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의 중국내 상황을 두고 이런 말이 나온다.
사드 부지를 제공했다는 명분으로 롯데가 중국 내에서 강력한 보복을 받고 있다. 벌써 5개월째 강행군이다. 시간을 끌면 끌수록 롯데는 불리해진다. 버텨낼 재간이 없다. 아무리 용을 써도 힘겹다. 사업을 지속할 만한 자금도 점점 고갈되고 있다. 사드 보복으로 롯데는 1조원가량의 적자를 예상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공산당 19차 전국대표대회(19차 당 대회)를 앞두고 자신의 힘을 더욱 견고히 하고 결속을 다지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겉으로는 사드를 명분으로 롯데마트를 압박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유는 다른 데 있다. 바로 시진핑이 전국대회를 앞두고 체제 결속을 다지기 위한 일종의 결속 수단이다.
사면초가에 빠진 롯데마트는 당분간 어쩌면 계속 나무에 꽁꽁 몸이 묶인 채 온몸에 시퍼런 멍이 들 정도로 채찍을 맞을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뙤약볕 속에 등껍질이 벗겨지는 피범벅에도 외마디 비명 한번 지를 수 없다. 투자해 놓은 돈이 아깝고, 또 앞으로 중국 내에서 사업을 계속 유지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신세계 이마트처럼 철수하면 되지 않느냐는 말도 돌았다. 그런데 신세계 이마트의 경우 중국 내 입점한 이마트가 모두 자체 직영이었다. 또 언제든지 중국에서 철수할 수 있다는 독소조항까지 계약서에 넣어둔 터라 사드 보복에서 더 자유로울 수 있었다. 시쳇말로 "싫으면 말아라" 배짱을 부릴 수 있었다.
롯데마트는 신세계와는 정반대다. 직접 운영이 아닌 임차점이 90% 남짓 됐다. 사업 도중 철수를 하면 최고 10배 가까운 위자료를 물도록 롯데마트에 불리한 독소조항도 함께 했다. 그것도 30년동안 이 계약이 유지돼야 한다는 조건도 붙었다. 롯데마트 입장에서야 어차피 중국에서 사업을 안할 것도 아닌데, 독소조항이 당시에는 오히려 좋은 측면이 있었다. 그만큼 중국에서 한국 롯데마트를 절실하게 원하는 것 아니냐 하는 것처럼 비쳐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조규봉 기자 ckb@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