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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탄탄한 기본기 ‘올 뉴 투싼’...“SUV 다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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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탄탄한 기본기 ‘올 뉴 투싼’...“SUV 다 나와”

[글로벌이코노믹 김양혁 기자] 현대자동차는 ‘올 뉴 투싼’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 처음으로 1000cc급 엔진인 U2 1.7리터 디젤 엔진을 얹었다. 최근 완성차 업체의 대세로 굳혀진 엔진의 다운사이징과 소형 SUV 열풍에 모두 부합하기 위해서였다. 여기에 독자 개발한 7단 더블클러치 트랜스미션(DCT)까지 탑재하며 공을 들였다.

그럴 만도 하다. 현재 완성차 시장을 살펴보면 경쟁 상대가 많아도 너무 많다. 국내 업체로는 쌍용차 티볼리, 르노삼성 QM3 그리고 쉐보레 트랙스 등 삼총사가 수입차로 눈을 돌리면 닛산의 캐시카이, 푸조 2008 등이 버티고 있다.

‘올 뉴 투싼’은 과연 경쟁사 차량들을 물리치고 순항을 이어갈 수 있을까. 직접 시승해본 결과 올 뉴 투싼은 ‘기본기에 충실한 차’라는 느낌이다. 즉, 주행에 충실한 차다.

이미 투싼을 신차 출시회에서 만나본 바 있지만 다시봐도 준중형이라기엔 커도 너무 컸다. 더욱 넓어진 실내와 실내 마감재를 비롯, 자동긴급제동시스템, 차선이탈방지장치, 정차시 시동이 꺼지는 스탑&고 등을 제어하는 각종 버튼들을 보니 이제 투싼이 싼타페의 동생이란 꼬리표를 떼어버릴 준비를 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

일각에선 1.7 모델의 옵션이 2.0 모델의 옵션과 비교해 질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으나 갖출 것은 다 갖춘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정속주행 장치(크루즈 컨트롤)이 탑재되고 않은 것과 운전석에만 설치된 통풍시티는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차량의 디자인과 옵션에 현혹 돼 차를 판단할 수는 없을 일. 차는 주행으로써 운전자에게 응답해야만 한다.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걸고 본격적인 주행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디젤 특유의 ‘털털’거리는 느낄 수 없었다. 물론 엔진 소음은 약간 존재한다. 일단 자동차에 앉아 시동을 걸기까지 ‘정숙성’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다.

일반 도로에서 주행 중 가속페달을 힘껏 밟았을 때 반응하는 속도는 ‘느림’이었다. 투싼은1.7 e-VGT 엔진을 기반으로141마력(ps)에 34토크(kgf·m)의 동력성능을 자랑한다. 엔진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인지 가속하는 데 있어서도 분명 더디다는 것이 느껴졌으며 약간은 밋밋했다.
이러한 불평은 스포츠모드로 변경하면서부터 사그러들었다. 에코모드에 지쳐있던 엔진이 마치 달리고 싶은 만큼 달려보라고 응답하는 것만 같았다. 이는 기존 현대차의 엔진이 수입차와 비교해 치고 나가는 힘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했다. 다만 계기판에서 떨어지는 연료 게이지가 육안으로 확인되니 연비가 너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됐다.
투싼ix 후면(왼쪽)과 올 뉴 투싼 후면(오른쪽).이미지 확대보기
투싼ix 후면(왼쪽)과 올 뉴 투싼 후면(오른쪽).


변속기의 성능에서는 현대차의 자신감이 물씬 묻어났다. 올 뉴 투싼은 7단 DCT를 얹은 첫 볼륨모델(많이 팔리는 차량)이다. 이는 곧 현대차가 변속기에 대한 기술력을 어느 정도 수준까지 끌어올렸으며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추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에코모드와 스포츠모드를 모두 사용해 약 100km 이상을 주행한 결과 계기판에 표시된 연비는 ℓ당 13.7km. 전체 주행에서는 ℓ당 12.9km를 기록했다. 스포츠모드만 자제한다면 공인연비 15.6km는 가뿐히 뛰어넘을 것 같다.

현대차가 올 뉴 투싼을 내년 57만대를 판매할 것이란 자신감 뒤에는 독자개발한 7단 DCT와 다운사이징엔진 U2 1.7리터 디젤 엔진에 대한 믿음과 기대가 걸려있다.

바야흐로 세계 자동차 시장은 SUV 춘추전국시대를 맞은 가운데 국내외 완성차 브랜드들이 형형색색(形形色色)의 SUV를 내놓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디자인과 옵션이 뛰어난 자동차라 할지라도 결국 자동차는 자동차다. 기본기에 충실해야한다는 것이다.

현대차의 상반기 야심작 ‘올 뉴 투싼’이 기본기를 앞세워 소형 SUV 시장의 정점을 찍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김양혁 기자 myvvvv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