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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약 ‘자디앙’ 제네릭만 235개, 유한양행 ‘힘든 승부’ 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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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약 ‘자디앙’ 제네릭만 235개, 유한양행 ‘힘든 승부’ 될듯

유한양행, 자디앙으로 지난해 1043억원 매출 기록
올해는 자디앙 매출 변화 없지만 내년은 걱정해야
1000억원 시장 선점 위해 235개 제네릭 격돌 예상
베링거인겔하임의 당뇨치료제 자디앙, 유한양행이 한국베링거인겔하임과 국내 시장에서 공동 판매하고 있다. 사진=한국베링거인겔하임이미지 확대보기
베링거인겔하임의 당뇨치료제 자디앙, 유한양행이 한국베링거인겔하임과 국내 시장에서 공동 판매하고 있다. 사진=한국베링거인겔하임
유한양행의 대표 캐시카우 중 하나인 ‘자디앙’의 매출 감소가 우려된다. 자디앙은 지난해 연매출 1043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확대에 성공했지만, 특허 만료에 따른 제네릭(복제약)이 출시되면서 경쟁이 불가피 하게 됐다. 올해까지는 오리지널 의약품에 대한 선호도와 기존 영업망 때문에 자디앙의 매출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는 지금 같은 호실적을 장담할 수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자디앙은 독일 소재 다국적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의 전략 의약품이다. 제2형 당뇨병 치료에 사용되는 SGLT2 억제제 계열 단일제로 ‘엠파글리플로진’이 주성분이다. 국내에서 유한양행이 판매하고 있다. 자디앙은 지난해 유한양행에서 1000억원을 돌파한 유일한 의약품이다. 국내 제약 업계에서 품목 하나로 매출 1000억원 돌파는 블록버스터급 의약품으로 분류된다. 국내 제약사 통틀어 한 품목으로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것은 손에 꼽힐 정도다.

자디앙은 지난 2022년 681억 원과 2023년 844억 원의 매출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 1분기 253억 원과 이를 포함 상반기 매출 523억 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수준이라면 올해 전년과 비슷한 수치의 매출이 기대된다.

문제는 내년이라는 점이다. 지난 24일 엠파글리프로진의 물질특허가 만료되면서 235개의 제네릭이 건강보험 급여 목록에 등재됐다. 즉 자디앙이 235개 의약품과 경쟁해야 된다는 얘기다. 특히 자디앙에는 없는 서방정(약물이 서서히 방출되는 것) 제형 또는 복합제 형태의 의약품이 다수 출시되면서 이들의 시장 진입과 확대가 용이해졌다. 현재 서방정 형태의 자디앙 제네릭을 허가 받은 곳은 GC녹십자와 대원제약, 동국제약, 동아에스티, 보령, 한미약품, 휴온스 등이 있다. 유한양행도 시장 지배를 위해 서방정 형태의 자디앙 제네릭 품목 허가를 취득하기도 했다.
자디앙 제네릭의 가장 큰 경쟁력은 약가로 꼽힌다. 당뇨병 약은 꾸준히 지속적으로 복용하기 때문에 효능은 같고 약가가 낮을수록 처방이 늘어날 수 있는 시장 구조다. 자디앙은 사용량에 따른 약가 연동제로 약값이 낮아졌다. 자디앙 25mg은 2020년 12월 852원에서 점점 인하를 거듭하다 지난 7월 762원으로 낮아졌다. 반면 자디앙 10mg 제네릭 약가는 2019년 660원에서 지난 8월 582원으로 낮아 졌다. 용량이 다른 두 제품이라 비교하는데 무리가 따르지만, 통상적으로 제네릭은 약가가 낮다. 혁신형제약기업인 동구바이오제약의 경우 더 낮은 약가를 받기도 했다. 현재 정부는 건보 재정을 우려해 약가를 낮추고 있는 추세다. 의료진과 환자 입장에선 약가가 낮은 의약품에 대한 처방 선호도가 높다.

또 제네릭 제약사들의 경우 영업이익 확대를 위해 별도의 영업망을 갖추고 있지 않다. CSO(영업 대행) 기업을 통해 자사의 의약품을 판매하고 있다. 많은 CSO 기업들이 시장 진입을 위해 치열하게 영업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유한양행의 경우 오리지널 의약품 선호 프리미엄으로 영업전을 맞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정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unghochoi559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