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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의 뉴스 경제학] 중국의 지준율 인하와 공개시장조작...그 의미와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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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의 뉴스 경제학] 중국의 지준율 인하와 공개시장조작...그 의미와 파장

중국 위안화
중국 위안화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 김대호 소장] 오늘부터 중국 지급준비율이 1% 포인트 내린다.

기존의 19.5%에서 18.5%로 하향조정된 것이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2월 5일에도 지준율을 인하한 바 있다. 두 달여 만에 또 내린 것.

이번 중국 인민은행의 지준율 인하조치는 시중의 통화 공급량을 늘리기 위한 것이다. 돈을 풀어 경기를 살려보겠다는 뜻이다.

경제학에서는 전통적 통화량 조절수단으로 3가지를 들고 있다.

△공개시장 조작 △여수신제도 △지급준비제도가 바로 그것이다.

그중 공개시장 조작이란 중앙은행이 공개된 시장에 참여해 의도한 방향으로 시중의 통화량을 조절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통화량을 줄이고자 의도한다면 통화안정증권이나 보유 채권을 내다팔면 된다. 반대로 통화안정증권이나 채권을 사 모으면 시중 통화량은 줄어든다.
여수신 제도는 중앙은행이 상업 베이스의 개별 금융기관에 대출을 해 주거나 예금을 받는 것을 말한다. 일시적으로 부족한 자금을 대출해주거나 여유자금을 예수해주면 그 과정에서 통화량이 조절된다.

그 다음은 이번에 중국은행이 꺼낸 지급준비제도이다.

이 지급준비제도는 중앙은행의 통화관리방식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이다. 영업을 하는 금융기관으로 하여금 지급준비금 적립 대상 채무의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중앙은행에 지급준비금으로 예치하도록 의무화하는 제도다.

이때 적용하는 것을 지급준비율이라고 부른다. 흔히 줄여 ‘지준율’이라고 한다.

지준율로 시중의 통화량을 조절할 수 있다.

예컨대 지준율을 올리면 은행들은 더 많은 자금을 지급준비금으로 예치해야 하기 때문에 대출 또는 유가증권 매입 여력이 축소되고 결국 시중에 유통되는 통화의 양도 줄어들게 된다.

그 결과 시중 유동성이 감소하는 것이다.

반대로 지준율을 낮추면 시중 유동성은 늘어난다.

중국은행 전경
중국은행 전경

지급준비제도는 국제통화기금(IMF)이 1980년 통화정책을 통화량 중심에서 금리 중심으로 전환할 것을 권고함에 따라 선진국에서는 그 활용도가 다소 저하되었지만 여전히 중요한 통화정책 수단이다.

중국처럼 금융시장이 아직 덜 발전된 나라에서는 다른 공개시장조작 정책보다 지준율 조정이 더 강력한 효력을 발휘할 수도 있다.

중국은 이번에 지준율을 19.5%에서 18.5%로 인하했다. 통상 0.5%씩 내려왔으나 이번에는 인하폭을 두 배로 늘렸다. 그만큼 경기부양의 의지가 강하다고 볼 수 있다.

지준율을 내리면 시중의 통화량은 얼마나 늘어날까.

이론적으로는 본원통화에다 지준율 변화폭의 역수를 곱한 금액만큼 통화량이 늘어난다.

어떤 통화를 중심통화로 잡느냐에 따라 늘어나는 돈의 양이 달라질 수 있다. 또 예금과 대출을 반복해가는 속도에 따라서도 차이가 날 수 있다.

시장에서는 중국의 이번 조치로 어림잡아 1조4000억 ~2조2000억 위안 내외의 통화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준율 인하로 유럽이나 일본이 취하고 있는 양적완화와 같은 효과를 일부 거둘 수 있는 셈이다.

이 정도의 통화 공급으로 중국 경제가 얼마나 받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번에 지준율 인하를 촉발한 것은 성장률 지표이다.

중국의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7.0%로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경제위기설 까지 야기했던 지난해 4분기의 7.3%보다 더 낮아졌다.

산업생산은 성장률이 5.6%로 쭈그러들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소매유통은 2006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10.2% 증가에 그쳤다.

고정자산투자 증가율 또한 2000년 이후 최저인 13.5%로 낮아졌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이같은 실물경제의 위축을 감안할 때 지준율 인하는 어쩌면 당연한 수순인지도 모른다.

경제성장률 둔화 속에서도 상하이와 선전의 증시가 오른 것은 지준율인하와 같은 중국당국의 경기부양책을 기대한 데 따른 것이다.

중국 정부는 이른바 신창타이(新常態)라는 이름아래 성장률의 둔화를 ‘새로운 정상’ 즉 ‘뉴 노멀’로 받아들여야한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이번 조치는 성장률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하강속도를 누그러뜨려 성장률의 급속한 둔화에 따른 충격을 막아보자는데 정책의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이번 지준율 인하는 또 일본과 유럽의 양적완화에 더욱 힘을 실어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구촌의 또 다른 많은 나라에도 금리를 내리고 통화량을 늘리는 쪽으로의 정책선회를 할 수 있는 모멘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중국 인민은행의 지준율 인하에 세계가 주목하는 이유다.
김대호 경제연구소 소장 tiger82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