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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윤리경영 의지 통했다…재판부, 삼성 준법 의지 진정성 받아들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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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윤리경영 의지 통했다…재판부, 삼성 준법 의지 진정성 받아들여(종합)

법원 "준법감시위 점검해 양형 반영할 것"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파기환송심을 맡은 재판부가 삼성의 준법 경영 의지 진정성을 받아들였다. 삼성에서 설치한 '준법감시위원회'가 실질적으로 잘 운영되는지를 살펴 이 부회장 양형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法 "준법감시위 운영실적 이 부회장 양형에 반영할 것"
17일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부장판사)는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4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공판의 가장 큰 쟁점은 재판부가 삼성그룹 측이 재판을 앞두고 마련한 '준법감시책'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여부였다. 법조계는 재판부가 삼성의 진정성을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이 부회장의 양형이 달려있을 것으로 봤다.

따라서 이 부회장측 변호인단도 이날 공판에서 별도의 발언 시간을 얻어 올해 출범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의 운영 방식 등을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6일 재판부는 이재용 부회장 측에 '향후 정치 권력자로부터 똑같은 요구를 받았을 경우 적절한 대응책을 제시해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삼성 측은 4차 공판기일을 앞두고 김지형 전(前) 대관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를 구성했다.

결국 재판부는 준법 감시위의 운영실적을 이 부회장의 양형에 반영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재판부는 "기업범죄의 재판에서 '실효적 준법감시제도'의 시행 여부는 미국 연방법원이 정한 양형 사유 중 하나"라며 "미국 연방법원은 2002∼2016년 530개 기업에 대해 '치료적 준법감시제도'의 시행을 명령했다"고 설명했다.

법조계는 재판부의 이 같은 발언을 두고 이 부회장의 사건에서도 '준법감시제도'를 비슷한 목적으로 사용하겠다는 뜻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다만 재판부는 "이 제도는 실질적이고 효과적으로 운영돼야 양형 조건으로 고려될 수 있다"라며 삼성이 국민과 한 약속을 엄격하고 철저히 점검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특히 재판부는 이를 위해 "독립적인 제3의 전문가를 지정해 삼성 내 준법감시제도가 실효적으로 시행되는지 점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특검 측은 "대통령과 최고 재벌총수 간의 사건에 (준법감시)제도 수립이 어떤 영향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삼성과 같은 거대 조직이 없는 미국의 제도가 우리나라에서 실효성이 있을지 극히 우려된다"고 즉각 반발했다.

◇'삼바 회계조작 자료' 증거 채택 여부도 "파기환송심과 관계없다" 제동

이와 함께 재판부는 이 부회장 측의 아킬레스건으로도 꼽혔던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조작 자료도 재판의 증거로 채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우리 재판은 대법원의 파기환송 취지에 따르는 파기환송심 재판"이라며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삼성의)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은 대통령과 대가관계가 있다고 보기 충분하다. 최서원씨(개명 전 최순실) 사건에서는 승계작업이라는 묵시적 청탁과 영재센터 대가금 간 관계가 있다는 것이 대법원 판결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승계작업 자체로 대가관계 인정할 수 있는 이상 승계작업의 일환으로 이뤄지는 개별 현안을 특정할 필요 없고, 그런 현안이 청탁과정에서 발생할 필요는 없다"며 "이에 대해 변호인도 다투고 있지 않아 승계작업에서 이뤄지는 각각의 현안과 대가관계를 입증할 필요 없어 추가 증거조사는 사실인정이나 양형 측면에서 모두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특검은 "충분한 양형 심리가 필요한 이번 사건에서 추가 증거입증이 필요없다는 재판부 입장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며 "8개 증거 모두 핵심적 양형 증거로 관련성과 필요성이 모두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의신청을 했다.

한편 파기환송심 다음 공판은 다음달 14일 오후 2시 5분에 열린다.


오만학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