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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협회 “글로벌 스타트업 콘퍼런스 활성화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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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협회 “글로벌 스타트업 콘퍼런스 활성화 절실”

세계 스타트업 이벤트 3730건 중 한국 이벤트는 9개 불과…대형 콘퍼런스 유치·육성 시급

[글로벌이코노믹 길소연 기자] 글로벌 콘퍼런스를 통한 국내 스타트업(startup)의 생태계 혁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발표한 ‘글로벌 콘퍼런스를 통한 스타트업 생태계 혁신 방안’보고서에 따르면 스타트업 콘퍼런스 등 이벤트 개최 횟수는 전세계적으로 2013년 182건에서 2017년 3730건으로 4년 사이 20배 이상 증가했다.
스타트업에 대한 민간 투자액도 2012년 453억 달러에서 지난해 1644억 달러로 3.6배 증가했다. 대표적인 콘퍼런스인 핀란드의 Slush는 2008년 400여명의 소모임으로 출발하였으나 지난해에는 스타트업 2600개사, 투자자 1500명 포함 총 20000명이 참가하는 대형 글로벌 스타트업 콘퍼런스로 성장했다.

글로벌 스타트업 콘퍼런스가 빠르게 확대된 것은 더 좋은 투자자와 보다 유망한 스타트업을 찾기 위한 경쟁이 심화된 결과로 풀이된다.

글로벌 스타트업 콘퍼런스란 3일 내외의 짧은 기간 동안 각국의 스타트업, 투자자, 대기업 등 스타트업 생태계를 구성하는 관계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정보를 공유하고 자금 조달과 사업모델 멘토링을 모색하는 활동을 뜻한다.

그러나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개최된 스타트업 이벤트는 9건에 그쳐 가장 많은 이벤트가 개최되는 미국(2017년, 1,735건)이나 영국(518건)은 물론 싱가포르(96건), 인도(67건), 중국/홍콩(46건), 일본(29건) 등 주변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서도 미미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더욱이 서울의 경우 스타트업 생태계 규모가 영세하고 현재 보유하고 있는 해외 스타트업 관계자와의 네트워크도 매우 빈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한해 스타트업 정보분석 기업(Startup Genome)이 발표한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스타트업 생태계의 가치는 24억 달러로 조사대상 지역 45개 중 27위를 기록했으며 1위를 기록한 실리콘 밸리의 약 1% 수준이다.
해외 생태계와의 네트워크는 스타트업들이 초기에 필요한 멘토링 또는 투자를 받는 것 뿐 아니라 이후 성장(Scaling-up)하는데도 큰 영향을 주는 만큼 네트워크 강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우리나라가 글로벌 콘퍼런스의 중심지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우선 세계적인 해외 콘퍼런스를 유치해 붐을 조성한 뒤 중장기적으로 자체 이벤트를 육성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스타트업 생태계는 아직 걸음마 단계인 만큼 다수의 영향력 있는 해외 투자자와 기업가를 한 자리에 모으기는 쉽지 않다. 이 경우 해외 유명 콘퍼런스의 브랜드 파워를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정부의 주도적인 투자를 통해 그동안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개최되던 Web Summit을 유치한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은 좋은 사례다.

중장기적으로 정부 및 유관기관은 스타트업 이벤트 개최를 위한 자금, 공간, 인프라 등을 지원하거나 공동으로 개최하여 아직 초보 단계인 국내 콘퍼런스를 육성할 필요가 있다.

또한, 글로벌 콘퍼런스의 질은 참가하는 스타트업과 투자자들의 수준에 의해 결정되는 바, 펀딩 확대, 참가비 보조 등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 확대와 외국인 투자자 및 기업가에 대한 세제 혜택 등 우호적인 환경 조성을 위한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국내외 스타트업, 투자자, 관계자들 간의 소규모 모임을 확대하는 등 네트워크 활성화를 위한 스타트업 및 관계자들의 자체적인 노력도 필수적이다.

국제무역연구원 김건우 연구원은 “상품을 해외 시장에 소개하기 위해 전시회를 개최하는 것처럼 스타트업을 해외 투자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한 방안으로 글로벌 콘퍼런스가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면서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인프라 개선은 물론 혁신 성장을 뒷받침하는 차원에서 정부 및 기관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길소연 기자 k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