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2012년 108조 지출 올 해외여행자 1억명 육박
"세계는 넓고 갈 곳은 많다" 방문 지역도 다국적화
굴뚝 없는 고부가 서비스산업 각국 명운 걸고 육성
[글로벌이코노믹=노정용 기자] 글로벌 관광시장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국가는 중국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서유럽 등 그동안 국제관광시장의 큰 손이었던 국가의 국민들이 경제난으로 해외여행을 줄이면서 중국인들이 그 자리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관광산업은 금융산업과 더불어 21세기 정보화 시대의 핵심 서비스산업에 속하고, 굴뚝이 필요 없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라 대부분의 국가들이 관광산업의 육성에 국가의 명운을 걸고 있다. 하지만 관광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문화유산, 음식, 엔터테인먼트 등 차별화된 콘텐츠가 필요한데, 이를 잘 갖춘 나라는 많지 않다. 따라서 아직 글로벌 관광시장은 뚜렷한 선도국가가 없는 상태에서 치열한 경쟁이 진행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유엔 세계관광기구(UNWTO)의 자료에 의하면 2012년 세계 최고의 관광여행 소비자 그룹은 중국인인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인은 해외여행에서 1020억 달러(108조690억원)를 지출, 840억 달러(88조9980억원)를 지출한 독일과 미국 관광객들의 소비를 훨씬 넘어섰다. 중국인들이 즐겨 찾는 해외 관광지는 전 세계 150개소에 달하며, 올해 해외여행자 수는 연인원 9000만 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인의 해외관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주로 영국, 프랑스 등 유럽지역을 주로 선호하지만 아프리카, 중동, 동남아시아, 중남미 국가 등도 새로운 목적지로 부상하고 있다.
중국인이 글로벌 관광시장의 주요 고객으로 부상하면서 주요 관광대국들은 중국인을 위한 비자발급 절차를 간소화하고 있다. 신청에서 발급까지 절차를 간소화하고 요건을 완화하는 정책을 추진해 시간단축을 비롯해 발급가격 인하, 복수비자 발급 등 각종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프랑스는 단기 체류비자 발급 소요시간을 48시간 이내에 완료한다는 정책을 제시했으며, 이탈리아는 절차를 단순화해 비자발급 경험이 있는 신청자에 한해 5일 이내에 비자 발급이 가능하다. 미국은 온라인 비자신청 예약서비스를 시작했으며, 네덜란드는 대리인에 의한 비자신청이 가능하도록 했다.
영국은 유효기간 6개월 내 복수비자 신청 수수료를 80파운드(11만8840원)로 낮췄다. 뉴질랜드는 유효기간 2년의 복수비자를 발급한다고 밝혔다. 한국도 중국인을 위한 복수비자 발급 대상범위를 확대했다. 이 외에도 모리셔스는 중국과 비자 상호면제협정을 맺고 있으며, 요르단은 사전 비자발급을 못한 중국인에게 입국 시 신청 비자발급이 가능하게 했다. 태국 또한 중국과 비자 상호 면제 협정을 체결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아프리카 케냐 관광위원회(Kenya Tourist Board, KTB)와 지역기업 11개사는 ITB 베를린 2014관광 페어(ITB Berlin 2014 tourism fair)가 끝난 직후 관광객 유치를 위해 베이징, 상하이, 청두, 광저우 등에서 마케팅 캠페인을 진행했다. 케냐를 방문한 중국인은 2011년 말 3만7400명에서 2012년 말 4만1300명으로 약 10.3% 증가했다. 2013년 중반 케냐를 다녀간 중국인은 이미 전년도의 약 50%를 초과했다. 지난 몇 년간 중국관광객들이 급격하게 늘었으며, 2006년 이후 관광객수가 매년 약 20%이상 증가하고 있다.
쿠바 정부의 자료에 의하면 2013년 쿠바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총 2만2200명으로 2012년 대비 18%나 증가했다. 중국인의 해외 관광이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에 힘입어, 쿠바가 새로운 관광지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중국인들에게 쿠바는 순수한 관광 목적 외에도 ‘의료관광’이 주요 목적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폐암, 당뇨, 뇌졸중 등의 의료 기술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중국인들을 유치하기 위해 쿠바 정부도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쿠바 정부는 호텔 교환 사무실과 상점 등 많은 장소에 중국 관광객을 위한 통역 서비스도 지원하고 있다.
'엔저' 일본, 관광객 3000만명 유치 목표
영어 안 되고 난해한 교통‧인터넷 미비 가야할 길 멀어
2013년 1000만 명 돌파 이후 3000만 명 목표 세워
일본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2013년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여행자 수가 1000만 명을 돌파했다. 동남아시아 여행객이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엔화의 약세, 관광비자 발급 요건의 완화가 관광객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일본 정부는 2003년 관광입국을 위해 2010년 관광 1000만 명 달성목표를 세웠지만, 3년이나 늦은 지난해 12월 겨우 목표를 달성했다. 일본은 국가재건 전략을 위해 향후 30년 내 관광객 3000만 명 유치목표도 실현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일본이 관광객 3000만 명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가야 할 길이 멀다고 진단한다. 특히 일본에 입국한 외국인들이 1000만 명에 달하지만, 대부분이 영어가 통하지 않아 불편하다고 말하고 있다. 관광객들이 일본 여행에서 불편하게 느끼는 것은 복잡한 지하철노선과 타는 방법 등 난해한 교통문제, 인터넷 환경의 미비 등이 꼽힌다. 일본 정부가 설정한 30년 내 관광객 3000만 명 달성을 위해서는 동남아시아 및 신흥국 국민의 관광객 증가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관광객을 늘릴 수 있기 때문에 정부는 다방면에 걸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국내 관광인프라를 개선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노력만으로 관광객 3000만 명을 돌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일본 관광청은 관광객을 늘리기 위해 외국인 여행객을 대상으로 2014년 소비세 면제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2014년 4월1일부로 소비세가 5%에서 8%로 인상되어 내국인들조차 물가상승 부담을 느끼고 있다. 소비세가 면제되는 제품은 전자제품, 카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