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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대규모 투자처로 청주 택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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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대규모 투자처로 청주 택한 까닭은

당초 계획됐던 용인클러스터 양산 시기와 청주 양산 시기 겹쳐…청주가 용인 D램 생산량 대체

SK하이닉스가 지난 24일 청주시에 건설할 신규 팹(Fab) M15X를 D램 생산기지로 결정한 이유는 용인클러스터의 건설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은 SK하이닉스 신규 팹(Fab) M15X 건설 조감도. 사진=SK하이닉스이미지 확대보기
SK하이닉스가 지난 24일 청주시에 건설할 신규 팹(Fab) M15X를 D램 생산기지로 결정한 이유는 용인클러스터의 건설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은 SK하이닉스 신규 팹(Fab) M15X 건설 조감도.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20조원을 투자해 새롭게 건설할 청주 M15X 공장의 주력 생산제품은 고대역폭메모리(HBM)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SK하이닉스는 용인 클러스터에서 내년부터 D램 양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이었지만 건설이 지연되면서 이를 M15X로 대체하게 됐다. M15X를 빠르게 완공해 늘어나고 있는 HBM 수요를 생산량 확대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결국 M15X는 용인클러스터 완공전까지 생산량을 책임지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AI) 붐으로 D램 메모리 반도체인 HBM이 날개돋힌 듯이 팔리고 있다. 1분기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2조8860억원으로 역대 1분기 중 두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높은 영업익의 비결은 역시 HBM이다. 그야말로 만드는 대로 팔려나가면서 SK하이닉스는 “올해 생산될 HBM메모리가 이미 다 팔렸다”고 밝혔을 정도다.

수요가 생산량을 능가하면서 SK하이닉스로써는 생산량 확대가 다급한 상황이다. 하지만 상황과 달리 생산량을 빠르게 늘릴 수 있는 별다른 대안이 없다. 당초 SK하이닉스는 120조원을 투자해 용인시 처인구 일대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건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클러스터에서 생산되는 HBM제품을 통해 시장 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었지만 건설은 아직 착공도 못한 상태다.

이를 대체할 카드로 꺼내든 것이 바로 청주공장이다. SK하이닉스가 밝힌 계획에 따르면 M15X의 제품 양산화 시점은 내년 말로 당초 계획대로 였다면 용인 클러스터의 양산화 시점인 내년과 시기가 겹치고 있다.

M15X가 실리콘관통전극(TSV) 생산량 확장중인 M15와 인접해있다는 점도 결정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두 공장이 인접해 있을 경우 SK하이닉스는 HBM 생산을 최적화 할 수 있다. 결국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생산량 확장 대신 당장 급한 HBM 생산량 확대를 선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낸드플래시용 공장을 D램 생산공장으로 전환하면서 당초 예상됐던 낸드플래시 생산량 확장 계획은 지연이 불가피해 보이지만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낸드시장은 D램 시장과 달리 서서히 업황이 회복되고 있는 단계로 평균판매단가(ASP)가 상승하고 있지만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빠르게 늘고 있지는 않다. SK하이닉스도 올해 1분기 가까스로 낸드부문 흑자전환에 성공한 상태다.

결국 SK하이닉스의 궁극적인 생산량 확대는 용인 클러스터의 완공과 함께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완공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발전소 건설을 산업통상자원부가 ‘탄소중립’을 이유로 제동을 건 상태다.
업계관계자는 “청주공장이 완공되면 SK하이닉스는 D램 생산량 늘어날 것”이라면서 “용인 클러스터 건설을 서둘러야 하지만 완공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