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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무거운 짐 내려놓고(358)]제21장, 아 하늘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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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무거운 짐 내려놓고(358)]제21장, 아 하늘이여!

그제야 생각에서 깨어난 그는 급히 대문 처마 밑으로 뛰어갔다. 주성수도 뒤따라와 금방 옷을 적신 빗물을 털어내고 얼른 휴대폰을 꺼내 아내한테 전화부터 걸었다.

“여보, 선생님 지금 막 도착하셨어요. 사모님은 아직 거기 계시죠?”

“아니에요. 지금 언니랑 거기 가려고 집을 막 나왔어요.”

“그럼 잠시만 거기서 기다려요. 내가 금방 갈게. 사모님을 차로 모시고 오게요.”
“그러면 되겠군! 그럼 나는 여기서 기다릴 테니 어서 데리고 오게.”

한성민은 별로 걱정하지 않았다. 주성수가 아내를 차에 태워오니 걱정할 필요가 없어서 그냥 대문 앞에 서서 아내를 기다기로 하였다.

주성수는 몇 차례 운전대를 급히 회전시켜 차머리를 둘렸다.

그리고 불과 10여m 쯤 되돌아가서 거의 90도 가까운 우측 골목으로 꺾어 들어갔다. 집은 골목 입구에서 좀 경사진 길을 20여m 쯤 올라가 사람의 발길이 뜸한 한적한 곳에 있었다.

그런데 주성수가 골목으로 들어서 집까지 반쯤 올라가고 있을 때였다.

우산을 쓴 한 건장한 사내가 급한 걸음으로 주성수의 차보다 빠르게 달려가며 누굴 향하는지 마구 손짓을 해댔다.

주성수는 무심코 그 사내를 서행으로 따라가다가 차창을 줄줄 흘러내리는 빗줄기를 급히 걷어내는 윈도브러시가 지나칠 때마다 얼핏얼핏 우산을 들고 나란히 선 최서영과 아내의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그녀들의 곁을 지나 쏜살같이 달려오는 검은 승용차도 발견했다.

그런데 그 승용차를 발견하고 불과 몇 초가 지났을 때였다.

뭐라 생각할 여유조차 없었다.

달려오던 검은 승용차가 멈추지 않고 정면으로 곧장 달려왔다.

그래 화급해서 반사적으로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그러나 순식간이었다.

정면으로 달려온 검은 승용차가 그대로 앞 범퍼를 들이박고는 급정거했다.

그와 동시에 양쪽 문이 한꺼번에 열리더니 두 명의 건장한 사내가 우산도 없이 뛰어내렸다. 그리고 뒤이어 좀 전에 차 앞을 달려가며 손짓하던 사내가 달려오더니 이제 막 정신을 차리고 차 문을 여는 주성수의 멱살을 다짜고짜 잡아챘다.

숨을 쉴 틈도 없는 날벼락이었다.

황망해서 힘 한 번 써보지 못한 채 맥없이 길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그리고 반항할 기회조차 없이 한 사내의 구둣발이 옆구리를 강타해 숨이 막혀 새우처럼 몸을 웅크려야 했다.

“이 새끼가 맞아. 죽여!”

주성수를 끌어내려 길바닥에 패대기친 사내가 소리쳤다.

그리고 구둣발을 들어 주성수의 허벅지를 내리찍었다. 그와 동시에 두 사내가 머리, 배, 다리 할 것 없이 마치 죽은 시신을 짓뭉개듯 무자비하게 짓밟아댔다.

주성수는 비명조차 내지를 수 없는 폭탄처럼 쏟아지는 발길질이었다.

“이 새끼 차에 태워! 다리 하나 잘라버리게.”

한 사내가 명령했다. 그러자 두 사내가 재빨리 주성수를 일으켜 세웠다.

“악! 성수 씨!”

그때 주성수는 저만치서 들려오는 비명소리를 어렴풋이 들었다.

혼비백산한 선희의 목소리였다.

그리고 뒤이어 성수 씨! 하고 외치는 한선희의 목소리도 들렸다.

[정경대 한국의명학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