존 충성 유저 층의 이탈을 최소화하면서 사업 구조를 모바일 중심으로 가져가기 ‘윤활유’로 IP를 이용하고 있는 것. 게임 웹진 '가마수트라’는 올해 3월 "모바일게임에 IP를 활용할 때, IP가 확보 하고 있는 기존 팬층뿐만 아니라 새로운 잠재 고객에게도 도달할 수 있어 사용자 획득 비용이 절감되며 수많은 모바일게임 속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이 그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리니지M은 20년 가까이 장수하고 있는 PC MMORPG ‘리니지’를 모바일로 이식한 게임이다. PC 버전과 게임성 자체는 큰 차이가 없지만 모바일 게임으로 이식하면서 기존 리니지 유저층을 그대로 흡수했다. 현재 증권가 추산 일매출 7~80억을 올리는 중이며 올해 연간 기준 7천억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리니지M 출현으로 리니지 유저들이 감소하는 ‘자기잠식’ 효과가 발생했지만 엔씨소프트는 걱정 없다는 반응이다. 리니지의 손해를 리니지M이 벌충해줄 것으로 기대한다는 것이다. 엔씨소프트 2분기 모바일게임 부문 매출은 937억원으로 전분기 234억원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기간 온라인게임 '리니지' 분기 매출은 338억 원으로 분기 대비 34%, 전년 동기 대비 64% 대폭 감소했다.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엔씨소프트 윤재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리니지와 리니지M은 상관 관계에 있다”면서 “리니지에서 잃은 것보다는 리니지M에서 얻은 게 더 많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2년 전만 해도 전무했던 엔씨소프트의 모바일 개발인력 비율은 현재 40%에 달한다.

지난달 13일 한국, 홍콩 등 아시아 지역 14개 국가에 출시된 ‘레고 ® 퀘스트앤콜렉트’는 서비스 시작 2주일 만에 누적 다운로드 수 100만을 넘어서는 등 넘어서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글로벌 IP를 활용하면 해외시장 진입도 수월해진다는 장점이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지난달 13일 한국, 홍콩 등 아시아 지역 14개 국가에 출시된 ‘레고 ® 퀘스트앤콜렉트’는 서비스 시작 2주일 만에 누적 다운로드 수 100만을 넘어서는 등 넘어서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글로벌 IP를 활용하면 해외시장 진입도 수월해진다는 장점이 있다.

◇하반기 더 거세지는 IP 열풍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일명 ‘3N’으로 불리는 대형 게임사들은 일제히 하반기 IP게임 라인업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넷마블은 자사 IP 라인업 확대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 앤 소울’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과 ‘테라’ 원작의 ‘테라M(모바일)’을 하반기 출시 할 예정이다. RPG게임 ‘세븐나이츠’의 장르를 MMORPG로 바꾼 ‘세븐나이츠MMO(가칭)’도 유저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넥슨은 게임 뿐 아니라 완구, 만화 등 다양한 분야의 IP를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9일 시범테스트를 시작한 ‘열혈강호M’은 인기 만화 열혈강호 IP를 활용한 게임이다. 지난달 13일 한국, 홍콩 등 아시아 지역 14개 국가에 출시된 ‘레고 ® 퀘스트앤콜렉트’는 서비스 시작 2주일 만에 누적 다운로드 수 100만을 넘어서는 등 넘어서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런게임 ‘테일즈런너’의 모바일 이식 버전인 ‘테일즈런너R’과 리스폰 엔터테인먼트 FPS ‘타이탄폴’을 온라인 환경에 맞춘 ‘타이탄폴 온라인’ 등 다수 IP게임이 출시됐거나 출격 대기 중이다.

엔씨소프트는 하반기 자사 PC MMORPG IP를 모바일로 이식한 ‘아이온 레기온즈’와 ‘블소 모바일’을 출시할 예정이다. 팬층이 두텁게 형성돼 있는 엔씨소프트 MMORPG 라인업을 활용해 ‘모바일 쉬프트’를 가속화 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신진섭 기자 jshi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