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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칼럼] 글쓰기의 시간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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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칼럼] 글쓰기의 시간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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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영 플랜비디자인 컨설턴트
비즈니스 문서 작성에는 늘 마감기한이 있기 마련이다. 이 마감기한의 위력은 대단한데, 첫 문장을 적어 내려가기도 막막하던 것이 데드라인이 다가오면 어떻게든 쓰게 되니 말이다. 이렇게 쫓기듯이 써서 기한 내에 잘 제출하면 다행인데 그렇지 못한 경우를 많이 본다. 문서의 품질도 좋을 리 없다. ‘좋은’ 글에 대한 것은 뒤로 두고 글의 마감을 지키는 중요성과 방법에 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글은 마감 내에 못 쓰면 안 쓴 것이나 다름없다. 내가 노력해서 문서의 90%를 써 놓았다고 하더라도 마감을 지어 제출하지 못했다면 그것은 90%를 한 것이 아니라 그냥 0이 되고야 마는 것이다. 쓰다 만 글을 독자에게 보여줄 수도 없을뿐더러, 설령 보여준다 하더라도 결국 마저 써오라는 이야기만 들을 뿐이다.

비즈니스 문서는 문서로 끝나지 않는다. 비즈니스 문서는 협업을 위한 커뮤니케이션이다. 그러므로 문서 이후에 문서 내용을 실행하거나, 디자인하거나, 또 다른 문서를 작성하거나, 상사가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 등 다른 사람의 과업으로 연결된다. 내가 앞에서 시간을 잡아 먹으면 함께 일하는 사람의 시간을 그만큼 뺏는 것이 된다. 함께 일하는 것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상대방이 나를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어디까지 작업하고 있는지 수시로 공유하고, 마감 시점을 예측할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마감 내에 글쓰기를 마무리 지을 수 있을까?

우선, 내가 얼마나 쓸 수 있는지 알아야 한다. 사람마다 글을 쓰는 방식이나 속도는 다르다. 글쓰기에 왕도는 없지만, 적어도 내가 어떻게 얼마나 쓰는지는 알고 있어야 시간을 계획하고 마감을 예측할 수 있다. 같은 사람이 쓰더라도 어떤 글을 쓰느냐에 따라 진행 속도가 달라지긴 하지만, 많이 써 본 사람은 자신의 작업량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 그러니, 당연한 이야기지만 평소에 글을 많이 써본 사람이 글쓰기의 시간관리도 잘할 수 있다. 단련된 경험을 이길 묘책은 세상에 없다.

빨리 쓰기 시작해라. 비즈니스 문서는 글의 내용과 구조를 먼저 정하고 시작해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틀을 잡아두고 난 후라도 첫 문장을 시작하기가 쉽지 않다. 썼다 지우기를 반복하기 일쑤인데, 우선은 생각나는 대로 마구 쓸 필요가 있다. 고치는 것은 차후에 하고 우선 머리에 있는 것을 다 쏟아내야 한다. 그 다음 정리를 하면 쓰는 나도 편하고, 글의 완성도도 높일 수 있다. 첫 문장부터 정성 들여 고민하고 써봐야 글 전체를 놓고 다시 봤을 때 버려야 되는 문장이 될 수도 있다. 또한 마감기한에 임박해서 쓰게 되면 실수도 있기 마련이거니와 탈고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 글은 처음부터 정성 들여 쌓는다고 생각하지 말고 내 생각의 뭉텅이를 깎아내 조각한다는 느낌으로 접근해야 한다.

글쓰기의 시간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독자의 니즈를 미리 파악하는것’이다. 글쓰기 주문을 받아서 본인만의 뇌피셜(객관적인 근거가 없이 자신의 생각만을 근거로 한 추측이나 주장을 이르는 요즘 말로 뇌와 오피셜(officia)l의 합성어)로 열심히 작성해 봐야 잘못된 방향이었다면 삽질한 것이나 다름 없다. 처음부터 다시 쓰거나 대부분 내용을 수정해야 하는 고난을 겪고 싶지 않다면 미리글을 주문한 사람과 충분한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한다. 가장 분명한 방법은 ‘작은 글’을 써서 미리 보여주는 것이다. 글의 전체 구조와 주요 내용을 간단하게 적어 먼저 의견을 구한다. 이렇게 합의를 하고 글쓰기에 들어가면 적어도 ‘다시 써오라’는 이야기는 듣지 않을 것이다. 미리 합의를 하기 어려운 경우(대중이나다수의 직원에게 글을 쓰는 경우 등)에는 독자의 페르소나를 구체적으로 생각해보고 그 독자에게 말하듯이 쓰면 좋다.

이렇게 쓰고 있는 나 또한 매번 여러 마감에 쫓겨 급하게 글을 쓰는 경우가 허다하다. 반성하고 다짐하는 마음으로, 나와 같은 실수를 독자들이 조금이라도 피해 가길 바라며 적었다.


김선영 플랜비디자인 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