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PB vs 식품업체 NB, 몸집 키우기 '전쟁'

[글로벌이코노믹 천진영 기자] 품질 좋고 가격도 저렴한 대형할인마트의 PB(Private Brand)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식품제조업체들도 제조사 브랜드(National Brand 이하 NB) 키우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PB와 NB의 경쟁은 1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시작됐다. 1인 가구 시장은 지난해 2조3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돈이 되니까 돈 냄새를 맡은 유통업체와 식품업체가 벌때처럼 몰려 드는 것이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CJ제일제당, 동원그룹, 대상 청정원, 오뚜기, 롯데푸드 등이 NB제품을 출시하며 유통업체 PB상품을 추격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제조사별 R&D 기술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상품을 선보이면서 제품 라인업에도 주력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대표 상품인 ‘햇반’에 이어 각종 국과 소스를 추가해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햇반 컵반’을 출시했다. 덮밥, 비빕밥류 제품은 본연의 소스와 양념 맛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9개월간 보관이 가능하도록 차별화된 기술력을 적용했다. 독보적인 경쟁력을 토대로 한식 기반의 간편식에 더욱 주력한다.

동원그룹은 자체 온라인몰 ‘차림’을 오픈했는데 강남세브란스병원과 공동 개발한 건강식 메뉴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100종 이상 메뉴를 선보이며 저염식과 보양식 등 새로운 메뉴들을 지속 선보이고 있다. 특히 ‘더반찬’을 인수하면서 온라인 유통부분에서 앞서 나가고 있으며 그룹 자체의 자금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서비스의 질을 끌어올린다는 포부다. 동원산업이 세계 최대 원양어업 회사 중 하나인 만큼 부산 수산물 가공공장을 통해 다양한 수산물 완제품으로 차별화에 나섰다.
대상 청정원 ‘휘슬링쿡’은 소리로 요리하는 세계가정식이라는 콘셉트로 ‘닭고기 크림스튜’, ‘육즙가득 난자완스’부터 안주로도 즐기기 좋은 ‘마늘데리야끼 닭볶음’, ‘사천식 고추잡채’까지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CV(Cooking Valve)시스템으로 가장 맛있는 상태로 조리가 완료되면 제품에서 휘슬 소리가 나는 것이 특징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간편식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면서 “외식 인기 메뉴나 세계 가정식 등 차별화된 간편식을 지속 선보이며 시장 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유통업계는 식품제조업체들의 추격에 바짝 긴장한 가운데 제조사에서 개발할 수 없는 상품까지 고루 갖추며 저변확대에 나서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신제품 출시 때마다 맛을 보고 직접 챙기는 브랜드로 유명한 ‘피코크’는 성수동 이마트 본점에 ‘비밀연구소’라는 식품연구소 출범을 통해 자체 개발도 진행 중이다. 이마트 ‘피코크’는 지난해 전년대비 30.6% 성장한 1750억원 매출액을 기록한 효자 브랜드이기도 하다. 이 외에도 조선호텔, 신세계 푸드 등 여러 관계사, 중소기업과 협업해 순희네 빈대떡, 남원 추어탕, 홍대 초마짬뽕, 조선호텔김치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롯데마트도 롯데푸드, 롯데중앙연구소와 공동 연구한 ‘요리하다’ 브랜드를 통해 간편식 시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병우 롯데호텔 총주방장과 김치명인 1호 김순자 명장이 함께 만든 ‘요리하다 롯데호텔 김치’를 출시했다. 향후 롯데호텔과의 협업을 진행하며 각종 간편식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천진영 기자 cj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