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쫄깃한 면발과 감칠맛 나는 육수 혹은 매콤한 양념장을 얹은 냉면은 여름철 별미로 통한다. 무더운 여름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즐겨먹는 음식이기도 하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천진영 기자] 냉면의 계절이 성큼 다가왔다. 쫄깃한 면발과 감칠맛 나는 육수나 매콤한 양념장을 얹은 냉면은 여름철 별미로 통한다. 무더운 여름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즐겨먹는 음식이기도 하다. 본격적인 성수기를 맞아 식품업계는 냉면 신제품을 연이어 출시하고 있다. 물냉(물냉면) 혹은 비냉(비빔냉면) 같은 이원화 체제에서 지역 특색을 그대로 살린 제품으로 세분화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계절 특수를 누리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하지만 유독 여름을 겨냥해 선보이는 냉면은 과거 겨울철 즐겨먹은 음식으로 전해진다. 냉면의 주재료는 메밀이다. 메밀의 차가운 성질이 겨울에 뜨거워진 속을 식히는 데 적절하기 때문이다. 어느 계절이든 열(熱)을 다스리는 데 냉면이 제격인 이유다. 글로벌이코노믹은 한식에 얽힌 냉면 이야기와 더위로 잃은 소비자들의 입맛 찾기에 나선 식품업계의 노력까지 3회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주
[냉면의 계절①] 여름 별미, 한식 속 냉면 이야기
[냉면의 계절②] 뜨거워진 ‘여름면’ 전쟁… 신제품 출시 봇물
[냉면의 계절③] 시대를 앞서간 냉면, 1인분 소포장의 비밀
◇냉면은 원래 겨울 음식?
여름철 별미로 자리 잡은 냉면은 옛날 추운 겨울날에 온돌방에서 덜덜 떨면서 먹던 음식이었다. 한겨울 땅 속에 묻어둔 독에서 살얼음을 깨가며 동치미를 떠와 뜨끈한 아랫목에서 말아 먹었다.
한식재단에 따르면 냉면의 주원료인 메밀은 고려시대(918~1392) 몽골로부터 들여왔다. 북쪽 산간지대에서 국수 형태로 만들어 먹은 것을 냉면의 시초로 해석하고 있다.
세시풍속지인 ‘동국세시기’는 냉면을 음력 11월의 음식으로 소개하며, 메밀국수를 무김치와 배추김치에 말고 돼지고기를 얹은 것으로 기록했다. 고서 ‘의림찬요’는 봄이 지난 후 메밀이 든 음식을 먹으면 냉기가 동한다고 경고한다. 그래서 냉면은 세 번 떨면서 먹는다는 이야기가 생겨났다. “먹으러 가면서 떨고, 먹으면서 떨고, 돌아가면서 떤다”고.
◇깔끔한 평양냉면 vs 화끈한 함흥냉면
냉면은 크게 평양식과 함흥식으로 나뉜다.
평양식 냉면은 메밀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면에 힘이 없고 툭툭 끊어진다. 국물은 맑고 담백한 것이 특징이다.
평양식은 쇠고기나 꿩, 닭고기를 고아 만든 육수에 시원하게 익은 배추김치 국물이나 동치미 국물을 섞어 만든다. 편육, 오이채, 배채, 삶은 달걀 등의 고명을 얹는데 식초나 겨자를 많이 넣지 않아야 담백한 국물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반면 함흥식 냉면은 오독오독 씹는 재미가 있다. 감자 전분이나 고구마 전분의 함량이 높아 면이 질기기 때문이다.
함흥식 냉면은 질긴 면발에 어울리는 매콤한 양념장을 넣는다. 식초나 겨자를 넉넉하게 넣어 자극적인 맛을 즐기기도 한다.
[냉면의 계절①] 여름 별미, 한식 속 냉면 이야기
이미지 확대보기맵고 칼칼한 양념장을 넣어 비비는 비빔냉면은 회를 듬뿍 얹어 먹는 함흥냉면이 유명하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비빔냉면, 울어가며 먹어야 제격?
맵고 칼칼한 양념장을 넣어 비비는 비빔냉면은 회를 듬뿍 얹어 먹는 함흥냉면이 유명하다.
함흥 지방의 바닷가에서는 예전부터 가자미가 많이 잡혔다. 신선한 가자미로 회를 떠서 맵게 양념해 먹곤 했는데 이 회무침을 냉면에 얹은 것이 바로 회냉면이다. 감자녹말로 만들어 질기고 오돌오돌한 면과 칼칼한 양념 회가 어우러진 별미다.
함흥냉면은 한국전쟁 이후 실향민들을 통해 널리 알려졌다. 함경도 지방과 풍토가 다른 남한에서는 감자녹말 대신 제주도의 고구마녹말로 면을 뽑았다. 또한 가자미 대신 홍어나 가오리회를 올려 먹었다.
◇면수와 육수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의 중요한 차이 중 하나가 면수와 육수다.
전통 방식의 평양냉면을 고집하는 곳은 주문하자마자 면을 삶을 때 나온 면수를 엽차 잔에 담아 내온다. 면수는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메밀 향이 풍부하다.
함흥냉면 전문점은 면수 대신 따듯한 육수를 내온다. 수육에 소주 한 잔을 곁들이는 노인들은 따끈한 냉면 육수를 안주 삼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