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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학교, 최고의 아이들(25)] 타임캡슐(기억상자)의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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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학교, 최고의 아이들(25)] 타임캡슐(기억상자)의 행복

박여범에세이

[글로벌이코노믹 박여범 용북중 교사] 타임캡슐(Time Capsule)은 그 시대를 대표하는 기록이나 물건을 담아서 후세에 온전히 전할 목적으로 고안한 용기. 대개 땅속에 묻어 둔다. ‘기억상자’로 순화되어 사용되고 있다.

성탄예배 및 방학식이 있던 날.
2014년은 우리 학교가 개교 65회가 되는 뜻 깊은 해이다. 성탄예배와 함께 개교 100주년 기념행사를 대비한 미래의 자신에게 편지를 쓰는 타임캡슐(기억상자) 행사를 가졌다.

특히, 이날 행사에서는 용북인들이 미래 35년 후를 생각하며 목표 의식을 고취시키고 미래 발전을 위해 자기 자신, 부모님, 친구들에게 편지를 작성하기도 했다.

부모님들도 내 자녀에게 따뜻한 격려와 사랑의 편지를 써서 동참했다. 학교에서 마련한 캡슐(상자) 안에 넣은 후 개교 100주년 행사진행 현장에서 개봉하여 이를 계기로 우리 용북인들이 원대한 비전을 품고 나아가고자 힘을 실어주었다.

“선생님, 제가 쓴 글을 100주년 기념식 때 열어서 볼 수 있다니 감정이 조금 묘해지네요. 제가 3학년 16살이니까, 음, 35년 후면 51살이 되어 있겠네요. 어휴 어떡하죠. 남학생들은 할아버지, 여학생들은 할머니가 되어 있을 것 같아요.”

“그래도 니는 다행이다. 51살이니. 쌤은 35년 후면 이 세상에 있을지, 하나님 나라에서 너를 내려다볼지 모르겠구나. 그렇게 생각하니 기분이 이상하다.”

3학년 이정구 학생과의 짧은 대화이다. 일상적으로 타임캡슐(기억상자)은 50년이나 100년 단위로 열어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35년 후에 개봉할 용북인의 타임캡슐(기억상자).
2000년대 초반, 용북중학교에 부임한 나에게는 타임캡슐(기억상자)이 너무나 자랑스럽고 뿌듯하다.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좋은 아이들과 선생님들을 만나 매일 매일 웃으며 살아갈 수 있음이 타임캡슐(기억상자)로 상징된다.

나는 소망한다.
앞으로 35년뿐만 아니라 50년, 100년, 200년 후에도 달려온 65년에 달려갈 35년을 더하여, 용북중학교가 굳건히 서서 이 지역의 인재들을 키워내는 명문 중학교로 우뚝 서 있기를 말이다.

한마음으로 하나 되는 용북인이여, 힘을 내자.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미래를 준비하는 협력과 소통의 아름다운 학교를 만들어 후손에 물려주었으면 한다.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 어울림에 차별이 없는 학교, 다가올 100년과 준비된 100년의 타임캡슐(기억상자) 위에 아이들의 소망이 가득하길 두 손 모아 기도한다.

하나님 안에서 믿음 ․ 사랑 ․ 기쁨을 키워가는 용북 교육을 위해......

▲박여범용북중교사(문학박사·문학평론가)
▲박여범용북중교사(문학박사·문학평론가)
/글로벌이코노믹 박여범 용북중 교사(문학박사·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