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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기대 반, 걱정 반”… 무인편의점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이용해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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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기대 반, 걱정 반”… 무인편의점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이용해 보니

세븐일레븐, 25평 규모 무인 스마트 편의점 오픈
‘핸드페이’ 기술, 손 하나로 입장부터 결제까지 스마트 쇼핑 가능
“고급 일자리 창출이 목표” vs “일자리 축소 우려” 상반된 시선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16일 잠실 롯데월드타워 31층에 최첨단 스마트 편의점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를 오픈했다고 밝혔다. 스마트 편의점은 세븐일레븐이 롯데카드, 롯데정보통신 등 그룹 계열사와 핵심 역량을 합쳐 첨단 기술과 인프라가 집약된 점이 특징이다. 사진=한지명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16일 잠실 롯데월드타워 31층에 최첨단 스마트 편의점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를 오픈했다고 밝혔다. 스마트 편의점은 세븐일레븐이 롯데카드, 롯데정보통신 등 그룹 계열사와 핵심 역량을 합쳐 첨단 기술과 인프라가 집약된 점이 특징이다. 사진=한지명 기자
[글로벌이코노믹 한지명 기자] #1. “무인 편의점 도입이요? 인사 문제가 사라지겠죠. 인력 관리가 가장 어렵거든요. 스태프가 갑자기 출근하지 않거나, 인수인계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그만두는 경우가 많아요. 점포 관리만 하면 된다고 하니 편리할 것 같네요.” 서울 잠실6동 A편의점 점주 김모씨

#2. “편의점에서 근무하며 가장 힘든 점은 물건을 정리와 손님 응대를 같이 해야 한다는 거예요. 무인 시스템으로 일손이 줄어들면 아르바이트생들도 편할 것 같아요. 밤에 혼자 근무할 때 무서울 일도 없고요. 다만 이로 인해 일자리가 줄어들까 봐 걱정입니다.” 서울 잠실6동 B편의점 아르바이트생 이모씨

‘무인 편의점’을 바라보는 편의점 점주와 아르바이트생의 의견은 제각각이었다. 일손이 줄어드는 점에 대해서는 입을 모아 찬성했지만, 일자리 감소와 같은 문제점도 제기됐다. 기대와 우려의 시선 속에서 ‘무인 편의점’이 국내 최초로 첫선을 보였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16일 잠실 롯데월드타워 31층에 최첨단 스마트 편의점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를 오픈했다.

세븐일레븐은 롯데카드, 롯데정보통신 등 그룹 계열사와 핵심 역량을 합쳐 첨단 기술과 인프라를 집약시켰다. 이는 지난해 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그룹 미래 핵심 전략으로 4차 산업혁명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에 대한 롯데의 첫 성과물이다.
세븐일레븐 시그니처의 핵심 기술은 핸드페이(HandPay) 시스템이다. 핸드페이는 롯데카드의 정맥인증 결제 서비스로 사람마다 다른 정맥의 혈관 굵기나 선명도, 모양 등의 패턴을 이용해 사람을 판별한다. 사진=한지명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세븐일레븐 시그니처의 핵심 기술은 핸드페이(HandPay) 시스템이다. 핸드페이는 롯데카드의 정맥인증 결제 서비스로 사람마다 다른 정맥의 혈관 굵기나 선명도, 모양 등의 패턴을 이용해 사람을 판별한다. 사진=한지명 기자

무인 편의점을 이용하려면 필수적으로 ‘핸드페이’ 시스템을 등록해야 했다. 롯데카드의 정맥인증 결제 서비스 핸드페이를 이용하면, 바이오 인증 게이트를 통과해 물건 결제까지 손바닥 터치 하나면 ‘원터치’로 가능할 수 있다. 핸드폰이나 신용카드 없이도 물건을 살 수 있다.

이용절차는 간단했다. 편의점 앞 핸드페이 등록 데스크에서 카드와 신체 정보를 입력하기까지 1분 30초 정도가 소요됐다. 데스크는 향후 1~2개월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롯데카드 소지자에 한해 정맥 인증 및 점포 이용이 가능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롯데 측은 타사카드와 교통카드도 핸드페이 결제가 가능하도록 빠르면 8월 내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매장은 24.8평 규모다. 창고 넓이(2.8평)를 더하면 약 25평이다. 매장 곳곳은 최첨단 시스템으로 구현됐다. 제품마다 전자가격표시기(Electronic Shelf Label: ESL)가 도입됐다. 상품 가격이 바뀔 때 마다 가격표를 일일이 바꾸지 않고 온라인에서 변경한 가격과 정보가 적용된다. 자동 개폐 쇼케이스도 설치됐다.

먼저 디지털 담배 자판기를 살펴보니 가로 6개, 세로 8개 총 48개의 담배값이 화면에 비쳤다. 담배를 선택하고 핸드폰 번호와 ‘핸드페이’를 인증하니 자판기 하단으로 제품이 나왔다.

주류는 현행법상 결제 시 성인 인증이 추가로 필요했다. 포스에 주류 제품이 감지되면, 상주 직원이 나와 성인 인증 뒤 직원용 바코드를 추가로 찍어야 술을 살 수 있었다.

‘스마트 안심 담배 자판기’의 모습. 국내 최초 정맥 방식 성인 인증 담배 자판기로써 46인치 대화면을 통해 상품을 고르고 손 하나로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다. 정맥 인식을 통해 성인 인증을 하기 때문에 청소년의 구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사진=한지명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스마트 안심 담배 자판기’의 모습. 국내 최초 정맥 방식 성인 인증 담배 자판기로써 46인치 대화면을 통해 상품을 고르고 손 하나로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다. 정맥 인식을 통해 성인 인증을 하기 때문에 청소년의 구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사진=한지명 기자

무인 포스(POS, 계산기)도 큰 관심을 받았다. 상품을 컨베이어 벨트에 넣으면 360도 스캔을 통해 자동으로 상품이 포스 시스템에 등록됐다. 화면에는 ‘상품이 정상 등록되었습니다’는 문구와 함께 상품명, 수량, 금액, 할인 금액 등이 표시됐다.

직원 호출 버튼을 누르면, 상주 직원이 나와 결제를 도왔다. 혹 포개진 상품의 스캔이 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할 시 포스가 오류를 자동으로 인지하기도 했다. 다시 한 번 핸드페이 시스템을 통해 손바닥을 터치하자 결제가 완료됐다.

‘세븐일레븐 시그니처’의 점원은 네 명이다. 상품의 진열과 재고 관리 등을 맡는다. 점원 문다영 씨는 “편의점 메이트(직원)으로 일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고객 상대다. 진상 손님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가 많다. 무인 편의점의 등장으로 이러한 손님을 직접적으로 응대하지 않고, 일손이 줄어들어 업무시간을 활용하게 된 점이 큰 장점이라 생각 한다”고 설명했다.

롯데는 2달간 시그니처 편의점을 테스트베드로서 시험해보고 향후 로드샵으로 넓혀갈지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다.

롯데정보통신이 개발한 세븐일레븐의 ‘무인 계산대’. 360도 자동스캔 기능이 가장 큰 특징이다. 사진=한지명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롯데정보통신이 개발한 세븐일레븐의 ‘무인 계산대’. 360도 자동스캔 기능이 가장 큰 특징이다. 사진=한지명 기자

김영혁 세븐일레븐 상무는 “고급 일자리 창출이 목표”라며 “포스 매대에 직원이 없어도 되기 때문에 인력들을 재고 관리, 청결관리, 발주 및 상품관리에 투입해 노동의 질을 높이고 행복한 일자리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세븐일레븐이 직원(메이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 65.7%가 포스 업무(단순계산)를 주된 업무로 하고 있었다. 그 외에 재고관리가 9.7%, 청결 관리가 7.7%, 발주 및 상품관리 7.3%, 현금관리 5.2%를 꼽았다.

대신 스마트 점포가 도입될 시 POS 업무에 해당하는 비율이 0%가 된다. 대신 발주 및 상품관리가 30.0%, 청결관리가 20.0%, 진열이 15.0% 등을 차지한다. 롯데 측은 향후 스마트 점포로 근로자의 근무 만족도 향상과 점포 업무 효율 향상 등을 기대했다.

하지만 무인화가 노동자를 위한 실질적인 업무 개선으로 이어지는지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알바노조 천원기 대변인은 “포스 업무가 줄어들어 다른 일의 강도가 낮아지는 게 아닌, 기존 업무가 다른 업무 강도로 대체된다면 노동자의 복지가 월등히 나아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무인화로 인해 추가 업무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기업들이 최저시급을 인상하는 대신 무인화 선택을 대신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한지명 기자 yol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