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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견, 목디스크는 병도 아닌 듯 쉽게 고치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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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견, 목디스크는 병도 아닌 듯 쉽게 고치던데…"

[정경대의 의학소설-생명의 열쇠(137)]

생명의 열쇠(137)


17. 누구를 명의라 하는가?


"오십견, 목디스크는 병도 아닌 듯 쉽게 고치던데…"


[글로벌이코노믹=정경대 한국의명학회장] 이지용이 주 교수가 들으란 듯이 일부러 소산을 칭찬했다.

“저도 그럴 생각입니다. 하도 완강해서 집사람이 생각다 못해 친구인 민 박사에게 시계 하나를 선물했습니다. 민 박사도 안 받겠다고 완강하게 거절했으나 집사람이 자기를 무시하느냐며 화를 내서 겨우 받은 모양입니다.”

“그 말 사실이야? 그럼 치료비 받은 거 맞지 뭐야! 괜히 안 받는 척한 거지.”

듣고 있던 주 교수가 이때를 놓칠 새라 즉시 비아냥거림으로 반박했다. 그런데 눈빛이 심상치가 않았다. 먹이를 노리는 살쾡이처럼 눈을 번뜩여서 무슨 일이라도 낼 것처럼 섬뜩한 느낌을 주었다. 온무영은 어이가 없어서 대꾸도 하지 않았다. 이지용도 마찬가지였다. 주 교수가 원칙주의자이기도 하지만 자만심도 너무 강하고 또 눈빛이 예사롭지가 않아서 대꾸해봤자 좋은 말이 되돌아올 리가 없을 테니 아예 입을 꾹 다물었다.

“아마 우리 집사람이 처음일 걸요. 집사람 치료하는 거 쭉 지켜보면서 간간이 다른 환자들을 치료해 주는 거 보았거든요. 역시 한 푼도 안 받았어요. 그런데 참 놀랍습디다. 오십견 같은 병은 단 몇 분 만에 완치하더군요. 그리고 더 놀라운 것은 그 왜 있지 않습니까? 통풍! 그런 병도 쉽게 완치를 시킵디다. 허리 무릎 목 디스크 뭐 이런 거는 병이라고 생각지도 않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저도 배워볼 생각을 했습니다.”

온무영은 주 교수가 들으라고 일부러 소산을 극찬했다. 주 교수 당신이라면 그런 병을 칼 안 대고 치료할 수 있겠어? 하고 속으로 비난의 의문을 던져서 표정이 좋을 리가 없었다. 말하는 품새도 비꼬임이 역력했다.

말과 표정에서 온무영의 속내를 모를 리가 없는 주 교수는 자존심을 심하게 상했는지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인사도 없이 쾅! 하고 문을 소리 나게 닫고 휭 하니 나가버렸다.

“허, 저 사람 성질하고는!”

이지용이 혀를 껄껄 찼다.

“저 선배, 왜 저러는지 모르겠습니다.”

의과대학시절에 천재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두뇌가 비상하고 명의 소리를 들을 정도로 수술을 잘 하는 주 교수의 편협한 사고방식이 안타까웠다.

“소위 말하는 천재들의 아집과 독선이랄까? 그렇게 이해하게.”

“우리의 의술만이 환자를 책임질 수 없는 거 아닙니까? 그렇다면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요? 개똥도 병을 치료할 수 있다면 약으로 써야 하고요. 그리고 수술만이 능사가 아니지 않습니까? 가능한 수술하지 않고 치료할 수 있다면 저는 누구에게나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네 말이 맞네. 나도 그런 생각을 많이 했네만 솔직히 다른 것을 배워서 적용한다는 게 말처럼 쉽지가 않더군. 닥터들의 눈치도 살피야 하고 그리고 자존심도 있고 아무튼 의사란 신분 때문에 다른 치료법을 못 받아들이는 아집을 버릴 줄 아는 용기가 필요하네. 자네는 능히 그럴 만하니 한 번 시도를 해보게.”

“네.”

온무영은 짧게 대답했다.

사실 그는 사람을 고칠 수 있는 의술이 있다면 천리만리라도 가서 배워야 한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아내를 치료한 소산을 보면서 마음뿐이던 생각을 행동에 옮길 결심을 굳혔다. 때에 따라서는 현재의 신분을 과감히 버릴 마음도 없지가 않았다.

그런데 생각이 운명을 바꾼다더니 온무영은 뜻밖의 사건을 보고 나서 회의감을 견디지 못해 병원을 떠나기로 결심하기에 이르렀다. 그것은 소산이 누군가로부터 의료법 위반으로 고소를 당한 사건을 목격하고 나서였다.

누군가가 소산이 비 의료인 신분으로 환자를 치료하고 거액의 진료비를 받아 챙겼다며 검찰에 진정서를 냈다는 말을 듣고 기가 막히다 못해 분노했다. 진정 내용도 직접 목격한 듯이 구체적이어서 누군가 작심하고 모함한 것이 분명해 더더구나 참을 수 없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경찰에서 진정인이 누군지 말해주지 않았다. 그러고 보면 누군가 모함을 작심하고 수사기관과 짜고 그랬을 가능성을 배재할 수 없었다.

/정경대 한국의명학회 회장(hs성북한의원 학술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