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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여범 에세이] 겁나게 보고 잡다. 친구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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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여범 에세이] 겁나게 보고 잡다. 친구들아

[글로벌이코노믹 기획]-시골학교, 최고의 아이들(18)]
우리 학교에는 유명한(?) 닉네임 3인방이 있다. 웃음대장 김영주, 피부미인 박수아, 착한심성 심한샘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 3인방이 오늘도 3학년 교실을 한바탕 웃음바다로 만든다. 웃음바다의 중심은 단연 영주다, 군산에서 유학 온 영주는 웃음에 이유가 없다. 학교생활 그 자체가 웃음이다.

“영주요, 영주만 보면 그냥 웃음이 나서 미치겠어요. 기냥, 웃음이 나요. 그건 하나님이 영주에게 주신 달란트가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근디, 넘 좋아요. 이런 친구가 옆에 있다는 것이 저에게는 행운이지요. 그래서 감사하며 학교생활을 하고 있지요?”
피부미인 수아의 말이다. 평상시 말이 없기로 유명한 수아의 입에서 영주를 칭찬하는 말을 듣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착한심성’ 한샘이도 영주 칭찬에 입이 마르지 않는다.

“그럼요, 영주만 보면 웃음이 나는 것만 아니라, 학교생활이 재미있어져요. 아마도 3학년들은 전부 영주를 좋아할 거예요. 아니 전교생이 다 좋아하는 것 같아요. 울 학교의 ‘웃음대장’, ‘미소천사’가 바로 김영주다.

이런 칭찬에 영주는 수아와 한샘이를 칭찬하기에 아이들은 부산하다. 아이들의 반응을 보면, 가식적이라는 말은 저만치 있다. 서로를 아끼고 보듬어주고 싶은 마음이 얼굴과 따뜻한 언어에서 함께 할 수 있다.

“울, 수아요, 피부미인이요. 정말 피부가 하얗고, 뽀얗고 이쁘거든요. 정말 타고난 피부미인이에요. 정말 부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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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이 점에는 동의한다. 그래서 졸리는 오후 수업 중 아이들의 졸음을 멀리 물리치기 위해 피부미인 수아를 칭찬하곤 했다. 나의 이러한 ‘질투놀이’에 아이들은 아주 조금 반응을 보이다가 다시금 수아의 피부미인을 인정해 버리곤 한다.

“한샘이요. 마음이 정말 비단결 같아요. 각 박한 이 시대에 한샘이 같이 착한 학생이 없을 겁니다. 정말 대화를 하면 마음이 편해지거든요.”

그렇다. 비단결 같이 착한 한샘이다. 늘 영주 못지않은 웃음으로 학급은 물론 학교 자체가 흥이 나게 만드는 친구다.

돌아다보면, 나의 학창시절은 어떠했는가? 솔직하게 말하면, 중학교 시절의 추억은 그다지 많지 않다. 힘들었단 고교시절이 학창시절의 대다수를 차지한다.

그래서 중학교 시절이 더 그리워진다. 나의 다정한 친구들도 지금 어디에선가 즐겁고 재미있게 살며, 아름답게 늙어가고 있겠지?

우리학교 웃음대장, 피부미인, 착한심성 3인방을 통해 기억의 언저리에 있는 아득한 중학교 까까머리 시절로 돌아가 그리운 친구들과 만나고 싶은 시간이다.

친구들아 보고 잡다. 겁나게 말여.

▲박여범용북중학교교사(문학박사·문학평론가)이미지 확대보기
▲박여범용북중학교교사(문학박사·문학평론가)
/글로벌이코노믹 박여범 용북중학교 교사(문학박사‧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