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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일시적 요인으로 1%대 성장률 기록 ...투자·수출 부진에 하방 위험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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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일시적 요인으로 1%대 성장률 기록 ...투자·수출 부진에 하방 위험 '여전'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19년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속보치)에 따르면 2분기 경제성장률은 1.1%를 기록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19년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속보치)에 따르면 2분기 경제성장률은 1.1%를 기록했다. 사진=뉴시스
2분기 경제성장률이 1%대에 간신히 턱걸이했다. 1분기 마이너스 성장(-0.4%)으로 고꾸라졌던 성장률을 끌어올린 건 기저효과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돈을 풀었지만, 투자와 수출은 부진했다. 민간 부문도 성장률이 고꾸라졌다. 경기회복으로 보기 어려운 이유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19년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속보치에 따르면 2분기 경제성장률은 1.1%를 기록했다. 2017년 3분기 1.5% 이후 7분기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1분기 역성장 끌어올리기엔 부진

민간소비는 준내구재(의류 등), 서비스(의료 등)를 중심으로 0.7%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증감률을 보면 부진을 만회하기엔 부족하다. 오재형 KB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준내구재, 서비스 중심으로 증가했지만, 최근 소비심리 하락과 불안한 대외여건으로 내구재 소비가 저조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순수출(수출-수입) 기여도는 –0.1%포인트를 기록했다. 수출입 물가를 보면 수출 물가보다 수입 물가가 더 높았다. 이로인해 2분기 실질 국내 총소득(GDI)은 -0.5%(전년동기대비)로 2009년 1분기(-2.5%) 이후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박영환 한은 경제통계국 팀장은 "원유 수입 가격이 오르고 반도체 수출 가격이 내렸다"며 "이로인해 순상품교역조건지수(상품 1단위를 수출한 대금으로 살 수 있는 수입품의 양)가 하락해 실질 GDI도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산업별로 보면 농림어업이 농산물 생산 감소로 3.7% 줄어든 반면 제조업은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 등의 증가로 1.8% 성장했다. 그러나 상반기 성장세를 평균해보면 지난해 성장세를 밑돌고 있어 1분기 부진을 만회하기엔 부족하다.

전기가스·수도사업은 전기업을 중심으로 8.3% 증가했다. 건설업은 전문건설 등의 증가로 1.4% 늘었다. 건설업 증가율은 2017년 1분기 3.9% 이후 최대치다.

정부소비 확대, 기저효과에 따른 투자 회복, 서비스 수출 급증
2분기 성장률 반등에도 우려가 커지는 것은 민간 부문의 부진이다. 2분기 민간의 성장 기여도는 마이너스(-0.2%포인트)로 돌아섰다. 성장률을 오히려 갉아먹은 것이다. 민간의 성장기여도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건 지난해 4분기(-0.3%포인트) 이후 6개월만이다. 1분기(0.1%포인트)와 비교해도 0.3%포인트 줄었다

반면 정부 기여도는 커졌다. 정부 소비는 지난 1분기에 이연되었던 건강보험 급여비 지출이 2분기에 집행되면서 전기대비 2.5% 급증했다. 고정자본투자는 1.3% 증가했다.

정부지출의 성장기여도가 –0.6%포인트에서 +1.3%포인트로 크게 증가했다.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2분기 정부의 성장기여도가 커진 건 중앙정부의 재정 집행이 높아지고 지방 교부금이 집중된 결과”라고 말했다.

전분기 감소했던 건설투자와 설비투자는 각각 1.4%, 2.4%씩 반등했다. 재고의 성장기여도는 0.1%포인트를 기록해 3분 기 연속 재고 부담은 누적됐다. 허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재고 증가의 기여도는 전기대비 0.1%포인트로 3분기 연속 증가했다”며 “향후 재고 축소에 따른 성장 둔화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수출은 재화가 0.8% 증가하는 데 그쳤음에도 여행과 운송 등을 중심으로 서비스가 13.0% 급증해 2.3% 늘었다. 다만 수입이 기계류 중심으로 3.0% 늘며 순 수출 성장기여도는 소폭의 마이너스(-)를 유지했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일본은 어린이날 등이 겹치면서 '골든위크'인 4월27일부터 5월6일까지 열흘간의 연휴 기간동안 일본인 입국자수가 전기대비 61.5% 늘었다"며 "중국도 사드 문제가 점차 해결된 데다가 4월27일부터 5월4일까지 노동절 연휴가 있어 중국인 관광객이 44.2% 늘었다"고 설명했다.

일시적 요인에 기반한 성장세 회복. 부양 정책 필요성 남아

허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GDP 성장세가 개선됐으나 전분기 부진 기저효과, 정부지출, 서비스 수출 증가 등 일시적 요인이 컸다”며 “G2 간 무역 협상이 지연되고 일본수출 규제까지 부상하는 등 한국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확대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허 연구원은 “이런 상황에서 추경 확정이 늦어지고 있다”며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2%로 유지하나 경기부양 정책이 지연될 경우 성장률 하향 조정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오재형 KB증권 이코노미스트는 “KB증권이 예상하는 올해 연간 2.2% 성장 전망은 유지한다”면서도 “ 미·중 무역갈등이 추가로 격화되거나, 최근 불거진 한일 무역 분쟁이 실질적인 주요 산업의 생산 차질로 이어진다면 2%를 하회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민간소비의 성장 견인력이 약해지고 있다”며 “하반기에 한일 무역 분쟁 영향으로 성장률이 예상치를 하회한다면 연내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은 확대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한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an091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