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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멱살 잡기’에 왕서방 휘파람...국내업체 '내부총질' 자살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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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멱살 잡기’에 왕서방 휘파람...국내업체 '내부총질' 자살행위

LCD 물량공세로 삼성.LG 삼킨 中 "내년엔 OLED"...BOE·비전옥스 등 ‘OLED 생산라인 구축戰’
IHS “M용 OLED 시장규모, 2026년 454억佛 이를 것”
업계 "경쟁국 격차 좁히는 상황서 국내 업체 간 내부총질 자살행위"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물량 공세로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에 타격을 줬던 중국 업체들이 내년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까지 전선을 확대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DB이미지 확대보기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물량 공세로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에 타격을 줬던 중국 업체들이 내년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까지 전선을 확대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DB

'액정표시장치(LCD) 시장 정복하고 이제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차례'

최근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투자에 적극 나서면서 '한국 타도'를 외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말부터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LCD 패널 물량 공세로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 실적에 타격을 줬다.

중국업체들은 이에 그치지 않고 내년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텃밭인 OLED시장까지 전선을 넓힐 방침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중국이 기술력을 끌어올리며 우리 기업과의 격차를 좁히는 상황에서 최근 벌어지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 간 '내부총질'은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 전체를 공멸로 빠뜨리는 자살행위"라고 지적한다.

◇BOE-비전옥스, 차세대 OLED 설비 구축 '잰걸음'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업체 BOE는 최근 중국 청두에 첫 OLED 6세대 생산라인(B7)을 구축했다.

BOE는 지난 7월부터 중국 몐양에서 두 번째 모바일 OLED 생산라인(B11) 가동을 시작한 데 이어 3번째 OLED 생산라인(B12) 구축에도 착수했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비전옥스(Visionox)도 중국 허페이시(市)에 6세대 OLED 생산 공장(V3)을 건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버디스플레이(EDO)는 중국 상하이에 6세대 플렉시블 OLED 설비를 건설 중이며 티안마(Tianma)도 우한에 6세대 OLED 생산라인을 구축 중이다.

이와 함께 차이나스타(CSOT)는 마이크로LED 전 단계로 평가받는 미니LED 기술 개발에 나서는 등 중국 디스플레이업체들의 OLED 인프라 구축 행보가 두드러진다.

◇OLED, 年평균 8.7% '쑥쑥 성장'…“OLED 시장 치킨게임 시작될 것”


그동안 업계에서는 OLED 산업은 LCD에 비해 기술 수준이 높아 비교적 진입장벽이 높은 분야로 여겨져 왔다.

이에 따라 중국의 어마어마한 '규모의 경제' 파도에 맥없이 무너졌던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향후 먹거리' OLED 사업에 승부수를 띄우고 사업전환에 속도를 높였다.

최근 OLED 시장 파이가 계속 늘어나면서 중국 업체들이 OLED 시장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올해 206억 달러(약 24조4522억원) 규모인 스마트폰용 OLED 시장 규모는 2021년 334억 달러(약 39조7400억 원), 2026년 454억 달러(약 54조214억 원)로 꾸준한 성장세를 과시하는 모습이다.

한국 IR협의회는 지난 9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세계 OLED 시장은 2017년 220억 달러(약 26조1780억 원)에서 연평균 8.77% 성장해 오는 2025년에는 431억 달러(약 51조2800억 원) 규모로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윤주호 메리츠종금증권 팀장은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20년 디스플레이 산업 전망-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의 생존전략 세미나'에서 "6세대 OLED 시장점유율은 올해 말 삼성이 55%로 하락해 2021년 말엔 35%로 떨어진다"면서 "이에 따라 OLED 치킨게임이 2020~2021년에 본격적으로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물량공세가 쉽지 않은 OLED 패널 특성상 관련시장에서 당분간 국내 업체들의 우위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OLED는 LCD처럼 장비로 무한정 찍어내는 데 한계가 있어 중국 업체들이 시장에 진입한다 해도 국내 업체들과의 기술 격차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지금까지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율까지 확보한다면 크게 염려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숨통 조여오는 경쟁국에 공격 빌미 갖다바치는 내부총질 그만둬야"


그동안 국내 업체들의 독주 무대로만 여겨졌던 OLED 패널 시장에 중국 업체까지 진출하자 '실익이 없는' 국내 업체 간 감정싸움은 공멸만 초래한다는 주장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최근 글로벌 TV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상대 제품에 대한 노골적인 비난을 쏟아내는 비방전(戰)을 거듭하며 감정싸움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삼성과 LG의 TV 기술력이 워낙 압도적인 수준을 과시해 로벌 무대에서도 두 업체가 유일한 경쟁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 업체들이 기술력을 끌어올리는 상황에서 국내 업체들끼리 상대 약점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행위는 이윤 추구와 동시에 국가 산업 경쟁력을 높여야 할 기업이 취해야 할 적절한 처신이 아니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경쟁업체 간 '내부총질'이 중국을 비롯한 경쟁국가 업체들에게 어부지리만 안겨다 주는 자살행위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만학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