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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초점]백금 가격 상승 이유...답은 '겉잡을 수 없는'투자자 수요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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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초점]백금 가격 상승 이유...답은 '겉잡을 수 없는'투자자 수요 급증

ETF 백금 수요 급증이 공급 과잉 상쇄

금·은에 이어 한동안 외면을 받은 백금, 팔라듐 등 귀금속 가격이 다시 치솟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심화로 변동성이 급격히 높아져 안전자산 수요가 급증한 게 원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초저금리와 이에 따른 마이너스 수익률 국채가 속출하면서 가치가 보장되는 귀금속 수요가 급증한 것도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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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금가격이 최근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DB


9일 미국의 금융시장 전문 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선물시장인 뉴욕상품거래소에서 백금 10월 인도분은 지난 6일 온스당 95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백금 가격은 전날에 비해서는 0.5% 내렸지만 주간 기준으로는 2.9% 상승한 것이다.

백금족 자매금속인 팔라듐 12월 인도분이 같은날 온스당 1544.70달러로 장을 마치면서 금 12월 인도분(온스당 1515.50달러)를 제치면서 귀금속의 제왕 자리를 누린 것에 비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지만 연초에 비하면 상당히 많이 올랐다.

백금(3월 인도분)은 올해 1월 2일 온스당 804달러로, 팔라듐(3월 인도분)은 온스당 1198.80달러로 각각 출발했다. 팔라듐은 연초에 비해 22.8%, 백금은 19.2% 각각 가격이 올랐다. 백금가격의 경우 최고점을 찍은 2011년 온스당 1800달러에 비하면 절반을 밑돈다.

디젤차 배기량 규제에 따라 휘발유 차량 촉매제로 쓰이는 팔라듐 수요가 높아진 것이 팔라듐 가격 상승의 원동력이었다. 반면 디젤차량 촉매제로 쓰이는 백금 가격은 팔라듐에 턱없이 밀렸는데도 의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왜일까? 답은 수요 증가에서 찾을 수 있다.
광산업 전문 매체 마이닝닷컴은 지난 6일 백금업계를 대변하는 단체인 세계백금협회(WPIC)를 인용해 '겉잡을 수 없는' 투자자수요가 백금 공급과잉을 잠식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WPIC는 이날 발표문에서 "다시 살아난 투자자 수요 때문에 올해 백금 소비량이 9%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WPIC는 최신 분기보고서에서 연간 약 800만 온스 규모의 백금 시장의 공급과잉 규모를 3개월 전 37만5000온스에서 34만5000온스로 하향 조정했다. WPIC는 또 백금 상장지수펀드(ETF)의 금수요가 보석상과 자동차 업체들의 백금 소비 감소를 상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WPIC는 ETF 보유 72만 온스와 바와 코인 구매에 따른 13만5000온스 등 상반기 85만5000온스의 전례없는 투자수요가 올해 90만5000온스로 내다본 보수적인 투자수요 예상을 뒷받침한다"고 밝혔다.

투자자들이 백금 ETF로 몰리는 것은 금 ETF로 몰리는 것과 같은 이치다. 주요 국채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데다 각국 중앙은행들이 기준 금리를 떨어뜨릴 기세여서 투자할 데가 없어진 탓이다.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사상최저치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고, 유럽과 일본의 마이너스 수익률 국채 규모는 15조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유럽중앙은행(ECB)이 오는 12일 집행이사회에서 이미 마이너스 상태인 기준금리를 더 떨어뜨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미국 연방준비제도도 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치면서 0.25%포인트 금리인하가 확실시 되고 있다.

마이너스 수익률 채권보다 단 몇 푼이라도 더 주는 백금 등 귀금속이 매력있는 투자수단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게다가 백금의 최대 수요처는 자동차 업계의 변화도 한몫을 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팔라듐과 로듐을 배기가스 저감 장치 촉매제로 주로 사용해 이들 금속의 가격이 치솟는데 일조했다. 반면 전 세계 환경규제 강화의 직격탄을 맞은 디젤 차에 쓰이는 백금은 찬밥 신세였다. 그런데 디젤차가 환경규제를 충족하고 저금리 여파로 귀금속 가격이 올라가면서 상황이 역전되기 시작한 것으로 WPIC 트레보 레이먼드(Trevor Raymond) 조사부문 대표는 마이닝닷컴에 밝혔다. 레이먼드 대표는 앞으로 2년 동안의 수요증가 잠재력을 보면 시장은 공급부족으로 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WPIC는 올해 백금 공급은 주로 최대 산지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주요 광산업체들이 제련소 수리와 유지보수 기간중 쌓아 보유하고 있는 재고를 방출하면서 지난해에 비해 4%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이는 일시 현상으로 남아공의 생산량은 내년에 20만 온스 정도 적을 것이라고 레이먼드 대표는 덧붙였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